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은 최성운의 얼굴은 잔뜩 굳어진 채 걱정과 불안감이 흘러넘쳤다.그는 심지어 서정원이 눈사태로 조난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말도 안 돼, 심준호랑 함께 있는 거 아니었나?'왜 갑자기 한라산으로 가게 되었는지, 아무리 강석일 박사가 그곳에 있다 하더라도 왜 그에게 알리지 않았는지 의문스러웠고 만약 그녀가 그에게 알렸다면 그는 바로 한라산으로 사람을 보냈을 것이다.“시아야, 넌 일단 먼저 집으로 돌아가 있어. 난 일이 생겨서 며칠 동안 돌아오지 못할 거 같으니까.”생각을 갈무리한 최성운은 옆에 있던 주가영을 힐끔
그러자 최성운은 다소 걱정과 불안함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물었다.“지금은 어떤 상황이죠? 정원 씨는 찾았나요?”유나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저희가 이미 한번 곳곳을 수색해봤는데도 아직 정원 씨를 찾아내지 못했어요.”최성운이 도착하기 전에 수색대는 헬기를 띄워 유나와 함께 헬기를 타고 아래를 수색해 보았지만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서정원이 실종된 지 36시간이나 지났고, 유나의 마음속 불안감이 점차 커져만 갔다.그녀는 서정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는지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다시 한번 찾아보세요
최성운은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 헬기에 탑승하였다.헬기는 지면에서 점차 멀어지더니 하늘 위로 날아올랐고 최성운은 망원경을 들고 아래를 살펴보았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얗디하얀 눈밖에 없었다.산 곳곳은 이미 눈으로 뒤덮여있었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천천히 움직이세요.”최성운은 침착한 어투로 지시를 내렸다. 그는 절대 개미 한 마리도 놓칠 생각이 없었다!헬기는 천천히 산을 중심으로 돌고 돌고 또 돌았다. 최성운의 눈에 들어온 것도 하얗디하얀 눈 말고는 아무것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성운 오빠, 우리가 이미 여러
“그래.”최성운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이때, 바람이 점차 잦아들고 눈보라도 곧 그칠 기세였다.임창원은 낙하산을 유나에게 건넸다. 그리고 그는 최성운을 향해 입을 열었다.“대표님, 눈보라가 곧 그칠 것 같습니다. 이따 바로 뛰어내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눈보라가 그치면 수색대 사람들도 산으로 올라가 서정원 씨를 찾으러 다닐 수 있을 겁니다.”“제가 먼저 내려가 볼 테니까 눈보라가 그치면 바로 산으로 오세요!”최성운은 한순간도 기다릴 수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지금 바로 뛰어내려 서정원을 찾아야 했다!그가 일찌감치 내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헬기에서 뛰어내린 최성운은 천천히 낙하산을 펼치고 지면으로 내려왔다.이건 그가 두 번째로 펼치는 낙하산이었다.첫 번째는 당시 서정원과 함께 뛰어내리면서 낙하산을 펼쳤었다.비록 당시의 상황은 위급했고 그와 서정원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그때의 그는 아주 침착하고 마음이 아주 기뻤었다.그때 당시 서정원이 그의 곁에 꼭 붙어있었기 때문이다.서정원은 그의 마음을 받아줬을 뿐만 아니라 그와 평생 함께하겠다고 했었다.앞으로도 그들은 생사를 함께 하자고 약속했었다.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최성운은 현재 걱정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이나 앞으로 걸어갔고 날도 어둑어둑해졌지만, 서정원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최 대표님, 정원 씨… 정말 무사하겠죠?”유나는 살짝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정말 무서웠다.전에 헬기에서 찾아볼 때는 잘 보이지가 않았고, 지금 그들이 지면에 내려와 구석구석 샅샅이 서정원이 지나갔던 길을 따라 걸어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서정원이 이 길을 지나가지 않았거나... 눈더미에 이미 깔려 있을 확률이 아주 높았다.그렇지 않다면 못 찾아낼 리가 없었다.유나는 감히 더 깊이 생각할 엄두를
주가영의 말에 심지어 유나마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최성운은 여전히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저흰 계속 찾아보죠.”그는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서정원이 버티지 못할 거니까.한시라도 빨리 찾아야 서정원이 살아있을 가능성이 컸다!그랬기에 최성운은 비록 이미 지친 상태였지만 아직 생사가 불분명한 서정원만 생각하면 그는 한시라도 찾는 것을 멈출 생각하지 않았다.“그럼 이렇게 하죠. 네 팀으로 흩어져요. 네 팀으로 흩어져서 각기 다른 곳을 수색하는 겁니다.”최성운이 무겁게 입을 뗐다.작지 않은 숲
“성운 오빠, 더, 더는 못 걸을 것 같아요... 너무 힘들어요...”주가영은 최성운의 팔을 끌어당기며 처연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최성운은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시아야, 조금만 버텨. 아니면 그냥 먼저 돌아가서 쉬고 있어.”“아니에요. 저도 오빠랑 같이 찾을 거예요.”주가영은 고개를 저으며 거부했다.바로 이때, 다른 곳을 수색하던 나머지 세 팀이 돌아왔다.“어때요?”최성운은 눈을 반짝이며 급박한 어투로 말했다.세 팀의 대장들은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다.“죄송합니다. 최 대표님. 아무것도 찾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