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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고청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항상 냉소가 서려 있었는데, 그것은 아버지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저는 승은백부에 첩으로 들어갔는데 어찌 북명왕비와 접촉할 수 있었겠습니까? 공주 어머니께서 제 말을 믿지 않으신다면, 저에게 독약 내리셔도 됩니다.”

그러자 고부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게냐? 독약 한 잔으로 너를 죽일 것이었으면, 어찌 그토록 많은 돈을 들여 널 키웠겠느냐? 너의 임무를 잊지 말거라. 네 어미는 아직도 그녀의 손아귀에 있다.”

고청우의 눈에는 더 깊은 조소가 서렸다.

“아버지께서 정말 어머니를 그토록 사랑하신다면, 어찌 그녀에게 맞서지 못하고, 딸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곁에 두려 하십니까?”

고부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너는 승은백부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네 어미는 기뻐하긴 했다. 다만 네 신분이 누설되어 기분이 살짝 잡친 것 뿐이다. 네 동생은 이미 떠났다. 아마 길에서 북명왕과 만날 것이다. 네 동생은 절세의 미모를 지녔고, 북명왕이 좋아하는 무예를 익힌 여자이니, 북명왕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만약 그녀가 북명왕부에 들어가면, 우리의 계획은 절반이나 성공한 셈이다.”

“동생이 송석석을 죽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고청우의 눈에 살기가 스쳐 지나갔다.

송회안이야말로 그녀의 불행의 근원이며, 그들 모든 자매들의 불행의 근원이기도 했다. 송회안은 죽었으나, 송석석은 아직 살아 있다.

고부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가득했다.

결국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 동생은 무공이 송석석보다 못하니, 북명왕부에 들어가서 기회를 봐 독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허나 만약 정체가 발각되기라도 하면, 네 동생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그녀가 총애를 받기만 하면 죽지 않을 것입니다.”

고청우는 조소를 지으며 덧부였다.

“북명왕과 송석석은 감정이 없는 사이입니다. 공주 어머니께서도 말씀하셨듯이, 그들은 단지 정략 결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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