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최성운은 최지연의 말을 듣자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숙여 병상을 바라봤다.최승철의 가슴팍은 격렬히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고, 검붉은색의 피가 흰 이불 위로 떨어져 유독 눈에 띄었다.“할아버지, 어떠세요?”최성운의 얼굴에서 초조함과 긴장함이 보였다.‘왜 이렇게 된 거지?’조금 전 서정원은 침을 놓고 순조롭다고 했다.‘그런데 왜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피를 토한 거지?’“할아버지한테 무슨 짓을 한 거예요?”최지연은 서정원을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할아버지는 방금까지 멀쩡했었는데 침을 맞고 피를 토하셨어요! 우리 할
“대표님, 할아버님 상황은 오전에 제가 검진했을 때보다 좋아졌어요. 서정원 씨 침술 덕분인 것 같네요.”최성운은 그제야 안도했다.서정원의 말대로 할아버지는 확실히 상태가 좋아졌다.“천호진 선생님, 그럴 리가 없어요!”최지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조금 전에 할아버지는 피를 토하셨어요. 상태가 악화한 게 틀림없어요...”“넌 할아버지 상태가 좋아지는 걸 바라지 않는 모양이네?”최성운은 차갑게 입꼬리를 당기며 짜증스레 최지연의 말허리를 잘랐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지연을 바라봤다.“오빠, 난 그런 뜻이 아니라 그냥..
“대답해요.”최성운은 냉담한 어조로 말하며 다시금 서정원에게 다가갔다. 그는 갑자기 두 손을 뻗더니 그녀의 양옆으로 팔을 짚으며 그녀를 가두었다.두 사람은 바짝 붙어있었고 애매한 자세에 서정원은 저도 모르게 숨이 막혔다.그녀는 미간을 좁히며 최성운에게 자신에게서 멀어지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격렬히 요동치면서 조명이 몇 번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더니 이내 깜깜해졌다.“아!”갑작스레 찾아온 어둠에 서정원은 끝이 없는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간 사람처럼 아무 이유 없이 두려움에 휩싸여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심준호는 직접 운전해서 교외 산 중턱에 있는 본인의 별장에 도착했다.“정원아, 도착했어.”심준호는 차를 멈춰 세운 뒤 차 문을 열었다.서정원은 차에서 내렸고 심준호는 그녀의 뒤를 따라 별장 안으로 들어섰다.별장 안은 무척이나 조용했고 두 사람밖에 없었다.서정원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의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심준호 씨, 오늘 저녁에 생일 파티 한다면서요? 왜 이렇게 조용해요? 다른 사람들은요?”“다른 사람은 없어. 우리 둘만의 파티야.”심준호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서정원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봤다.그는 소중한 스물
“오청연, 뭐 하는 거야?”심준호는 재빨리 서정원의 앞에 서면서 오청연의 팔을 잡았다.“난 오늘 내 남자를 빼앗아 간 뻔뻔한 여우를 잡으러 온 거야!”오청연은 서정원을 죽어라 노려보며 불륜녀를 잡으러 온 아내처럼 굴었다.오청연이 데리고 온 기자들이 그들을 에워싸며 대포 카메라로 심준호와 서정원을 찍었다. 플래시가 끊임없이 터졌다.“다들 보셨죠? 서정원 씨는 남의 남자에게 꼬리치는 여우예요!”오청연은 목청을 높이며 기자들에게 말했다.“저와 심준호가 약혼했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 사이에 끼어들었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았어
“서정원 씨, 괜찮아요?”최성운은 서정원을 꼭 끌어안으며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긴장한 듯 물었다.그는 심준호의 차를 뒤따라 별장까지 왔고 주가영의 전화를 받다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최성운은 서정원이 걱정되어 다급히 차에서 내려 별장 안으로 향했다.그런데 별장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서정원이 물에 빠지는 광경을 보았다.서정원이 수영할 줄 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어 최성운은 망설임 없이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정원 씨, 정원 씨, 괜찮아요...”최성운의 익숙하면서도 감미로운
최성운의 뜨거운 눈빛을 마주한 서정원은 순간 숨이 잘 쉬어지지 않으면서 조금 무안했다.그녀는 본능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최성운은 돌연 손을 뻗어 마디마디 분명한 큰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틀어쥐고 힘을 써서 그녀를 뒤로 살짝 잡아당겼고 그 바람에 서정원은 그의 품 안으로 끌려 들어가게 됐다.“서정원 씨, 서정원 씨...”최성운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눈앞에 있는 서정원의 유혹적인 모습에 그는 참을 수 없었다.품 안의 그녀를 빤히 바라보는 최성운의 두 눈동자에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고개를 숙이
“뭐라고요?”주가영은 그 말을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어젯밤 서정원이 여기 있었다고? 최성운과 함께?’최성운은 어제저녁에 그녀 집에 가서 그녀가 직접 만든 음식을 먹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그는 약속을 어겼다.주가영은 어제저녁 상다리 부러지게 음식을 차린 뒤 최성운을 한참이나 기다렸는데 그는 오지 않았다.최성운에게 연락하니 회사에 볼일이 있어서 야근해야 한다고 했다.그러나 그는 사실 서정원과 함께 있었다.‘최성운이 말한 야근이... 서정원과 함께 밤을 보내는 거였다고?’질투 섞인 눈빛이 서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