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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시연아! 흑흑.]

“무슨 일이야?”

시연은 어쩔 수 없이 실소를 터뜨렸다.

“너 요즘 울음 연기 성의가 점점 부족하네.”

성빈은 즉시 가짜 울음을 거두었다.

[나 지금 너무 급해. 소개팅 중이야, 빨리 와서 나 좀 구해줘!]

시연은 눈을 굴리며 말했다.

“이번에는 진아 차례 아니야?”

[진아가 지금 통화가 안 돼. 이 오빠한테는 지금 너밖에 없다! 제발 나 좀 살려줘, 기다릴게!]

“여보세요?”

상대편은 이미 전화를 끊은 상태였다.

시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성빈의 집안에서는 뭐가 그리 급한지 아직 어린 성빈에게 1년 내내 맞선을 주선해 왔다.

그러나 성빈은 전혀 원하지 않았다. 매번 시연이나 진아에게 자기 여자친구인 척 해달라고 해서 소개팅을 망치곤 했다.

시연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가야 했다.

핸드폰이 울렸다. 성빈이 보낸 현재 위치를 알리는 메시지였다.

‘나도 모르겠다, 일단 가자. 친구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

바로 퇴근 시간이라 길이 막혀서 시연의 도착시간이 상당히 늦어졌다.

핸드폰에서 성빈이 재촉하는 메시지가 내내 멈추지 않았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시연은 숨을 한번 깊이 들이마시고 가방에서 안약을 꺼내 두 눈에 각각 한 방울씩 떨어뜨렸다.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둘러보며 성빈이 어디 있는지 확인했다.

시연은 곧장 성빈에게 달려갔다. 그의 맞은편에는 젊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청순한 외모를 가진 그녀는 어느 곳을 보든 부잣집 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숨을 깊이 들이마신 시연은 두세 걸음 앞으로 다가가 테이블 위의 물잔을 집어들고 성빈에게 확 부어버렸다.

“젠장, 누구야?”

머리와 얼굴이 흠뻑 젖은 성빈은 본능적으로 소리쳤다.

“감히 누가 나에게 물을 끼얹어?!”

“으흑흑...”

시연의 연기는 서툴렀지만 다행히 적절한 타이밍에 안약의 도움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 여자를 가리키며 울먹이며 말했다.

“진성빈! 똑똑히 설명해봐, 이 여자는 누구야?”

“아이고.”

성빈은 갑자기 싱글벙글 웃으며 시연을 와락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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