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던 시만자와 송석석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문연의 돈으로 원하던 사람을 맞아들였으면서 그 불여시 한마디에 손찌검까찌 했다는 것은 너무 양심이 없는 것이 아닌가?송석석은 잔뜩 화가 나 있었다.“너도 때렸느냐?”란이는 억울하다며 그런 적은 없다고 했다.“지금은 아무 일 없더라도 장차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그 기생은 오늘 나를 앞에 두고도 저리도 대담하게 행동하지 않았느냐? 그러니 너를 도발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홍루 출신에 어리다지만 수법이 많을 것이다.”송석석은 란이의 어깨를 다독이며 물었다.“함께 온 이는 몇 명이냐? 그들이 너를 지킬 수 있겠느냐?”“시녀 네 명과 하녀 한 명입니다.”송석석은 몽동이와 상의하여 여제자 둘에게 란이를 지켜줄 수 없는지부터 물어보기로 했다.그런데 그의 사부님이 허락하실지는 알 수 없었다. 그분은 여제자 하산해 생계를 도모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었다.단 몇 개월 동안만이라도 안 될까 싶은 마음이였다. 아이가 태어나고 한 달이 지나면 돌려보낼 테니 몽동이의 사부님이 제발 허락해 주길 바랐다. 이 문제는 란이에게는 알리지 않기로 했다. 상황이 확정되면 사람을 보내면 된다.승은백 집을 떠나 마차에 올라타자, 홍작이 말했다. “왕비님, 사실 란이 아가씨의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걱정하고 슬퍼하면 아이를 지키는 보약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입니다. 아이를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도 문제지만, 심각하면 몸져누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얼마 전까지 기침을 한 것 같은데 기침은 초기 삼 개월 동안 태기에게 가장 해롭습니다. 폐경과 심경이 과도하게 막혀있는 상태여서 마음을 넓게 먹어야 합니다.”홍작의 말에 송석석은 더욱 걱정이 짙어졌다. 마음을 넓게 먹기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란이는 씩씩한 아이가 아니다. 그녀는 곤난에 부딪히기라도 하면 매번 울기만 했었다. 군주라 하지만 회왕 부부의 나약함으로 인해 더 연약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편이었다.게다가 그녀
민지 공주는 막무가내로 쳐들어 온 송석석과 시만자에게 조금도 화내지 않았고 오히려 따뜻하게 맞이했다. 송석석은 사죄하며 말했다. “찾아뵙는다고 미리 소식을 전해야 했는데 급한 일이라 이렇게 무작정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그러자 민지 공주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이런 인사말을 주고받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하지 않느냐? 마침 미우 공주도 여기 손님으로 와 있다. 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난 것인지 지금 화장실에 갔으니 곧 만나게 될 것이다.”“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났다니요? “송석석이 걱정되어 묻자 때 미우 공주가 하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왔다.“언니 말씀은 그냥 넘겨도 된다.”그녀는 배를 감싸 쥐고 있었으며, 여전히 불편해 보였지만 민지 공주에게 대꾸할 때만은 단호했다.“푸하하! 석석이가 여기 있으니 이젠 발뺌해도 소용없다. 너는 먹성이 좋고 한녕도 그런 너를 꼭 닮았지 않았느냐!”송석석은 시만자와 홍작과 함께 미우공주에게 예의를 갖추었다.“미우 공주께 인사드리옵니다.”미우 공주도 예의를 갖추었다.“다들 서 있지 말고 자리에 앉거라. 그런데 석석아, 왜 얼굴이 이렇게 창백한 거냐? 누가 괴롭히기라도 한 것이냐?”자리에 앉은 송석석은 승은백부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시만자가 그 기녀를 때린 일까지도 빠짐없이 말했다.그러자 미우 공주도 시만자에게 칭찬의 눈길을 보냈다. “잘했다!”그리고 나서 탁자를 한 번 내리치더니 덧붙였다.“천한 주제에 감히 주모에게 도발을 해?! 왕비를 눈앞에 두고도 안하무인이라니! 네 동생이 거기에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대개 짐작이 가는구나. 아이를 임신했는데도 남편이 애정을 보이지 않으니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느냐?”민지 공주는 그제야 송석석이 급하게 방문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차를 천천히 마시는 그녀의 눈에 분노가 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이 어사대감이여서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해야 했다.차를 마시던 민지 공주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미우야
