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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작가: 유애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10 20:00:00
몽동이는 사저들 앞에서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황실에선 반드시 내 본명으로 불러야 합니다. 내 이름은 몽천생이고 몽동이도 똥 몽동이도 아닙니다.”

시만자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몽동이라는 이름은 진작에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네가 원한다면 천생으로 불러줄 수는 있지만 넌 영원히 우리 마음속의 몽동이라는 건 잊지 말거라.”

송석석은 사람을 시켜 두 사저를 데리고 가 목욕을 하게 하고 옷을 몇 벌 사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나서 내일 아침 승은백부로 갈 준비를 했다.

마침 홍작이 시만자에게 평양후부 노부인에게 처방을 보내라고 해서 장군부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장군부를 지날 때 시만자가 커튼을 걷어 한 번 본 후 아무런 이상이 없자 그냥 내버려 두었다.

처방을 평양후부의 집사에게 넘기자 그들은 감히 지체하지 못하고 바로 승은백부로 갔다. 마차 안에서 송석석은 라 사저와 석소 사저에게 저택에 들어가면 주의해야 할 점을 말해주었다.

“우리가 주동적으로 누군가를 때려서는 절대로 안 되지만 연유라는 여자가 군주에게 접근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만약 량세자가 군주의 방에 와서 화풀이를 해서 부인이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면 량세자를 직접 밖으로 내보내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매일 복용하는 약과 매일 먹는 음식은 모두 은침으로 검사해야 합니다. 석소 사저께서 의학을 조금 아시니 시기에 적절한 음식을 준비해 주시면 되는데 직접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기억할 점이 있는데 사저들이 처리하기 곤란한 위급상황이 생긴다면 한 명은 남아서 군주를 지키고, 다른 한 명은 곧바로 나한테 와서 알려주셔야 합니다.”

송석석은 세심하게 당부하며 최대한 사저들을 저택의 다른 주인들과 접촉하지 않도록 했다.

송석석은 승은백부 부인께서 란이를 해칠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무인을 무시할지도 모르니 두 사저들이 눈치를 보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송석석은 량세자와 연유를 경계하려고 했다.

석소 사저는 송석석의 말을 듣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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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문이 열리자, 오 대반은 급히 들어가라고 소리쳤다. 란주 상궁은 급히 들어가 황후를 부축해 일으켰다.“마마 손에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란주 상궁은 급히 손수건으로 피를 닦으며 궁녀들을 불러 상처를 씻기게 했다.제 황후는 온몸에 힘이 없이 의자에 앉아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태비를 버리겠다고 하셨어, 폐하께서 태비를 버리겠다고.”“폐하께서 잠시 노하셔서 그런 겁니다. 어떻게 태후를 버리시겠습니까? 염려 마십시오.” 란주 상궁은 시중을 들던 궁녀들을 나가게 하고, 창백한 얼굴을 한 마마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마마께서 태후께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되었습니다. 그리고 늙은 영태비의 일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마마께서 듣지 않으셨습니다.”“나는 이게 뭐가 잘못된 일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제 황후의 눈에 분노가 서렸다. “두 일은 잘못하긴 했지만 아주 작은 잘못이고,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란 말이다.”란주 상궁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에게 태후와 황제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송석석을 어떻게 공격해야 대황자를 위한 것일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하지만 이건 잘못된 길이다.“마마, 반드시 송석석을 적대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녀를 끌어들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녀는 후궁이 아니잖습니까.” 란주 상궁은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북명왕은 그녀의 말을 잘 따르니, 만약 그녀를 끌어들인다면 북명왕도 자연스레 대황자의 편에 서게 될 것입니다.”“하지만 폐하께서 항상 북명왕을 경계하시는데, 내가 그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건 황자께 더욱 해가 되지 않겠는가?”“마마님, 계속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마시고, 흘러가는 것에 맞추시어야 합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북명왕을 중용하시고, 비록 형제간에 갈등이 있지만 국사 방면에서는 그를 의지하고 계십니다. 북명왕과 왕비의 능력이 뛰어나니, 그들 부부가 폐하께 가장 좋은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황후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게 내가 가장 원치 않는 상황이야. 난 송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24화

