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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9화

모든 탑 아이돌이 영원히 젊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젊은 탑 아이돌은 언제든 있었다.

인기 아이돌에게 한열 지금의 나이는 마침 돈을 최대한 끌어모을 수 있는 골든 타임이었다.

대충 춤이나 추고 노래를 불러도 팬들은 그들을 위해 통이 크게 지갑을 열었다. 형편없는 발연기로 드라마에 출연해도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시청률을 높여줬다.

연기력이 좋든 아니든, 돈만 벌어주면 그만이었다.

전대호나 안 이사는 말로는 배우로의 전향을 기획하고 있다고는 그들 중 그 누구도 하지만 손에 넣은 돈 벌 기회를 놓치려 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고, 외모가 더는 레전드급이 아니게 될 때면 또 다른 인기 아이돌이 나타나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전 세대의 인기 아이돌은 이미 한 평생은 먹고살고도 남을 재부를 축적했을 테지.

연예계에 발을 들이며 아무리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해도 자본 앞에 결국은 조금씩 자기를 잃어가며 서서히 자본주의의 도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전대호가 내뱉은 말들은 전부 상당히 귀에 거슬리는 얘기들이었지만 맞는 말도 있었다. 한열이 사라져도 그를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가 연예계에서 제일 특별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한열은 비로소 팬들이 만들어준 환상 속에서 완전히 깨어났다.

한열이 원한 것은 결코 한 순간 반짝이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그린 것은 신하리처럼 영화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윤명훈은 여전히 한열을 설득했다.

“열아, 넌 아직 젊어. 천천히,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해. 아이돌이 배우로 전향하는 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

한열이 윤명훈의 말을 잘랐다.

“형, 저한테 여기가 네가 찍을 정상은 아니라고 했던 거 거짓말이었어요?”

“당연히 아니지.”

윤명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나 이래 봬도 이 바닥에선 프로야. 얼마나 많은 연예인을 키웠는데. 내 안목이 틀렸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

그 말에 한열이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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