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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6화

멈칫하던 강민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신미정을 불렀다.

“엄마...”

신미정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민서야, 엄마가 오늘 일부러 너한테 그렇게 못되게 대한 거 아니야. 네가 한현진을 도와 날 속인 게 정말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 그래서 그런 거야. 너 어렸을 때 엄마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뭐든 좋은 건 전부 너에게 줬어. 네가 경찰서에 들어갔을 때도 내가 여기저기 부탁해서 겨우 꺼내줬는데, 네가 엄마를 나 몰라라 하면 안 되지.”

강민서가 시선을 내리고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엄마, 전 못 도와드려요. 오빠가 허락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넌 그렇게 두 눈 멀쩡히 뜨고 엄마가 들어가는 걸 보고 있을 거야? 넌 이 안에 어떤 상황인지 알기는 해? 7, 8명이 한방을 쓰고 있어. 침대도 없고 악취도 심하다고. 보일러도 없어서 추위에 덜덜 떨고 있어. 민서야, 엄마 몸이 안 좋아서 정말 못 견디겠어. 엄마 좀 도와줘.”

강민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저도 어떤 곳인지 알아요. 거기선 엄마 성질 좀 죽여요. 안에 있는 사람들, 전부 범죄의 벼랑 끝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최대한 건드리지 마셔야 조금이라도 편하게 지낼 수 있어요.”

강민서의 말에 신미정은 울던 것도 멈추고 그만 멍해졌다. 살려달라고 전화한 것이지 설교나 들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불쌍한 척해도 통하지 않자 연기는 아예 집어치운 신미정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강민서! 이 배은망덕한 것. 내가 널 괜히 예뻐했어. 사인하고 돈 좀 내면 되는 건데, 그것도 못 해줘? 내가 이 나이에 여기서 이러고 있으라니, 네가 사람이니? 네가 이런 애인 줄 진작 알았다면 애초부터 태어나자마자 널 목 졸라 죽여야 했어.”

“내가 여기 있으면 너에겐 뭐 좋은 일이라고! 나에게 이런 오점이 생기는 한, 다른 사람이 넌 안 헐뜯을 것 같아? 고고한 재벌집 자제들이 너와 계속 친구 해줄 것 같냐고. 네가 그동안 한 짓들 때문에 넌 제대로 된 집안과는 결혼도 할 수 없을 거야. 너—”

강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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