    숙청제는 몸을 살짝 숙였다. 눈에는 분노가 번뜩였다. “짐이 네게 아군여학을 폐지하라는 명을 했는가? 여학은 어마마마가 창립한 것이고, 많은 유명한 가문의 부인들을 모을 수 있어 짐에게는 이로운 점이 더 많은데, 왜 폐지해야 하느냐?”황후는 혼란스럽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폐하께서도 송석석과 그들이 지나치게 가까이 지내는 것은 원치 않으신 것 아닙니까?”숙청제는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며 한 마디 한 마디 말했다. “황후는 송석석을 대신할 능력이 없는가?”황후는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폐하의 말씀은 제가 여학에 가서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혹은 부인들을 모아야 한다는 겁니까?”그녀는 황후다. 그녀가 여학에 가는 것이 무슨 망신인가? 그리고 그 부인들은 왜 황후라는 사람이 모아야 한단 말인가? 그녀들이 와서 아첨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이것은 신분을 어지럽히는 일이 아닌가?숙청제가 차갑게 말했다. “황제의 권력은 보기에는 높고 위엄 있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높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밑에서 무너져 깨져버릴 것이다. 짐은 황제로서 그들에게 많은 일을 양보할 수밖에 없다. 눈을 감아주고, 심지어 때로는 상을 주어 좋은 인상을 남겨 그들이 스스로 허리를 숙여 이 계단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헌데 황후는 왜 모든 사람이 네게 고개 숙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네가 황후이기 때문인가?”황후는 말문이 막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황후는 사실 정말 모르는 것이 아니라, 짐을 위해 생각할 줄 모르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네 사촌 동생을 방시원에게 시집보내 대황자를 위해 무장 세력을 끌어모으지 않았을 터.”황후는 얼굴색이 변하며 급히 해명했다. “폐하,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저 방시원이 충직한 사람이라 좋은 사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사촌 동생을 시집보내려던 것뿐입니다.”“황후 스스로는 믿는가?” 숙청제가 차갑게 웃었다.황후가 대답했다. “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23화

    황후를 내쫓은 태후는 궁 밖으로 사람을 보내 송석석에게 령을 전했다. 아군서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녀가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 외부 사람의 말은 아무것도 들을 필요가 없었다.그와 동시에 숙청제에게도 사람을 보내 저녁 식사를 하러 오시라고 전했다.복구안은 그녀에게 차를 한 잔 우려주며 말했다. “노여워 마십시오. 그럴 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황후께서 모르신다면 알려드리면 되지 않습니까.”“내가 몇 년 동안 가르친 것이 적었는가? 알아들은 게 있긴 한가? 애씨 가문은 어찌하여 다시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야?” 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영태비를 못살게 구는 일까지 하다니, 연왕께서 연유를 찾지 못하여 밖에 나가 이야기할까 걱정이네.”연왕은 연주에 돌아온 뒤, 상처를 입고 더욱 잔인해졌다. 만약 늙은 영비가 처참하게 세상을 뜬다면, 연주 백성을 선동할 기회와 구실을 주는 셈이다. 아주 적절한 시기임이 틀림없다.도저히 어찌할 도리가 없다면, 황후는 다른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어서방, 숙청제는 지안궁의 사람이 태후께서 저녁 식사를 하러 오라는 소식을 전하려 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숙청제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식사를 하러 오라니, 식사라니.어쩔 수 없이 오 대반을 불러 누군가 태후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은 아닌지 알아보라고 했다.오 대반도 잘 아는 사람이라 복구안을 찾아가 물으니 일이 훤히 다 드러났다.두 사람에게 이 과정은 아주 습관적이었다. 태후께서 황제께 식사를 하자고 하시면 황제는 먼저 물어 준비를 해야 했다.오 대반이 돌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결론을 말했다. “하나는 여학을 위해 고자질 한 일이고, 둘째는 늙은 영태비의 병으로 태후께서 기분이 상하시어 황후를 꾸짖으셨는데, 아직 노여움이 풀리지 않으신 것일까 생각됩니다.”숙청제는 그가 반복하는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손까지 떨렸다. “짐이 그녀의 외출을 금한다. 아직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단 말인가? 여학과 소주방의 일은 원래 하루도 관여하지 않았는데, 지금 고자질을 하고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22화

