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신유정이라고 해요. 재민 오빠한테서 결혼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서 선물은 준비 못 했네요. 다음에 아주머니 뵈러 올 때는 선물 사 들고 올게요."신유정은 질투심을 감춘 채 결혼 소식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쿨한 사람을 연기하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유나는 신유정의 눈길이 계속 임재민한테 머무는 것을 보며 눈앞의 이 어린 여자는 임재민을 좋아하고 있다고 직감했다."괜찮아, 얘네 아직 결혼식도 안 올렸는데 뭐."이송혜가 신유정의 손을 끌어당기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나는 네가 어릴 적 우리 집에서 재민이한테 크면
"이승호 씨."주가영은 처음으로 용기를 내 이승호의 이름을 불렀다. 그전까지 그녀는 이승호의 눈치를 살피며 행여 그가 수틀리면 자신을 어떻게 할까 봐 행동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살아왔다.이승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전화를 끊지도 않았다.주가영은 2초 정도 멈칫하다 이승호가 전화를 끊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말을 이었다."거래해요, 우리. 당신 말대로 나 지금 감옥이 아니고 해외예요. 당신이 만약 나를 해성시로 무사히 돌려보내 준다면 당신이 원하는 건 그 무엇이든 할게요. 서정원과 최성운의 약혼식을 막을 수
최성운이 서정원의 팔을 잡아 일으켜 세우더니 화제를 돌렸다."참, 당신 할아버지 보고 싶다고 했죠. 오늘 두 할아버지 보러 본가로 갑시다."서정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창호와 최승철은 오랜 친구로서 더 말할 것 없이 사이가 좋았다.두 사람이 본가에 도착했을 때 마침 꽃에 물을 주고 있는 사용인을 만났다."할아버지는요?"최성운이 물어보자 사용인이 두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두 분은 현재 서재에서 바둑을 두고 계십니다. 두 분이 방문한 걸 알면 매우 기뻐하시겠네요."그 말에 최성운과 서정원이 서재로 향했다. 막 서재
최성운이 당연한 걸 왜 묻냐는 표정을 지으며 서정원의 허리를 감싸 안은 팔에 힘을 주어 그녀의 코앞까지 다가갔다."당연하죠. 당신 앞이니까 이런 말 하는 거죠. 내 아내 될 사람 앞에서만 이런 달콤한 소리를 하지, 제가 또 어디 가서 하겠어요?"서정원도 이런 최성운의 모습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오늘은 분위기 때문인지 상황 때문인지 야릇한 기분이 드는 게 꽤 낯설었다.그러다 천천히 적응됐는지 이불 안에 있던 팔을 최성운의 목에 두르며 최성운의 귓가에 다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참 잘했어요."최성운은 대답 대신 뜨거운 눈빛으로
유서혜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샴푸 광고예요."매니저가 담담하게 말을 했다."샴푸요?"유서혜는 얼마 전 잡지 촬영 때문에 염색한 애쉬 브라운색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꽤 마음에 들었던 색이었기에 다시 염색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루퉁해졌다."아직 확정된 건 아닌데 아마 90%의 확률로 서혜 씨가 하게 될 거예요."매니저가 말을 하며 유서혜 쪽을 보자 그녀는 이미 핸드폰을 들어 한창 셀카를 찍고 있었다."사진 많이 찍어 두려고요. 염색 한 번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유서혜는 말만 시무룩하고 셀
"누가 이렇게 정성스럽게 매일 매일 꽃다발을 보내는 거예요?""보낸 사람 이름은 한 번도 안 적혀 있어서 저도 모르겠어요."유서혜는 꽃다발 안에서 꽃 몇 개를 골라 꽃병에 꽂아두었다. 그러고는 카드도 꺼내 책상 위에 놓았다. 책상 위에는 그녀가 미처 집으로 가져가지 못한 팬들이 보낸 선물이 잔뜩 놓여 있었다.마침 서정원이 회사에 도착해 유서혜의 손에 든 장미꽃을 바라보고는 옅게 웃으며 물었다."서혜 씨, 그건 누가 선물한 거예요?""저도 모르겠어요."유서혜가 서정원을 보며 멈칫하다가 손에 든 꽃다발을 내려놓았다. 그때 옆
김시우는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말을 했다."연예인들 사정은 모르지만, 건강에 관해서는 잘 알죠. 오전 내내 촬영을 하면 에너지 보충을 해야 해요."그의 말에 유서혜의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여전히 거절했다."그럼 몰래 한 모금 마시면 어때요? 제가 몸으로 막아줄게요."김시우가 낮게 속삭였다."그럼 딱 한 입만."유서혜가 주스를 개봉하고는 김시우와 눈을 마주치며 크게 한 입 주스를 들이켰다.달콤한 주스가 몸속에 들어오자 유서혜도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유서혜가 몸을 가까이 붙여온 탓에 김시우는 고개를 숙이면 바로
손태진은 고개를 돌려 속상하다는 듯 손윤서를 보며 “너.”라는 한 단어만 뱉을 뿐이었다. 여기서 손태진이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까? 너 변했다고? 너 때문에 엄마 아빠가 실망했다고? 너 예전에는 안 이랬었다고?손태진은 끝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손윤서는 그런 손태진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내가 뭐? 예전에 나랑 성운이 보고 천생연분이라고 한 건 오빠야. 내가 지금 그런 성운이랑 결혼하겠다는데 이보다 더 잘된 일이 어디 있어? 그러니까, 오빠는 빨리 서정원 그년을 꼬시기나 해. 그럼 최성운은 내 남자가 될 테니까."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