민지 공주가 말했다.“내 시아버지는 어사대를 맡고 계시는 주관이다. 얼마 전 돌아와서 식사할 때 관료들의 풍기를 정화하고 어사대 규범을 재건하겠다고 말씀하시더군. 그러면서 모든 관료가 청렴결백해야 한다고 하셨다. 요즘 한창 사관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을 텐데 량소가 딱 이 시기에 꼬리가 밟힌 게로구나.”그러자 송석석이 웃으며 말했다. “그야말로 불행 중 다행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기다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그 기녀가 맞았으니 량소는 마음이 몹시 아플 겁니다. 전에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저를 무척 경멸하였습니다. 아마 찾아와 따지려 할 테니 왕비를 모욕하는 것이 죄목에 해당하는지 궁급합니다.”그러자 민지 공주는 답했다.“들으려니 량소는 스스로 신통한 재주를 지닌 사람이라 하더군. 황제께서 직접 명한 탐화랑이자 황제의 제자라던데, 그러면 더더욱 행실을 올바르게 하고 모법을 보여야 할 터인데 지금 내실이 혼란스럽고 홍등가를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기녀를 첩으로 들이다니, 게다가 본처를 소홀히 하고 더 나아가 왕비까지 모욕하려 했으니, 어사대가 이를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민지 공주의 말에 송석석은 그제야 안도할 수 있었다.량소를 때리는 것은 그의 복수심만 채울 것이고 란이에게도 더욱 불리할 것이다. 그러나 사관이 그를 주시하고 있는데 감히 건방지게 굴 수 있을까? 그럼에도 변함없이 오만을 떤다면 그녀에게 이제 미래는 없을 것이다.화가 나 씩씩거리던 미우 공주도 란이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란이는 너무 나약하다. 어찌 되었든 자신이 군주 출신인데 어찌 그런 모욕을 당할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숙부님이 어떤 분인지 다들 알고 계시지 않느냐?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니 어떻게 강인할 수 있겠느냐?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군주가 아니라 그저 세가의 여인이라도 감히 이렇게 대우하겠느냐?”시만자도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란이가 량소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대체 어떤 점이 좋다고 하는
황실로 돌아간 후, 송석석이 몽동이에게 물으려고 하자 몽동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얼마 줄 건가?” 송석석은 쉽게 초대할 수 없다는 상대임을 알기에 금전적으로 많이 줘야 몽동이의 사부님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송석석이 물었다.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서 만삭이 되기까지 몇 달 밖에 되지 않으니 두 명에게 천 냥씩 주는 건 어떠냐?” 몽동이는 답답한듯 두 손으로 머리를 쓸어내리며 말했다. “나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난 바로 편지를 쓰러 가야 해. 황실에 편지 배달원 있지? 지금 바로 우리 사부님에게 편지를 보내야 한다.” 그러자 송석석이 웃으며 말했다. “그럼 지금 당장 어서 편지 쓰러 가. 천 냥이면 적은 돈은 아닌데 말이야..”몽동이의 사부는 제자들이 산에서 내려오는 걸 반대했다. 왜냐하면 부잣집의 여호위가 되어 봤 자 기껏해야 한 달에 은자 2 냥 밖에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온갖 모욕을 당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군주를 보호하면 다른 일은 하지 않아도 되고 모욕을 당할 일도 없으니 그의 사부님께서도 분명히 흔들릴 거야. 군주를 다치지 않게 보호만 하고 내 태아보호약만 잘 지키기만 하면 몇 개월만 해도 두 명이서 천 냥을 얻을 수 있는데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딨겠어?’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편지를 보낸 다음 날, 승은백의 세자 량소가 두 명의 사내를 데리고 집으로 와 송석석을 만나려고 했다. 사여묵이 외출한 틈을 타서 온 것으로 봐서는 그가 아주 겁이 없는 사람은 아닌 것 같고 그냥 재혼한 송석석을 만만하게 여겼던 것 같았다. 다만 문간은 그가 미친 듯이 날뛰는 것을 보고 그의 신분을 즉시 염 선생에게 아뢰었다. 그러자 염 선생은 문 앞으로 다가가더니 낮으면서도 냉담한 말투로 말했다. “그냥 꺼지겠습니까? 아님 맞고 꺼지겠습니까?”염 선생의 뒤에는 시위가 몇 명이 있었는데 모두 채찍을 들고 있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본 량소가 겁에 질려 송석석을 만나기도 전에 풀이 죽은 채 도망가버렸다. 시만
