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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점심시간에 시연은 구내식당에서 식사 후 돌아오다가 복도에서 유건이 정기철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걷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쁘지 않네요.”

시연은 환자를 격려하듯 유건을 칭찬하며 말했다.

“몸 상태가 정말 좋네요, 벌써 일어나 걸을 수 있다니. 이렇게 잘 움직이면 회복이 더 빠르겠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말고요.”

“예, 선생님.”

정기철이 아주 진지하게 대답했다.

시연이 막 가려고 하는데 유건이 불러세웠다.

“잠깐만.”

“무슨 일 있어요?”

지시연이 몸을 돌렸다.

“너...”

유건은 뜻밖에도 좀 쑥스러워했다.

“뭐 좋아해?”

“네?”

밑도 끝도 없는 고유건의 질문에 시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큰 눈을 깜박이자 속눈썹이 살랑거렸다.

“갑자기 못 알아듣는 척은.”

유건이 불만스럽게 말했다.

“고맙다는 말 못 들었다며? 한 회장님 일까지 다 빠뜨리지 않고 너에게 감사표시 할게.”

시연은 이제야 고유건의 말을 이해했다.

“감사 표시요?”

그녀도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특별할 것 없어요. 나도 다른 여자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해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급하게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네, 네. 이미 번역은 다 마쳤어요. 점심시간이니까 바로 보내 드릴게요. 네, 네.”

전화를 끊었는데 유건이 아직 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

“또 무슨 일 있어요?”

“뭐가 그렇게 바빠?”

유건은 대답 대신 도리어 다른 질문을 했다.

시연이 대답했다.

“통번역 아르바이트를 찾았는데 말할 시간 없어요. 빨리 보내야 해요.”

말을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혼자 남겨진 유건은 상처를 가볍게 누르며 머릿속에 물음표를 가득 채웠다

‘아르바이트?’

‘BLUE에서 하던 아르바이트를 계속 방해하니까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느라 바빴는데, 정말 찾은 건가?’

‘번역?’

‘그래서, 열심히 돈을 벌고 있는 거야?’

‘도대체 왜?’

‘돈 많은 남자를 찾는 거 아니었나?’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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