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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어두운 등불 아래, 한 그림자가 빠르게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무슨 일이오?”

왕청여는 눈물로 흐릿해진 시선 속에 남편, 전북망의 얼굴이 비춰지자 그의 품에 파고들며 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전북망은 그녀가 바닥에 앉아 엉엉 우는 모습은 처음 봤기에 큰일이라도 난 줄 알고 걱정스러운 말투로 급히 물었다.

“왜 이러는 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지요..?”

오월이 눈물을 머금은 채 오늘의 일을 말했다. 그러나 방시원의 이름을 말한 그때 왕청여가 갑자기 소리쳤다.

“닥치거라!”

오월은 깜짝 놀라 즉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오월이 이미 방시원의 이름을 언급했기에 전북망이 아무리 어리석다고 해도 사정을 짐작할 수는 있었다.

그녀가 방시원의 전사 위로금으로 전소환의 혼수를 샀고, 그 혼수는 삼만 육천팔백 냥에 달한다는 것이다.

“가서 물리시오!”

전북망은 그녀를 놓아주고는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내일 금경루에 가서 그 홍보석 장신구를 물리시오.”

그의 거대한 그림자가 왕청여를 감쌌고 눈물을 닦은 왕청여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와 수치로 가득찼다.

왕청여는 오월을 매섭게 노려보았고, 오월은 억울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섰다.

전북망은 그녀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

“어머니께 함께 가야겠소.”

그의 손에 이끌린 왕청여는 비틀거리며 힘겹게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다 하마터면 발을 헛디딜 뻔한 왕청여가 급히 말했다.

“조금만 천천히 가시지요.”

전북망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그가 겪어야 할 수치가 아직도 부족하단 말인가?

도대체 언제까지 조롱당해야 한단 말인가?

그는 이미 경위에서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만약 여기서 왕청여가 방시원의 위로금으로 그의 여동생의 혼수를 마련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장군부의 얼마 남지 않은 자존심마저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다.

전소환은 아직 전노부인의 방에 있었고, 평양후부에 시집가면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고 있었다.

가의군주의 예쁨을 받으면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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