몽동이는 사저들 앞에서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황실에선 반드시 내 본명으로 불러야 합니다. 내 이름은 몽천생이고 몽동이도 똥 몽동이도 아닙니다.” 시만자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몽동이라는 이름은 진작에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네가 원한다면 천생으로 불러줄 수는 있지만 넌 영원히 우리 마음속의 몽동이라는 건 잊지 말거라.” 송석석은 사람을 시켜 두 사저를 데리고 가 목욕을 하게 하고 옷을 몇 벌 사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나서 내일 아침 승은백부로 갈 준비를 했다. 마침 홍작이 시만자에게 평양후부 노부인에게 처방을 보내라고 해서 장군부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장군부를 지날 때 시만자가 커튼을 걷어 한 번 본 후 아무런 이상이 없자 그냥 내버려 두었다. 처방을 평양후부의 집사에게 넘기자 그들은 감히 지체하지 못하고 바로 승은백부로 갔다. 마차 안에서 송석석은 라 사저와 석소 사저에게 저택에 들어가면 주의해야 할 점을 말해주었다. “우리가 주동적으로 누군가를 때려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연유라는 여자가 군주에게 접근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량세자가 군주의 방에 와서 화풀이를 해서 부인이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면 량세자를 직접 밖으로 내보내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매일 복용하는 약과 매일 먹는 음식은 모두 은침으로 검사해야 합니다. 석소 사저께서 의학을 조금 아시니 시기에 적절한 음식을 준비해 주시면 되는데 직접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기억할 점이 있는데 사저들이 처리하기 곤란한 위급상황이 생긴다면 한 명은 남아서 군주를 지키고, 다른 한 명은 곧바로 나한테 와서 알려주셔야 합니다.” 송석석은 세심하게 당부하며 최대한 사저들을 저택의 다른 주인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했다. 송석석은 승은백부 부인께서 란이를 해칠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무인을 무시할지도 모르니 두 사저들이 눈치를 보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송석석은 량세자와 연유를 경계하려고 했다. 석소 사저는 송석석의 말을 듣고 고개
송석석은 순간 왕청여가 혼수로 자신과 겨루려고 했다던 시만자의 말이 떠올랐다. 게다가 저번에 만났을 때도 불쾌하게 헤어져서 송석석은 기분이 안 좋은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전 부인.” “왕비께선 한가하신가 봅니다. 아침부터 우리 장군부로 구경하러 오시다니.” 왕청여도 안색이 안 좋은 데다 말투까지 날카로웠다. “그런 게 아니라면 설마 왕비께서 아직도 장군부가 자기 집인 줄 착각하시는 건가요?” 심판자가 화가 나 당장 마차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송석석이 그녀를 말리고는 왕청여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가끔씩 와서 자신의 과거를 기리기도 하고 장군부의 나쁜 놈들이 어떻게 지내는 지도 보곤 한답니다만.” 그러자 왕청여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렀다. “대체 누가 나쁜 놈이라는 겁니까? 왕비께서 장군부의 웃음거리를 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차라리 마차에서 내려 가까이에서 보시지요. 직접 보고 냄새도 맡아보세요. 그리고 마음에 들면 손으로 닦으셔도 됩니다.” 그러자 송석석이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장군부의 사람이 아니니 이런 더러운 곳은 전 부인께서 닦으십시오.” 왕청여는 화가 다시 치밀어 올랐다. “왕비께서 장군부를 모욕하다니요. 사람들이 교양이 없다고 비웃을까 두렵지도 않습니까?” 송석석은 손수건을 꺼내 흔들었다.“나는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전 부인은 두렵습니까? 두렵지 않다면 내가 사람들에게 부인께서 나와 혼수를 비교하려고 한 일을 말해볼까요?” 송석석의 말에 왕청여는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저 여자가 이 일을 대체 어떻게 안 거야?’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혼수가 비교할 게 뭐가 있다는 겁니까? 그저 저속하기 그지없는 금은일 뿐이지 않습니까? 왕비에게 있는 것 중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 있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도 분명 왕비께서 없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송석석은 손을 뻗어 뒤에 있는 장군부 대문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러네요. 하지만 부인께서 가진 건 우리 황실에는 확실히 없