    그 말을 들은 태후는 눈동자를 굴리더니,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되었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황후가 폐하께 시집가기 전까지만 해도, 애 씨 가문은 진성을 뒤흔든 재녀를 둔 것으로 기억하는데... 황후는 그동안 그렇게나 많은 학문을 닦고 나서도 어떻게 이제 와서는 여자가 책을 읽는 게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그럼 왜 방금 학문은 이치를 깨닫는 것에 좋다고 말한 것이오? 황후가 한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데?”태후의 말에 황후는 멍해졌다. “저... 저 그런 뜻이 아니옵니다. 여자가 학문을 잘 닦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옵니다. 명문 집안의 자녀들이라면 당연히 학문을 닦고 더욱 견문을 넓히는 것이 좋긴 합니다. 필경 극소수의 명문 집안은 예교 제약이 있기에 학문을 통해서라도 시야를 넓힐 수 있사옵니다.”“황후, 내가 보기에는 황후는 예교 규칙을 입에 달고 다니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은데, 혹시 예교 제약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오?”그 말에 황후는 매우 의아해했다. “하지만 어머니, 이것은 여자로 살기 위한 근본인데 어떻게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고를 결정할 수 있겠사옵니까? 정직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스스로 준수해야 합니다. 과거 제가 상나라 율법을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백성을 단속하면서 제약을 하게 되면 악념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좋아하지 않을 테지만 정직한 백성들은 그것을 구속이라 느끼지도 않을 것입니다.”그러자 태후가 웃으며 말했다. “황후의 생각은 이러하였군. 그래, 좋소.”태후의 칭찬을 알아채지 못한 황후는 여전히 내심 의아했다. “어머니, 제 말이 틀리기라도 한 겁니까?”태후는 미소를 띤 채 말했다. “우리끼리 간단히 하는 잡담인데, 뭐가 옳고 그른 게 있겠는가?”“혹여 어머니께서는 저랑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 겁니까?”그러나 황후는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다른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하나도 중요하지 않노라.”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황후는 되물었다. “그럼 대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21화

    한편 지안궁에서는, 방금 영태비로부터 보고를 전해 듣게 된 황태후는,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노라. 어의더러 최선을 다해 치료를 도우도록 하여라. 온갖 좋은 약재들을 다 쓰도록 하고.”“네!”고 공공은 눈시울을 붉히며 대답했다. “감사드립니다, 태후.”“그나저나 이 일을 왜 황후한테는 보고하지 않은 것이냐?”이내 태후가 담담하게 물었다. “사실 이미 가서 보고를 드리긴 했지만, 황후 마마께서는 이 정도 시점이면 당연히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될 거라고 크게 개의치 않아 하며, 사람을 시켜 음식이라도 보내라고 하셨사옵니다. 그러고 나서 영태비를 안심시키면 뒷일은 알아서 잘 수습할 것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감히 이 말을 그대로 영태비께 전해드릴 용기나 나지 않았사옵니다.”그 말에 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준비해야 할 건 철저히 잘 준비해야겠지만 일단은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걸 우선으로 생각하거라.”그러자 고 공공은 울먹이며 말했다. “태후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 이젠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의가 가서 직접 치료를 해줄 수 있으니 영태비도 이젠 좀 편하게 지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이제 그만 가보거라. 나중에 때가 되면 애 씨 가문도 병문안을 한번 가보거라.”태후가 분부를 하였다. 고 공공은 정중하게 무릎을 꿇고는 인사를 표한 뒤 자리를 물러섰다. “복구안.”이내 태후는 잔뜩 화난 말투로 소리쳤다. “지금 태병원으로 향하여, 황후가 혹시 어의가 영태비를 진료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는지 알아보고 오너라.”복구안은 명령을 받들자마자 걸음을 옮겼고, 그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마침 황후가 도착했다는 보고를 듣게 되었다. 그 말에 그는 자동적으로 뒤를 돌아 태후를 보았고, 태후는 그더러 밖을 나서라고 눈짓을 하였다. 뒤이어 황후는 란주와 함께 궁전에 들어서고는 문안 인사를 드렸다. “태후 마마, 황후가 만나 뵙습니다.” “황후는 무슨 일로 찾아온 건가?”그러자 황후는 몸을 반듯하게 펴고는 활짝 웃으며 말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20화

