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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송석석과 함께 방을 나선 란이는 마침 시만자에게 머리채를 잡혀있는 연유를 보고 놀랐다.

그녀에게는 이젠 더 이상 거만하거나 날카로운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양쪽 뺨에는 손바닥으로 맞은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고 얼굴도 잔뜩 부어있었다.

한 눈에 봐도 시만자가 얼마나 호되게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

둘을 본 시만자는 이내 그녀를 밀어버렸다.

“꺼져라!”

겨우 몸을 지탱하면서 여전히 뺨을 움켜쥐고 있는 그녀가 란을 쳐다보았다.

“세자 부인 손님들은 참으로 야만적이군요. 덕분에 세자가 저를 더욱 소중히 여길 겁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웅크린 채 하녀들의 부추김을 받으며 떠났다.

란의 얼굴은 급격히 창백해졌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송석석은 그녀의 거처로 그녀를 데려갔다. 그러고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리도 너를 짓밟는 것이냐? 란이야, 네가 군주다!”

란이는 흐느끼며 말했다.

“군주가 뭐가 소용 있습니까? 그는 저의 부모님에게 의지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부모님께서 그의 출세를 돕고 싶어 하지만 그 또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권이 없는 친왕은 경영에도 서툴러 손에 여유 자금도 없어 녹봉에 의해서만 겨우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수많은 첩들과 후궁들을 두었다.

그들도 모두 좋은 음식과 옷, 좋은 집에서 지내야 했기에 란이를 돌 볼 여유가 없었다.

“줄곧 이렇게 무례하게 대했느냐?”

송석석이 물었다.

“차를 올리던 중 제 신발에 그만 차가 쏟아졌습니다. 제가 몇 마디 하자 남편이 저를 마구 꾸짖더군요.”

눈물을 흠친 란이는 절망어린 눈빛으로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언니,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저에게 이럴 수 있는 겁니까? 임신한 저를 두고 기녀를 맞아들였습니다. 귀족 가문에서 기녀를 아내로 맞이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러자 시만자가 콧방귀를 뀌었다.

“승은백이 어찌 귀족 가문이냐? 만약 탐화랑 선생이 아니었다면 이미 몰락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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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임숙연
재밋는데빨리빨리다음스토릴보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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