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요, 요셉 씨 탓이 아니에요.”화를 내면서 억울해하는 그의 모습에 서정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그녀는 위로하듯 요셉의 어깨를 토닥였다.“그러면 이젠 어떡해요?”요셉은 서정원을 굳게 믿었다. 특히 자신이 누군가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알고는 무척 화가 난 상태라 좋아하는 감정이나 구애를 해야 한다는 것 모두 그 순간만큼은 잊고 있었다.서정원은 눈알을 굴렸다. 손윤서가 그녀와 요셉이 호텔에서 자기를 원한다면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었다.서정원은 다가가서 요셉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였고 요셉은 그 말을 듣더니
최성운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나직하게 웃었다. 그의 미소를 본 서정원은 어쩐지 등골이 오싹해져서 침대 위에 대충 벗어두었던 겉옷을 황급히 입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옆 방으로 걸어가서 노크하여 불만 가득한 얼굴의 요셉을 불러냈다.“... 계획은 성공했어요?”요셉은 불퉁한 얼굴이었다. 비록 웃음기는 전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화가 난 건 아닌 것 같았다.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인 뒤 요셉과 함께 원래 방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몸을 돌려 정식으로 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요셉 씨, 고마워요. 요셉 씨가 아니었
“네, 잠시 뒤에 마실게요.”유나는 삼계탕을 받아 든 뒤 고개를 끄덕였다.삼계탕의 냄새에 유나는 또다시 속이 안 좋아져 안색이 창백해졌고 손을 떠는 바람에 삼계탕을 바닥에 쏟았다.바닥에 쏟아진 삼계탕을 바라보며 이송혜는 마음 아픈 표정을 지었다.“너도 참, 먹기 싫으면 말지. 왜 낭비해?”이송혜는 유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재민이가 나더러 널 잘 챙기라고 해서 그런 건데 말이야.”삼계탕을 낭비하게 되자 이송혜는 불쾌해져서 유나를 혼냈다.유나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황급히 입을 열었다.“어머님,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안녕하세요. 저는 신유정이라고 해요. 재민 오빠한테서 결혼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서 선물은 준비 못 했네요. 다음에 아주머니 뵈러 올 때는 선물 사 들고 올게요."신유정은 질투심을 감춘 채 결혼 소식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쿨한 사람을 연기하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유나는 신유정의 눈길이 계속 임재민한테 머무는 것을 보며 눈앞의 이 어린 여자는 임재민을 좋아하고 있다고 직감했다."괜찮아, 얘네 아직 결혼식도 안 올렸는데 뭐."이송혜가 신유정의 손을 끌어당기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나는 네가 어릴 적 우리 집에서 재민이한테 크면
"이승호 씨."주가영은 처음으로 용기를 내 이승호의 이름을 불렀다. 그전까지 그녀는 이승호의 눈치를 살피며 행여 그가 수틀리면 자신을 어떻게 할까 봐 행동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살아왔다.이승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지도 않았다.주가영은 2초 정도 멈칫하다 이승호가 전화를 끊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말을 이었다."거래해요, 우리. 당신 말대로 나 지금 감옥이 아니고 해외예요. 당신이 만약 나를 해성시로 무사히 돌려보내 준다면 당신이 원하는 건 그 무엇이든 할게요. 서정원과 최성운의 약혼식을 막을 수
최성운이 서정원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우더니 화제를 돌렸다."참, 당신 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했죠. 오늘 두 할아버지 보러 본가로 갑시다."서정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창호와 최승철은 오랜 친구로서 더 말할 것 없이 사이가 좋았다.두 사람이 본가에 도착했을 때 마침 꽃에 물을 주고 있는 사용인을 만났다."할아버지는요?"최성운이 물어보자 사용인이 두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두 분은 현재 서재에서 바둑을 두고 계십니다. 두 분이 방문한 걸 알면 매우 기뻐하시겠네요."그 말에 최성운과 서정원이 서재로 향했다. 막 서재
최성운이 당연한 걸 왜 묻냐는 표정을 지으며 서정원의 허리를 감싸 안은 팔에 힘을 주어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갔다."당연하죠. 당신 앞이니까 이런 말 하는 거죠. 내 아내 될 사람 앞에서만 이런 달콤한 소리를 하지, 제가 또 어디 가서 하겠어요?"서정원도 이런 최성운의 모습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오늘은 분위기 때문인지 상황 때문인지 야릇한 기분이 드는 게 꽤 낯설었다.그러다 천천히 적응됐는지 이불 안에 있던 팔을 최성운의 목에 두르며 최성운의 귓가에 다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참 잘했어요."최성운은 대답 대신 뜨거운 눈빛으로
유서혜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샴푸 광고예요."매니저가 담담하게 말을 했다."샴푸요?"유서혜는 얼마 전 잡지 촬영 때문에 염색한 애쉬 브라운색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꽤 마음에 들었던 색이었기에 다시 염색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루퉁해졌다."아직 확정된 건 아닌데 아마 90%의 확률로 서혜 씨가 하게 될 거예요."매니저가 말을 하며 유서혜 쪽을 보자 그녀는 이미 핸드폰을 들어 한창 셀카를 찍고 있었다."사진 많이 찍어 두려고요. 염색 한 번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유서혜는 말만 시무룩하고 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