    시만자가 대꾸했다.“하지만 그들이 낸 등록금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데? 그리고 평범한 백성 집안의 딸은 전부 생계를 도우러 나가야 해. 공부는 돈을 버는 게 아니잖아.”“은자가 적지 않아서 1~2년은 버틸 수 있고,” 송석석이 생각해 보더니,“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건 안 되지만 적게 걷을 수는 있지. 반나절 수업하고 반나절은 돌아가서 집안일을 도우라고 하는 거야.”“또 상인 집안도 있잖아? 그들은 은자에 인색하게 굴리 없고, 무슨 예법이니 법도도 상인 집안은 그렇게 살벌하지 않아.”시만자가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히 그렇긴 하지. 명문이나 황실을 대상으로 한 상인을 제외하고 일반 상인 집안은 여자들이 나와서 장사하기도 하니까.”국태 부인도 말을 보탰다.“보통 백성도 올 사람이 있어. 심 선생의 이름을 보고 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른 쪽으로는 많은 집에서 아들을 공부시킬 돈은 없지만, 만약 딸이 여학에 가는데 등록금이 싸면 딸을 보내길 원할 게 틀림없어. 딸이 집에 와서 형제에게 글을 가르치게 한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지.”송석석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마음 속으로 태후 마마의 이번 계책은 상대의 계략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태후 마마는 설마 황후 마마께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시는 걸까? 황후는 그녀가 명문세가 사람들과 빈번하게 왕래하지 못하게 하고, 금족령이 풀리자마자 부인들에게 자신을 알현하라는 명목으로 부른 것은 자퇴를 선동하기 위해서였다.황제가 자신을 책망하지 못하도록 누군가 자퇴한 뒤, 황후가 유난을 떨며 여학을 권한 것은 사실 모두에게 자퇴 결심을 더욱 굳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황후는 자신의 뜻대로 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는 태후와 송석석이 하고 싶었던 대로였다.그래도 좋다. 각자 원하는 것을 얻었고, 다들 기쁘니까 말이다.‘단지 폐하는 그렇게 기쁘지 않을 것 같네, 하여튼 이게 얼마나 좋은 기회야.’아군여학이 민간에 학생을 모집한다는 얘기가 황후 귀에 전해지자 황후는 체통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19화

