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었다. 유서혜는 상황을 파악하고 저도 모르게 손으로 김시우를 밀어냈다.“김시우 씨...”귀가 빨개진 유서혜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하지만 김시우는 유서혜의 이런 행동이 여전히 자신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까 했던 말도 날 속이려고 거짓말을 한 거겠지.’김시우의 눈빛이 순간 다시 씁쓸해 보였다.“깜짝 놀랐잖아요.”유서혜는 병상을 내려다보며 김시우에게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가도 돼요.”김시우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려고 했다.
이를 보고 있던 김시우는 유서혜를 보면서 자신의 볼을 가리켰다.“왜 그래요?”유서혜는 김시우가 상처가 아파서 그러는 줄 알고 가까이 다가가서 그의 볼을 살폈다.“아파요.”김시우는 나른한 목소리로 불쌍한 척하면서 애교를 부렸다.“금방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요.”유서혜가 몸을 돌려 의사 찾으러 가려고 할 때, 김시우가 그녀를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유서혜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하지만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김시우는 다정하게 유서혜의 어깨에 턱을 기대고 말했다.“괜찮아요, 뽀뽀 한 번만 해주면 안 아파요.”“김시우 씨!”
두 사람은 스폰서라는 세글자를 또박또박 강조하면서 웃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계속 유서혜를 비난하는 말을 퍼부었다.두 여배우는 비록 조연이지만 평소에 계속 심준호 곁에 붙어 다니면서 이슈를 만들어 인기를 얻으려고 하는 나쁜 속셈을 품고 있다는 걸 유서혜는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 진짜 저런 나뭇가지처럼 마르고 볼 곳도 없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이 말은 유서혜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몸매를 훑어보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내 몸매가 뛰어나게 탁월하지는 않아도 절대 나뭇가지는 아니거든?’유서혜는 자신의 자존심을 깎아
‘역시나...’유서혜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심준호의 끈질김을 탄복했다.촬영이 거의 끝나갈 무렵 심준호는 서정원을 찾으러 가려고 했는데 그녀가 떠나는 걸 보고 이내 찬물을 끼얹은 듯 좋았던 기분이 사그라들었다.하지만 서정원은 이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 촬영 진도를 확인하기 위해 시찰을 온 것뿐이어서 또 오후에 다른 회사와의 합작 미팅도 있고 해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떠났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약체결 미팅이 내일 오전으로 잡혀있었는데 합작하는 회사에서 미팅을 앞당길 수 없냐고 여러 번 사정하는 바람에
모든 일이 서정원의 예상을 빗나갔다. 그녀는 자신과 괴상해 보이는 송연우 사이에 더는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내 예상대로라면 며칠 후에 송씨 가문에서 둘째 도련님 송연우의 신분을 공개하겠지. 그런데 대체 뭘 원하는 거지?’그녀는 대운 엔터테인먼트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서정원은 심지어 송연우가 단순히 자신과 최성운에게 복수하려고 온 건 아닌지 생각했다.“왜 그래요? 저의 등장에 놀라서 말도 안 나오는 건 아니죠?”서정원의 오랜 침묵하에 전화 너머에 있는 송연우는 비아냥하
이 차가운 룸에서 말이다.“멋집니다, 멋집니다. 도련님 칼 솜씨가 끝내주네요.”진 대표는 송연우를 향한 아첨을 금하지 못했다. 하지만 진 대표의 말을 듣자마자 송연우의 웃음기가 삽시에 사라졌다.그는 연어 가시를 진 대표 앞에 던져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멋있다고 느껴지면 진 대표님께서 드시면 되겠네요.”진 대표는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식은땀이 눈 안에 들어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송연우는 고개를 돌려 아까와는 전혀 다른 표정을 하고 서정원에게 물었다.“서정원 씨도 멋있다고 생각하나요?”“저는 회사 합작에
두 사람의 거리가 아주 가까웠다. 요셉은 부드러운 눈길로 서정원을 보면서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려고 했다.서정원은 재빠르게 뒤로 피하며 눈살을 찌푸렸다.“요셉 씨.”요셉은 자신의 행위가 서정원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걸 알고 입을 삐죽거리면서 억울한 척하면서 말했다.“미안해요, 너무 아름다워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서정원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요셉은 계속 혼자 중얼거리며 말했다.“게다가 프랑스에서는 남녀가 눈을 마주치면 키스를 해야 하는 법이에요.”그는 커피잔을 서정원에게 건네주면서 두 손을
“오늘 그 말을 하려고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사실 저녁 식사 요청을 하려고 온 거예요. 서정원 씨가 저에게 이런 영광을 줄지는모르겠네요.”요셉은 숨김없이 자신의 목적을 밝혔다. 서정원 또한 단칼에 거절했다.“아니요.”“내일은요? 모레는요?”거절을 당했지만 요셉은 끈질기게 계속 캐물었다.“서정원 씨만 된다면 저는 어느 때든 시간을 낼 수 있어요.”서정원은 의자에서 일어나서 재잘거리는 요셉을 뒤로하고 사무실에서 나왔다.“시간이 없어요.”“제발요. 지금 친구 사이에 같이 밥을 먹자는 부탁을 할 권리도 박탈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