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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4화

“소란은 밖에서 나가서 피우시죠. 길 막지 마시고.”

한열이 말하며 손을 놓자 주연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주연이 고개를 들자 큰 키에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한열을 볼 수 있었다. 강렬한 그의 카리스마에 주연은 순간 겁에 질렸다. 하지만 그녀의 입은 더 거칠어졌다.

“그쪽도 이 X 치마폭에 놀아난 남자인가 보죠?”

말하며 귀에 거슬리는 웃음소리를 냈다.

“왜요, 그쪽이랑 좀 자주니까 정말 이 X한테 당신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요? 내 말 잘 들어요. 얘 더러운 마음은 전부 자기 오빠한테 쏠려 있어요. 얜 남자랑 키스도 안 하고 남자의 스킨쉽도 역겨워한다고요. 그냥 그쪽이 생긴 건 멀끔해서 놀아주고 있는 것뿐이에요. 놀다 질리면 그쪽도 그저 다른 남자들 꼴이 되—”

“내 남자친구야.”

신하리가 차가운 말투로 툭 말을 내뱉었다.

그 말에 현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주연은 멈칫하더니 곧 입꼬리를 씩 올리며 기이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말이 없던 신하리를 갑자기 한열의 목을 끌어안더니 그의 입에 입 맞추었다.

한열의 몸이 뻣뻣하게 굳어갔다. 그가 손을 뻗어 신하리를 밀어내려고 하자 그녀가 눈시울을 붉힌 채 쉰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

“도와줘. 부탁이야.”

한열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는 온몸이 경직된 채 자기 입술을 훔친 여자를 밀어내지 않고 있었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주연은 그 모습에 당황하고 말았다.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만약 네가 계속 그 사람을 유혹하면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그 사람 마음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주연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한열과 신하리에게 가 있었다.

‘차도남 한열과 바람둥이 신하리가 연애한다고?’

‘세상에.’

‘뭐야, 뭐야. 이게 뭐냐고.’

‘이게 무슨 조합이야?’

한열 매니저의 표정은 이미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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