    송석석은 답장을 쓸 수 없었다. 그들은 거주지가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저 그리움만 가슴에 품은 채 그가 돌아오면 들려주는 수밖에 없었다.올 설은 화려하게 지낼 모양인지 그녀가 경위부로 돌아가 다시 관복을 입지 못하게 하려고, 보주는 새 옷을 전부 그녀에게 한번씩 입히지 못해 안달이었다.매일 아침 일찍 보주는 그녀를 화장대 앞에 억지로 앉히고 이런저런 화장법을 바꿔가며 그녀를 예쁘게 꾸몄다. 목 승상 부인은 여자가 피부가 그렇게 희고 부드럽지 않아도 아주 예쁘다고 말했다.송석석의 피부는 희고 부드럽지 않았는데 매일 밖에서 뛰어다니다 보니 바탕이 아무리 좋아도 규방 여자의 새하얀 피부색은 잃어버릴 수밖에 없지만, 붉게 윤기가 도는 구리빛 피부는 가장 아름답게 핀 복사꽃 같고 잘 익은 사과 같기도 했다.황후는 섣달 8일에 금족령이 풀려 수도 내외명부 부인들에게 입궐하여 알현하라고 선포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항간에 소문이 돌았다. 그 집 아가씨는 원래 위국공 집안의 조카와 혼인할 예정이었으나 여학 사건때문에 혼사가 어그러졌다는 것이었다.따라서 곧 개학을 앞둔 시점에 자신의 딸을 아군여학에 보내야할지 말지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일부는 결단을 내려 국태부인에게 가서 딸을 자퇴시켰다.한 명, 두 명, 세 명….자퇴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져 고작 2~3일만에 무려 절반이 자퇴하겠고 했다.황후가 이 얘기를 듣고 여러 부인들에게 입궐하라고해서 설득했다. 여자에게 평판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며 시집을 가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은 아니므로, 북명왕비처럼 그렇게 자기 주관이 있고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이런 말이라면 차라리 하지를 말지, 이 말을 듣고 명문세가 부인들이 속으로 구시렁거리지 않을 수 있겠어?’상국엔 송석석 하나 뿐이라 흉내를 낼 수도 없고, 자기 딸이 어떤지 자기가 모를까? 전쟁에 나가 병사를 관리할 능력은 절대 없고, 바퀴벌레만 봐도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는데 좋은 혼처라도 기대지 않으면 어떻게 평생을 책임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218화

    송석석이 저택으로 돌아오자 염선생이 사여묵에게 온 서신을 그녀에게 건내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오늘 막 집을 나서사지마자 왕야의 서신이 도착했습니다.”송석석은 눈을 빛내더니 서신을 받아들고 서둘러보기 전에 일단 물었다.“염선생은 어째서 가족들과 설 쇠러 집에 안 가?”“곧 돌아가서 가족들과 연말연시를 맞을 참입니다. 왕비 마마께 직접 서신을 전해드리려 기다린 거예요.”염선생이 놀리는 눈빛으로,“왕비 마마의 기뻐하시는 모습도 보고 싶고, 왕야께서 부부 간의 배갯머리 송사 말고 다른 얘기도 하셨나 궁금하기도 하구요.”송석석은 기쁨을 감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이건 장군이 보낸 첫 서신이니까 내가 먼저 봐야지.”그녀는 서신에 분명 상황을 조사한 것이 있을 게 분명해서, 나중에 서신을 염선생에게 훑어보게 할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녀가 서신을 개봉해 보니 3장으로 나눠져 있었다. 2장은 그녀에게 쓴 것이고 다른 1장은 조사 상황을 설명한 것이었다.염선생이 웃으며 말했다.“왕비마마께 쓰신 건 빼곡하게 2장이나 되는데, 조사내용은 고작 한 장이라니, 이번에 지방까지 가셔서 왕야께서 마음 고생이 심하신가 봅니다.”송석석은 쑥스러워하며 재촉했다.“어서 봐, 방금 쓱 훑어본 거라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단 말야.”염선생이 조사 내용을 적은 한 장을 바로 읽기 시작하더니 다 읽은 뒤 송석석에게 말해주었다.“노주에 도착한 뒤 한동안 은밀하게 조사한 결과, 어느 마을에 전부 젊고 건장한 장정들만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노인도 아이도 없고 평소 농사를 짓는데 현지 사람들 말에 따르면 전에는 남녀노소가 다 있던 평범한 마을이었으나 몇 년전 역병이 돌더니 노인과 아이들이 다 죽고 점점 타지 사람들이 와서 살더니 오랜 세월 발전해서 이렇게 커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 마을은 이미 촌락 규모를 넘어서 거의 5천명에 달한다고 하는 군요.”“5천명?” 송석석은 듣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령 마을이 커 봤자 수백 명, 천여 명이면 이미 인구가 많다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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