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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시연은 치료에만 집중하고 유건을 전혀 보지 않았다.

유건이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나한테 화났어?”

“예?”

시연은 치료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화났느냐고요? 제가요? 고유건 씨에게? 그럴 게 있나요?”

유건은 목소리가 담담하고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면 다행이고.”

“아.”

시연은 여전히 유건이 질문한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고 허리를 굽혀 상처에 삽입한 튜브를 짰다.

유건이 물었다.

“이 튜브는 언제 빼나? 매우 불편한데.”

“그렇게 금방은 안돼요.”

“쉽게 말하면 안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다 배출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복막염으로 더 위험해질 수 있어요.”

이 말을 끝으로 시연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이 여자가 왜 이렇게 조용해?’

유건은 반쯤 눈을 감고 말했다.

“나에게 할 말 없나?”

“네?”

시연이 당황해서 대답하려는 순간 유건이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치료 이야기는 그만 해.”

유건의 말에 지시연은 깜짝 놀라서, 긴 속눈썹을 떨며 웃기 시작했다.

“한마디 하자면, 여자 친구가 아주 예쁘더라고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유건은 지시연을 조롱했다.

“위선적이네.”

“그래요.”

시연은 손을 들며 유건의 말을 인정했다.

“진심은 아니었어요. 사실, 제가 더 예쁘잖아요.”

유건은 눈빛이 미묘하게 변하며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이었다.

“참 뻔뻔한 사람이네, 이렇게 자신을 칭찬하는 법도 있나?”

이 말에 큰 의미가 있지는 않았지만 시연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제가 뻔뻔스러운 거, 벌써 알고 있었잖아요?”

시연의 답답한 태도에 유건은 화낼 기분도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쳐다보지 마요.”

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약을 갈아주면서 마스크 너머로 말했다.

“우리 결혼이 계약 결혼인 거 나도 알아요. 고유건 씨가 누구와 만나는지 간섭할 권리도 없고요. 사랑하고 싶은 사람 계속 사랑하시고, 만나고 싶은 사람 계속 만나세요.”

그녀는 원래 고유건과의 결혼을 간절히 원하던 장소미를 혼내주고 싶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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