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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송석석의 혼사 때문에 시만자가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서 적염 동료들에게 그녀를 꾸며 줄 것을 부탁했다.

한 달 전 일이다.

하지만 연왕이 직접 청혼하러 왔다는 가정을 하고,

연주에서 강남의 시 가 집안까지 거리를 계산했다.

곧이어 시 가 집안을 떠나 적염문으로 갔을 때로 짐작했다.

게다가 집안 사람들은 송석석에게 화장을 해주기 바빴고,

시만자는 적염문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성으로 나가야 했다.

경성에서 만난 집안사람들은 모두 모르는 눈치였다.

시만자가 벌떡 일어났다.

“연왕께서 나이가 얼만데 그런 짓을 하고 다니시는 겁니까?

그리고 이혼장은 또 언제 보내셨습니까?

어쩌면 먼저 청혼하고 이혼장을 보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더러운 자식, 죽여 버리고 싶습니다.”

반복되는 ‘연왕’이라는 말에 연왕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곧이어 힘없는 눈빛에 점점 생기가 돌더니, 송석석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송석석을 알아보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심장 찢길 것처럼 소리를 내며 울었다.

곧이어 기침을 하고는 이불에 피를 잔뜩 쏟았다.

옆에 있던 송석석은 깜짝 놀랐다.

서둘러 연왕비의 등을 살짝 두드려 주었다.

그녀가 아무리 피를 닦아도 연왕비는 계속 피를 토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는 거의 기절한 채로 쓰러졌다.

한편, 청작과 국춘은 당황한 기색이 없다.

그리고 익숙하게 연왕비를 눕히고 침을 놓았다.

약제를 갈아서 억지로 먹였다.

하녀들은 바닥을 닦거나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송석석은 마치 벼락에 맞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두 손에는 모두 피가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녀가 손 새척에 필요한 물을 가져와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시만자는 송석석을 두드렸다.

“가서 손부터 씻어. 일단 침은 놓고 상황 보자.”

송석석은 그제야 두 손을 물에 담갔다.

몸은 울분에 이기지 못해 벌벌 떨렸다.

연왕비가 아픈 건 알고 있었지만 심각한 상태 일 줄은 몰랐다.

그리고 서서히 서늘함과 두려움이 그녀를 감쌌다.

이 느낌은 다름 아닌 가족을 잃는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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