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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목욕을 마친 뒤, 송석석은 화려한 예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분을 얇게 발라 창백한 안색을 가렸다.

황가의 연회이고 종친들이 모두 모이는 자리였기에 지켜야 할 예법도 많았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길게 심호흡하면서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고 애썼다.

‘이 슬픔 역시 지나갈 거야. 적응해야 해.’

그녀는 그렇게 속으로 되뇌었다.

거울 속에는 화려한 비녀에 빛나는 목걸이까지 착용한 아름다운 여인이 앉아 있었다.

사부님이 혼수로 준비해 주신 장신구들이었다. 값비싼 동주로 만들어진 장신구들을 상자째 보내오신 분이었다.

귀걸이 역시 같은 계열인 동주 귀걸이로 착용해서 귀티가 풍겼다.

눈가의 미인점은 오늘따라 더 선혈처럼 빨갛게 돋보였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깔아 분노로 폭발할 것 같은 살기를 감추었다.

사여묵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가자.”

예복을 갖추어 입은 사여묵은 훤칠한 키에 준수한 용모를 남김없이 자랑하고 있었다. 송석석은 그를 향해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예, 어머님을 오래 기다리시게 하면 안 되지요.”

혜태비는 평소에 비해 단촐하게 단장했다. 연한 색상의 옥비녀에 붉은 산호 목걸이를 착영하려다가 돌아간 연왕비가 떠올라 목걸이를 내려놓고 평소에 늘 하고 다니던 옥팔찌도 뺐다.

한녕은 사랑스럽게 단장한 서우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연붉은 치맛자락은 그녀의 사랑스러운 용모에 빛을 더했다. 그녀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서우의 손을 잡은 채 다가와서 차례로 혜태비와 사여묵, 송석석에게 인사를 올렸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서우의 얼굴에 비친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며 송석석은 위안을 삼았다.

“부상이 나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뛰지 말고 천천히 걸어 다니렴.”

태비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며칠 함께 지내다 보니 혜태비는 예의 바르고 온순한 서우에게 호감을 느꼈다.

“예, 태비마마.”

서우는 그제야 뛰던 것을 멈추고 공손히 말했다. 사실 이제 뛰는 것 정도는 거뜬했지만 태비마마의 말씀을 거스를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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