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씨가 저기에 있는 거겠지?’마음이 복잡한 그는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웠고 담배 연기에 휩싸인 그의 잘생긴 얼굴은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십 분 뒤, 그는 담배꽁초를 세게 누르고는 차에서 내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18층으로 향했다.초인종을 누르자 심준호가 문을 열었고 심준호를 본 그 순간 최성운은 얼굴이 굳어졌다. ‘이 여자가 정말 심준호랑 동거하고 있었던 거야?’“최성운, 네가 여긴 웬일이야?” 불쑥 찾아온 최성운을 보고 심준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최성운은 차갑게 얼어붙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인터넷에 뜬
“신고해요! 당장 신고부터 해야겠어요!”마음이 타들어 가는 유나는 심호흡하며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녀는 몸을 떨며 구조대에 신고했다. 한편 옆에 있던 몇몇 남성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신고해도 소용없을 겁니다. 산에서 눈사태가 발생했으니 아마 죽었을 지도 모르죠...”그들의 말에 유나는 벌컥 화를 냈다.“그럴 리 없어요! 함부로 말하지 말아요! 정원 씨는 무사할 거예요!”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유나의 갑작스러운 모습에 깜짝 놀랐다. 윤해숙은 앞으로 걸어가 유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녀를 위로했다. “유
전화를 끊은 최성운의 얼굴은 잔뜩 굳어진 채 걱정과 불안감이 흘러넘쳤다.그는 심지어 서정원이 눈사태로 조난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말도 안 돼, 심준호랑 함께 있는 거 아니었나?'왜 갑자기 한라산으로 가게 되었는지, 아무리 강석일 박사가 그곳에 있다 하더라도 왜 그에게 알리지 않았는지 의문스러웠고 만약 그녀가 그에게 알렸다면 그는 바로 한라산으로 사람을 보냈을 것이다.“시아야, 넌 일단 먼저 집으로 돌아가 있어. 난 일이 생겨서 며칠 동안 돌아오지 못할 거 같으니까.”생각을 갈무리한 최성운은 옆에 있던 주가영을 힐끔
그러자 최성운은 다소 걱정과 불안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물었다.“지금은 어떤 상황이죠? 정원 씨는 찾았나요?”유나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희가 이미 한번 곳곳을 수색해봤는데도 아직 정원 씨를 찾아내지 못했어요.”최성운이 도착하기 전에 수색대는 헬기를 띄워 유나와 함께 헬기를 타고 아래를 수색해 보았지만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서정원이 실종된 지 36시간이나 지났고, 유나의 마음속 불안감이 점차 커져만 갔다.그녀는 서정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는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다시 한번 찾아보세요
최성운은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 헬기에 탑승하였다.헬기는 지면에서 점차 멀어지더니 하늘 위로 날아올랐고 최성운은 망원경을 들고 아래를 살펴보았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얗디하얀 눈밖에 없었다.산 곳곳은 이미 눈으로 뒤덮여있었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천천히 움직이세요.”최성운은 침착한 어투로 지시를 내렸다. 그는 절대 개미 한 마리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헬기는 천천히 산을 중심으로 돌고 돌고 또 돌았다. 최성운의 눈에 들어온 것도 하얗디하얀 눈 말고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성운 오빠, 우리가 이미 여러
“그래.”최성운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이때, 바람이 점차 잦아들고 눈보라도 곧 그칠 기세였다.임창원은 낙하산을 유나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는 최성운을 향해 입을 열었다.“대표님, 눈보라가 곧 그칠 것 같습니다. 이따 바로 뛰어내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눈보라가 그치면 수색대 사람들도 산으로 올라가 서정원 씨를 찾으러 다닐 수 있을 겁니다.”“제가 먼저 내려가 볼 테니까 눈보라가 그치면 바로 산으로 오세요!”최성운은 한순간도 기다릴 수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지금 바로 뛰어내려 서정원을 찾아야 했다!그가 일찌감치 내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헬기에서 뛰어내린 최성운은 천천히 낙하산을 펼치고 지면으로 내려왔다.이건 그가 두 번째로 펼치는 낙하산이었다.첫 번째는 당시 서정원과 함께 뛰어내리면서 낙하산을 펼쳤었다.비록 당시의 상황은 위급했고 그와 서정원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그때의 그는 아주 침착하고 마음이 아주 기뻤었다.그때 당시 서정원이 그의 곁에 꼭 붙어있었기 때문이다.서정원은 그의 마음을 받아줬을 뿐만 아니라 그와 평생 함께하겠다고 했었다.앞으로도 그들은 생사를 함께 하자고 약속했었다.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최성운은 현재 걱정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이나 앞으로 걸어갔고 날도 어둑어둑해졌지만, 서정원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최 대표님, 정원 씨… 정말 무사하겠죠?”유나는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정말 무서웠다.전에 헬기에서 찾아볼 때는 잘 보이지가 않았고, 지금 그들이 지면에 내려와 구석구석 샅샅이 서정원이 지나갔던 길을 따라 걸어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서정원이 이 길을 지나가지 않았거나... 눈더미에 이미 깔려 있을 확률이 아주 높았다.그렇지 않다면 못 찾아낼 리가 없었다.유나는 감히 더 깊이 생각할 엄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