송석석은 내심 안도가 되어 편안한 숨을 내쉬었다. 석소 사저가 왕청여에게 손 봐주고 싶다고 할 때 그녀는 석소 사저가 승은백부에서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으면 싸울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그녀는 사저들이 분수를 잘 알 것이라고 믿었다. 송석석은 왕청여의 미움을 산 적도 없는데 그렇게까지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었다. ‘아마 장군부의 노부인이 왕청여 앞에서 내 험담을 엄청 많이 했겠지. 보아하니 장군부의 노부인은 내가 황실로 시집온 게 여지간이 질투 나고 미웠나 보다. 다만 왕청여도 한때는 방 씨 집안의 며느리로 지냈었잖아. 방시원이 얼마나 활달하고 통찰력 있는 사람인데, 왜 그런 건 하나도 배우지 못했을까?’ 승은백부에 도착하자 승은백 부인이 서둘러 손님을 화청으로 맞이했다. 량소가 며칠 전에 황실에 가서 소란을 피워 승은백 부인은 황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죄를 물으러 올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며칠을 기다렸는데 아무도 오지 않더니 오늘 북명왕비가 왔다는 보고를 듣고 너무 긴장이 되어 심장이 다 튀어나올 지경이였다. ‘아들의 벼슬길이 보기엔 밝아 보이지만 실은 어사가 그를 참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북명황실에서 죄를 묻고 어사대가 이 일을 부풀린다면 참배를 원하는 상소문이 눈송이처럼 어전으로 날아갈 것이야.’ 평소라면 소문만 들어도 상소하던 어사대가 며칠 동안이나 잠잠하자 승은백 부인은 마음이 더욱 조마조마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결국 안절부절못하며 먼저 사과를 건넸다. “며칠 전에 아들놈이 철이 없어 사람을 데리고 황실로 찾아가 왕야님과 왕비님에게 폐를 끼쳐드렸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왕비님께 사과드리겠습니다. 부디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하지만 송석석의 태도는 지난번보다 좋지 않았다. “세자께서 백작가문에서 태어나 공부를 많이 한 데다 황제폐하께서 직접 뽑으신 일등이지 않습니까? 다만 어린 나이에 가장 주의해야 할 건 사람
송석석은 눈이 퉁퉁 부은채로 얼굴을 가리려는 란이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러자 란이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제 눈을 보지 마십시오...”송석석은 말을 무시한채 한 번 보더니 말했다.“아주 복숭아처럼 퉁퉁 부었구나.”“언니...”란이는 또 울먹이며 말했다. “량소가 그날 일로 매일 나한테 와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가는데 남편이 되어서 어쩜 그렇게 모질게 굴 수 있습니까?”송석석이 눈쌀을 찌푸렸다. “걔가 널 욕하는데 가만히 있어?! 넌 욕할 줄 모르니?”“저는.. 욕을 할 줄 모르는데요..”송석석은 더 이상 방법이 없어 고개를 돌려 석소 사저에게 물었다.“사저, 혹시 욕할 줄 아십니까?”“당연하지.”석소 사저가 흔쾌히 답했다.“좋아요. 그럼 앞으로 량세자가 와서 군주를 욕한다면 사저께서 대신 욕해주십시오. 원칙은 단 하나입니다. 그가 욕하면 사저도 욕을 하고, 그가 손찌검을 하면 사저도 그를 공격하시면 됩니다.”“그거 참 잘 된 일이군.”“언니, 이 두 분은 누구십니까?” 린이가 눈물을 머금고 의혹스로운 표정으로 물었다. “이 분들은 내가 매산에서 알게 된 사저들인데 무공도 할 줄 알고 의학도 좀 아셔서 너의 식사도 감시할 수 있고 네가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대신 상대해 줄 수 있다.” “언니, 고맙습니다..” 란이의 눈물은 줄 끊어진 구슬 마냥 흘러내렸다. “됐다. 그만 울거라. 매일 울기나 하고 그래서 아기에게 무슨 좋은 영향이 가겠는가?” 송석석은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화가 났다. “그리고 넌 군주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백부로 시집온 것인데 왜 매일 천대를 받는 것이냐? 너처럼 못난 군주가 또 어디 있냐? 난 가끔 네가 가의 군주에게 좀 배웠으면 좋겠구나. 그녀가 모든 사람의 미움을 샀지만 결국 너처럼 손해를 보진 않았잖니?” 말을 마친 송석석은 가의 같은 악독한 년과 란이를 비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다시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 너도 좀 강하게 굴면 안 되겠느냐? 넌 군주이고 세자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