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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연유는 여전히 울먹였다.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손가락만은 량소의 옷자락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몹시 두려움에 차 있는 모습이였다.

눈에서는 더 이상 눈물이 흘러 내리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울음소리는 여전히 억울하고 가련하게 들려왔다.

“일어나시오. 이 지저분한 곳에 더 있을 필요가 없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사여묵이 송석석의 손을 잡고, 옆에 서 있던 혜태비를 향해 말했다.

“어머니, 이제 돌아가시지요.”

그러자 혜태비도 놀란 표정을 거두고 일어서고는 회왕비를 한 번 쳐다본 후 입을 열었다.

“아까 제가 란이를 보러 갔을 때, 그대가 온 줄 알고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대가 아니어서 실망했지요. 어미가 이토록 나약하니, 딸도 그 뒤를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이렇게 소란을 피운 것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 그대도 잘 알고 있지요? 어미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싶다면, 오늘 일은 쉽게 넘기지 말도록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는 그대를 경멸할 것입니다.”

송석석이 담담하게 말했다.

“어머니, 가시지요. 어머니라면 누구든 모성애를 가질 것이니 숙모께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실 겁니다.”

“석석아!”

그녀를 불러 세운 회왕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네가 란이를 위해 온 것은 알겠다만 이렇게 소란을 피우면 란이가 승은백부에서 지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은 생각해 보았느냐?”

“지금은 뭐, 잘 지내고 있습니까?”

송석석은 반문하며 방 안을 한 번 쭉 가리켰다.

“이들을 보세요. 란이를 위해 나서는 사람이 있었습니까? 석소 사저가 그를 때리지 않았다면, 란이를 밀친 일도 그저 몇 마디 질책으로 끝났을 겁니다.”

송석석의 눈에는 실망이 가득했다.

그녀는 회왕부부가 도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회왕은 실권이 없고 조정에서 직무를 맡고 있지 않더라도, 친왕이라는 칭호는 작은 백작부를 능가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란이가 이토록 큰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왕비는 오히려 그녀를 질책하고 있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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