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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시만자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그녀는 송석석의 어깨에 기대어 울먹거렸다.

“그 선비가 고모를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실망하면서 평생동안 후회하면서 살기 바랬어.”

송석석은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진심이 아니잖아.”

“진심으로 생각해 본 적 있어. 난 착하지 못해. 너만 모르는 거야.”

“나 말고, 우리 가문 사람들은 두 사람을 보려고도 하지 않아. 오래된 하인도 두 사람만 보면 욕하기 바쁘고.”

“왜 돌아오신 거야?”

“할머니가 아프셔. 문안 오면서 가족도 보러오신 거지. 근처에 집을 빌려 살면서

격일마다 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계셔. 계속 버티다 보면 할머니가 봐주실 줄 아셨던 거지. 하지만 우리 조부모님은 기쁘게 고모를 맞이하지 않으셔. 오히려 집안에 한 발자국도 들이지 못하게 하시지. 그렇지 않으면 집안이 또 시끄러워 질지도 모르거든.”

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만자의 고모 한 명 때문에 시씨 가문의 모든 여인들이 혼사에 애를 쓰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를 미워하는 이유도 충분했다. 설령 시만자의 할머니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송석석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가 이어서 위로를 해주려 하자 시만자가 등을 곧게 세웠다.

“괜찮아. 너희 이모 얘기를 하다 보니 우리 고모가 잠시 떠오른 것뿐이야. 너희 이모는 왕실 집안에 시집가서 연왕비가 되셨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고모보다 못한 날을 보내고 있다는 게 안타까워. 그리고 너랑 전북망도 결국 그런 결말을 맞이했잖아.”

송석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모두 각자의 인연이라는 게 있겠지.”

그녀는 청목암에서 연왕비를 보고 나서야 시만자의 마음을 이해했다.

2-3년이 지나서 만난 연왕비는 삐적 마른 나무처럼 살이 빠져 있었다.

온몸은 힘없이 푹 늘어져있었고 볼살은 푹 들어가고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두껍게 덮고 있었다. 아무리 방 안에 온돌을 펴 두어도 몸을 덜덜 떨었다.

연왕비는 송석석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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