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최성운의 품에 안겨 있었던 서정원은 익숙한 품에 저도 모르게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다.방금 이진숙과 최지연의 도발에 불쾌했던 감정은 이미 눈 녹듯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최성운은 천천히 서정원을 마치 살짝만 부딪쳐도 깨질까 조심스럽게 욕실 앞에 내려놓았다.그는 보기 드문 다정하고 애틋한 눈으로 서정원을 보았다.“얼른 들어가서 씻고 나와요.”“고마워요.”서정원은 정신이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최성운이 건넨 깨끗한 옷을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욕실은 어느새 증기로 자욱해져 있었고 샤워기 아래에 서 있던 서정원은 고개를 든
서정원이 다시 최성운의 아파트로 이사하고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질 것만 생각하면 손윤서는 이가 갈렸다.백유란이 얼른 그녀를 따라갔다.“윤서야, 기다려.”두 사람은 그렇게 오씨 가문으로 찾아오게 되었다. 백유란은 초인종을 눌렀다.문을 연 사람은 바로 오씨 가문의 집사였다.“저희는 오청연 씨를 뵈러 왔어요.”백유란이 입을 열었다.두 사람을 알아본 집사가 격식을 차리며 말했다.“손윤서 씨, 백유란 씨. 잠시만 여기서 기다려 주세요.”집사는 오청연이 있는 방으로 찾아갔고 오청연은 현재 성질을 부리고 있었다.“아가씨, 밖
그의 말에 서정원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서둘러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할아버지께서 지금 어떤 상황이신데요?”“최 회장님은 현재 손대기도 어려운 상태이십니다. 저희가 지금 최선을 다해 처치하고 있지만, 그저 고비만을 넘길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 서정원 씨가 와서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천호진은 다소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제가 지금 당장 갈게요.”서정원은 전화를 끊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병원으로 달려가는 길에 그녀는 계속 최성운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그녀는 아마도
그러나 이진숙과 최지연은 어떻게든 서정원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있었다.“두 사람이 계속 저를 막고 있다가 할아버지의 치료 시기를 놓치고 돌일 킬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면 어떡하실 거죠?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최성운 씨가 알게 된다면 두렵지 않으세요?”“당신들이 뒤가 켕기는 짓을 했으니까 지금 할아버지를 치료하지 못하도록 저를 막고 있는 게 아니에요?”서정원은 두 사람을 몰아붙이며 싸늘해진 두 눈으로 그녀들을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눈길로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두 사람은 저도 모르게
수술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최승철의 손목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검붉은 피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만약 정말로 최승철이 죽게 된다면 최성운이 반드시 그들 병원을 부숴버릴 것이 분명했고 그들은 그런 결말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서정원 씨, 함부로 하지 마세요! 어르신께서 정말로 잘못되셨다간... 저희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지 마세요!”유연석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잔뜩 언짢은 기색을 보이는 유연석에 서정원은 태연하게 그를 힐끔 쳐다보았다.“피가 검붉은색을 띠는 건 중독되어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할아버지를 치료하는
“서정원, 네가 뭔데 쫓아낸다고 하는 거지? 이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최지연도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서정원의 두 눈에 순간 살기가 일렁거렸다.서정원이 내뿜는 강대한 위압감에 최지연은 갑자기 어제 서정원이 미친 것처럼 그녀를 욕실로 밀어 넣고 찬물에 온몸을 적시게 만든 장면이 떠올랐고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그럼 저흰 어르신을 병실까지만 모셔다드릴 겁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서정원 씨에게 연락해 드릴게요.”옆에 있던 천호진이 입을 열었다.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사님.”최승철이
서정원의 안색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바로 이때, 갑자기 핸드폰 소리가 울려 퍼졌고 확인해 보니 최성운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핸드폰 화면에 뜬 ‘최성운’이라는 세글자를 보고 그녀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고 이내 통화버튼을 눌렀다. “성운 씨, 나예요.”“정원 씨, 나 미국에 도착했어요.”전화기 너머로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전해졌다.“갑자기 미국에는 무슨 일로 간 거예요? 무슨 일 있어요?”그녀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날 밤, 최성운은 그녀한테 달랑 메모 한 장 남긴 뒤 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회사에
진선규가 고개를 들고 경호원한테 눈짓하자 경호원은 이내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자리를 떴다. 룸 안에는 오청연과 진선규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진선규는 욕망이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고 그의 그런 눈빛이 불편했던 오청연은 가까이 다가가 소파에 앉았다. “진선규 씨, 오랜만이에요.”“내가 서정원 그 여자를 죽여주길 바라는 건가?”갑자기 소파에서 일어난 그는 키가 크고 훤칠해 보였고 고급 정장 차림을 한 그한테 서 악랄한 기운이 흘러넘쳤다. “그래요, 서정원 그 여자가 죽었으면 좋겠어요!”그의 말에 오청연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