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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끝내 말을 더하지 않았다.

‘그래, 내가 낸 아이디어니까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인정해야지.’

이때 유현진이 돌아왔다.

한성우는 워낙 눈치가 빨랐기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현진 씨, 저는 회사에 일이 생겨 가봐야 할 것 같네요. 한서 잘 챙겨주세요, 무슨 일 있으면 저한테 연락하시고요.”

강한서가 그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빈손으로 가면 어떻게 해? 과일 바구니 들고 가.”

“내가 혼자도 아닌데 과일 바구니는 무슨...”

한성우는 갑자기 강한서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한성우가 병문안을 빈손으로 왔다며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과일 바구니는 여기 둘게요. 현진 씨, 이 카드 받으세요. 안에 1억 정도 있을 거예요. 전에 약속했던 사례금이에요. 한서가 다쳐서 일 못 한 거랑 형수님이 받으신 정신상의 고통까지 고려해 두둑이 넣었어요. 저 때문에 두 사람 이런 일을 당한 거잖아요.”

유현진은 끝내 그 카드를 받지 않았다.

“남편이 얼마나 돈을 잘 버는데요. 팔을 다쳐 한 주일은 쉬어야 할 텐데 말이에요. 맞지, 여보?”

그 말인즉 돈이 부족하다는 뜻이었다.

여보라는 소리에 강한서는 기분이 좋았다.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상처가 회복되는 거 봐야지. 회복하는 데에 적어도 일주일은 걸릴 테고 심각하면 보름 걸릴 수도 있어.”

유현진은 어깨를 으쓱했는데, 마치 ‘나 거짓말한 거 아니야’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듯했다.

한성우는 입술을 씰룩거렸다.

‘누가 두 사람 부부 아니랄까 봐? 내 돈 떼먹을 때는 저렇게 마음이 잘 맞아. 괜히 한서를 도우려고 나섰네. 전혀 내가 도울 필요도 없는데 말이야. 둘이 화해하고 나부터 저격하는 것 좀 봐.’

유현진은 일부러 한성우를 난처하게 만들려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한성우가 원망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어젯밤 강한서가 칼을 맞은 걸 눈 뜨고 보고만 있었으니.

오늘 돈이라도 받아내지 못하면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강한서도 오늘 돈을 받아내지 못하면 나중에라도 배로 더 받아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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