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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궁에서 돌아온 혜태비는 화청을 지나갔는데, 그녀는 고개를 꼿꼿이 들고 안에서 이야기하는 여자들 쪽은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때 혜태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님, 돌아오셨사옵니까?”

하지만 혜태비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 저와 형수가 어머니께 드리려고 선물을 사 왔어요! 어서 오세요!”

또 다른 여인이 급히 달려 나와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아부했지만 혜태비는 한녕을 차갑게 쏘아보았다.

“흥! 관심 없거든?”

그러자 한녕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네…? 정말입니까? 형수님이 아주 오랫동안 고심해서 고른 것인 데도요?”

“흥, 오랫동안 고심했다고?”

혜태비는 문가에 서 있는 송석석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송석석의 미소를 바라보던 그녀는 턱을 치켜들었다.

“보긴 하겠으나, 나는 아주 까다롭단 걸 미리 알고 있거라.”

그러자 송석석이 웃으며 말했다.

“어머님, 어서 오세요.”

시만자는 급히 사람을 불러 과일과 차를 준비하게 하고, 혜태비가 장신구를 감상하는 동안 오늘 있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도 전했다.

혜태비는 가느다란 붉은 보요를 머리 위에 얹고, 살짝 흔들어 보았다.

유수의 소리에 혜태비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속으로 크게 기뻐하며, 역시 송석석은 자신의 취향을 잘 안다며 뿌듯해했다.

그러나 그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기만 해서 다행이었다. 현장에 있었더라면 그 장신구를 당장 빼앗고 싶었을 터였다.

그녀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

그 집안일에 엮이기만 해도 더럽다고 느껴졌다. 그들 하나하나가 창을 들고 있었고 모두 더러운 것들이 다 묻어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왕청여는 확실히 머리에 문제가 있는 듯 했다.

겨우 머리 장식 하나에 삼사만 냥이나 쓰려하다니, 온 집안이 초라함 그 자체인데 제대로 된 좋은 물건을 본 적이나 있을까?

금경루의 물건들은 결코 싸지 않다. 모두 최고급이기에 가의 군주가 디자인을 베꼈던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혜태비는 부끄러워 얼굴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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