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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2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어이없어, 정말.’

차미주와 한현진은 겨우 시간을 맞춰 “살의” 제작발표회 현장에 도착했다.

그들은 영화관의 구석에 앉아 MC가 배우와 제작진을 한 명씩 무대 위로 모시는 것을 보고 있었다.

신하리를 비롯한 주연 배우와 감독이 먼저 무대에 오르고 MC와 한참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서야 한열이 도착했다.

한열은 아마 스케줄 때문에 이제야 현장에 도착한 것 같았다. 허둥지둥 무대 상영관으로 들어온 그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인기가 많은 그가 무대 위에 오르자 현장은 바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상영관의 절반 이상이 한열의 팬이었다.

그의 팬들 사이에 앉은 한현진과 차미주는 하마터면 팬들의 함성 때문에 고막이 터질 뻔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한열은 블랙 수트에 얇은 흰색 티를 입고 있었다. 넓은 어깨와 긴 다리 덕분에 서 있기만 해도 만화의 캐릭터가 튀어나온 것 같았다. 정말이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외모였다.

영화 개봉을 홍보하기 위한 제작발표회였기에 인터뷰는 주로 영화 관련된 주제로 진행되었다. 인터뷰가 끝난 후엔 잠깐의 팬서비스 시간이 주어졌다.

한열이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팬을 대하는 그의 태도 때문이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팬서비스 시간엔 비록 사전 상의 없이 팬이 한열에게 달려들어 안겨도 그는 절대 얼굴을 찌푸리는 일이 없었다.

한현진은 전에 한열과 대사를 맞추며 나눴던 대화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저 저 한 번 보겠다고 먼 곳도 마다하고 왔을 텐데, 제가 얼굴을 붉히면 그건 인간도 아닌 거죠. 제가 그렇게 좋은 사람도 아닌데 절 위해서 여기까지 와주셨잖아요. 그러니까 전 얼마든지 웃어줄 수 있어요.”

팬을 대하는 태도로만 보면 한열은 흠잡을 데 없는 아이돌 그 자체였다. 그러니 그의 팬들이 한열이라면 껌뻑 죽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한현진이 사색에 잠겼을 때, 마침 한열이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한현진은 얼른 손에 들린 슬로건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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