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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연왕비는 세게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밖을 잠시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명심하거라. 그 사람은 결코 착한 사람이 아니야. 아마 장공주랑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는 모양이야.”

송석석이 깜짝 놀랐다.

“네?”

그녀는 하인들을 급히 내보내고 시만자를 시켜 문을 지키도록 부탁했다.

“이모,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연왕비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어서 나오는 말투에는 두려움과 서늘함이 섞여있다.

“수년 동안 연주에서 몰래 군사를 모으고 있었어. 그 군자금은 장공주와 측비 김 씨가 대주고 있고. 지금 군사들을 옹현에 숨겨 두었을 것이야.”

송석석은 옹현을 알고 있었다. 그곳은 장공주의 봉지이자 선제가 준 혼수였다.

“절대로 그의 눈에 띄어서는 안 돼. 또한 그와 적이 되어서도 안 되느니라.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야.”

말을 끝내자 연왕비의 기운이 약해졌다. 어쩌면 많이 두려웠던 모양이다.

“요 몇 년 동안 그가 첩을 아끼고 본처를 싫어한다는 소문은 들어 봤겠지? 사실 황제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 나쁜 평판을 일부로 만들었던 것이야.”

송석석은 등이 서늘했다.

사실 모두가 연왕을 무능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황제가 아무리 사람을 보내 감시한다고 하여도 장공주의 봉지인 옹현을 주의 깊게 볼 리가 없었다.

그녀는 그제야 장공주가 재물에 대한 욕심이 강한 이유를 찾아냈다.

그렇게 연왕비는 말을 끝내고 다시 잠에 들었다.

섣달 스무여드레가 되던 날에 연왕비의 정신이 유난히 또렷했다. 점심으로 반 공기 가량의 죽을 드시고, 저녁도 반 공기를 먹었다. 도중에 그릇에 죽을 추가하기도 했다.

송석석은 연왕비의 병세가 나아진 줄 알고 기뻐했다. 그녀는 왕비의 손을 잡고는 겨울이 지나면 다시 오겠다고 전했다.

그 말에 연왕비가 잔잔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 그렇게 하려무나.”

송석석은 기쁜 마음에 젖어 청작과 국춘의 한숨은 보지 못했다.

어느덧, 밤이 되었고 국춘이 문을 두드렸다.

동시에 울먹거리는 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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