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알겠습니다. 서정원 씨.”존슨은 바로 대답했다.존슨이 돌아간 후, 서정원은 다시 병실로 돌아와 고개를 숙이고 누워있는 최성운을 보니 이따금 다시 가슴이 아파지기 시작했다.조심스럽게 이불을 꼬옥 덮어준 서정원은 최성운의 손을 꼬옥 잡고 마음속으로 계속 최성운에게 별일이 없을 거라며 기도하고 있었다.시계 소리가 째깍째깍 들려올 때마다 서정원의 가슴은 타들어 갔다.서정원은 이 순간만큼은 1초가 아주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밤이 점점 깊어지고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서정원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전에도 느껴본 적 없는 초조함
“대표님, 서정원 씨는 안전하게 병실로 돌아가셨습니다. 여긴 이젠 아무도 없습니다.”방금까지 혼수상태였던 최성운은 바로 눈을 떴다.그는 몸을 살짝 일으켜 침대에 비스듬히 앉아 차갑게 말했다.“누구도 의심하고 있는 사람은 없겠죠?”임창원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없습니다. 서정원 씨도 대표님이 혼수상태인 줄로 알고 계십니다.”최성운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왜 서정원 씨에게도 숨기시는 겁니까? 잔뜩 걱정하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아프더군요.”임창원은 살짝 빈정대며 물었다.최성운은 그저 덤덤한 표정을 지으
“들어가서 최성운 씨만 확인하고 나올게요.”서정원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만, 임 실장님께서 다른 지시 없이 다른 사람을 들여보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경호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그들도 서정원이 최성운의 약혼녀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임창원이 그들에게 지시를 내렸기에 서정원을 막는 수밖에 없었다.서정원은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휴대폰을 꺼내 임창원에게 전화했다.임창원은 울리는 휴대폰에 고개를 숙여 확인했고 발신인이 서정원이라는 것을 본 그는 바로 스피커폰으로 전환했다.“서정원 씨, 무슨 일이에요?”임창원이
서정원은 웅얼거리며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최성운 씨. 꼭 괜찮을 거예요.”순간 마음이 따스해진 최성운은 보기 드문 아주 다정한 눈길로 서정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엔 초췌함이 깃들어 있었고 입술 또한 피곤함에 창백해져 있어 아마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았다.최성운은 천천히 몸을 돌려 서정원의 하얀 이마에 살짝 키스했다.“이 모든 건 빨리 해결될 거예요.”다음 날 아침, 따스한 햇볕이 유리창을 통해 병실 안으로 들어와 서정원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눈앞이 환해지자 서정원은 눈을 떴다.그녀는 자신의 몸
최성운의 그윽한 시선이 서정원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그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서정원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살짝 한숨을 내쉰 서정원은 고개를 들고 그의 그윽한 두 눈과 눈을 맞추더니 입술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는데요.”최성운은 미소를 지었다.“방금 한 말, 한 글자도 빠짐없이 듣고 있었는데요.”“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래요?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서정원은 다소 민망한 듯 최성운을 째려보며 말했다.‘이 사악한 남자가, 지금 연기로 날 속였어?!'이럴 줄 알았다면 그녀는 처
휴대폰을 내려놓은 서정원이 고개를 돌리자 서늘한 기운이 최성운에게서 흘러나왔다.“방금, 할아버지와 한 말 진심이에요?”최성운은 미간을 찌푸렸다.‘왜 자꾸 파혼 얘기를 쉽게 꺼내는 거지? 도대체 뭐 하자는 거지?'“때가 되면 알게 될 거예요.”서정원은 눈앞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남자를 무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두 달 뒤에 최성운 씨에게 답변을 드린다고 했잖아요.”바로 이때, 누군가가 병실 문을 두드렸다.“얼른 누워요.”서정원은 낮게 속삭이듯 말했다.최성운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다시 곧게 누웠고 서정원은 그
“임 실장님 쪽에서는 뭔가 알아내신 게 있대요?”최성운의 기세등등한 모습에 서정원이 입을 열었다.최성운은 뒤로 살짝 기대며 나직하게 말했다.“아직 알아보는 중이에요. 곧 알아낼 겁니다.”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우린 반드시 존슨이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증거를 찾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아주 불리한 상황이 될 거예요.”최성운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서정원을 힐끔 바라보았다.“걱정 마요. 제가 있으니 존슨도 얼마 가지 못할 거예요.”최성운의 여유로운 미소를 본 서정원은 마음이 놓였다.그녀가 안토니에게 부탁
“물론이죠.”존슨은 다소 건방진 표정으로 서정원을 향해 도발의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어두워진 안색으로 당당하게 말했다.“원래 저는 운성 그룹의 공식 입장문을 읽은 후 기자회견을 끝마치는 게 제 업무였습니다. 하지만 전 제 양심을 배반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이렇게 오늘, 기자회견에서 진상을 밝히기로 한 것입니다.”“양심이라고요? 당신의 양심은 개가 뜯어 먹었겠죠.”서정원은 입꼬리를 당겨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서정원의 말에 기자들은 서정원을 둘러싸고 질문 폭격을 해댔다.“서정원 씨, 존슨 씨의 말이 모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