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음식을 집어주지 않으면서 서정원은 저렇게 살뜰히 보살피다니.’“성운아, 정원이만 챙기지 말고 너도 먹어.”서창호가 웃으며 말했다.서정원의 그릇은 당장이라도 넘칠 듯했다. 갖가지 음식으로 쌓여있는 그녀의 그릇은 그녀를 향한 최성운의 사랑을 여실히 보여주었다.서정원을 향한 최성운의 부드러운 눈빛에 최지연은 질투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식탁 앞에서 온순하고 얌전한 척해야 했다.그러다가 도저히 못 참겠는지 이진숙이 일부러 젓가락을 떨어뜨렸다.“어머, 젓가락이 떨어졌네. 정원아, 젓가락 좀 주워주겠니?”
점심 식사 내내 이진숙과 최지연 두 여자 때문에 서정원은 기분이 언짢았다.“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여기 본가에 계세요. 저랑 성운 씨는 이만 가볼게요.”점심을 다 먹은 뒤 서정원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서창호에게 말했다.서창호는 귀국해서 며칠 이곳에서 지내가다 약혼식이 끝나면 계속해 세계 일주를 할 것이다.그래서 서정원은 서창호가 최승철과 함께 지내길 바랐고, 최승철 또한 같은 생각이었다.“그래.”서창호는 눈을 접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최지연과 이진숙이 서정원을 못살게 굴려고 온갖 수작을 부린대도 최성운이 서정원을 감싼
요셉은 애정 어린 눈빛으로 서정원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서정원 씨, 저에게 기회를 한 번만 주세요. 절 알게 되면 최성운 씨보다 제가 서정원 씨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걸 알게 될 거예요.”“필요 없습니다.”서정원은 미간을 주무르면서 참을성 있게 말했다.“전 이미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건 최성운 씨예요. 저희는 서로를 사랑해요. 헤어질 리가 없어요. 요셉 왕자는 조건이 좋으니 저보다 더 당신에게 잘 어울리는 여자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서정원의 확고한 의지에 요셉은 상처받았다.지금까지 요셉은 상대를 거절한
“당신은 최성운 씨를 좋아하는 건가요?”요셉이 물었다. 그는 손윤서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녀가 최성운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쓸모가 있었다.손윤서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이며 팔짱을 꼈다.“맞아요, 저 최성운 좋아해요. 그리고 전 서정원 씨를 알고 있죠. 그래서 당신이 서정원 씨를 얻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어요. 우리는 각자 원하는 것을 얻으면 돼요.”“좋아요!”요셉은 생각도 하지 않고 승낙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손윤서와 연락처를 교환했다.요셉이 멀어진 뒤에 손윤서는 차갑게 웃었다. 그녀는 화면 위 전화번호를
“됐어요, 요셉 씨 탓이 아니에요.”화를 내면서 억울해하는 그의 모습에 서정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그녀는 위로하듯 요셉의 어깨를 토닥였다.“그러면 이젠 어떡해요?”요셉은 서정원을 굳게 믿었다. 특히 자신이 누군가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고는 무척 화가 난 상태라 좋아하는 감정이나 구애를 해야 한다는 것 모두 그 순간만큼은 잊고 있었다.서정원은 눈알을 굴렸다. 손윤서가 그녀와 요셉이 호텔에서 자기를 원한다면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었다.서정원은 다가가서 요셉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고 요셉은 그 말을 듣더니
최성운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나직하게 웃었다. 그의 미소를 본 서정원은 어쩐지 등골이 오싹해져서 침대 위에 대충 벗어두었던 겉옷을 황급히 입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옆 방으로 걸어가서 노크하여 불만 가득한 얼굴의 요셉을 불러냈다.“... 계획은 성공했어요?”요셉은 불퉁한 얼굴이었다. 비록 웃음기는 전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가 난 건 아닌 것 같았다.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인 뒤 요셉과 함께 원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몸을 돌려 정식으로 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요셉 씨, 고마워요. 요셉 씨가 아니었
“네, 잠시 뒤에 마실게요.”유나는 삼계탕을 받아 든 뒤 고개를 끄덕였다.삼계탕의 냄새에 유나는 또다시 속이 안 좋아져 안색이 창백해졌고 손을 떠는 바람에 삼계탕을 바닥에 쏟았다.바닥에 쏟아진 삼계탕을 바라보며 이송혜는 마음 아픈 표정을 지었다.“너도 참, 먹기 싫으면 말지. 왜 낭비해?”이송혜는 유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재민이가 나더러 널 잘 챙기라고 해서 그런 건데 말이야.”삼계탕을 낭비하게 되자 이송혜는 불쾌해져서 유나를 혼냈다.유나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황급히 입을 열었다.“어머님,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안녕하세요. 저는 신유정이라고 해요. 재민 오빠한테서 결혼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서 선물은 준비 못 했네요. 다음에 아주머니 뵈러 올 때는 선물 사 들고 올게요."신유정은 질투심을 감춘 채 결혼 소식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쿨한 사람을 연기하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유나는 신유정의 눈길이 계속 임재민한테 머무는 것을 보며 눈앞의 이 어린 여자는 임재민을 좋아하고 있다고 직감했다."괜찮아, 얘네 아직 결혼식도 안 올렸는데 뭐."이송혜가 신유정의 손을 끌어당기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나는 네가 어릴 적 우리 집에서 재민이한테 크면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