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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혜태비에게 계속 위로의 말을 듣는 것도 죄송스러운 일이었다.

그녀는 서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괜찮다. 기분이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연회에 가면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어.”

그녀는 일부러 가벼운 우스개로 분위기를 띄웠다.

혜태비와 한녕마저 그녀의 거짓말에 속은 듯했다.

매년 있는 궁중 연회이지만 그 규모가 상당하니 매번 설레고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곳곳에 채색등이 걸려 있고 복도에는 유리등으로 대낮처럼 궁궐을 밝혔다.

연왕은 일가족들과 함께 태후와 황제 내외를 알현했다. 황태후는 선황의 동생인 연왕이 그리 반갑지 않았다. 그가 첩을 총애하고 정실을 홀대했다는 소문이 이미 경성까지 퍼진 탓이었다.

연왕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다들 그녀가 병세가 깊어 못 온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단 신의가 친히 보살피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연왕과 김 측비에게만 맡겼더라면 아마 진작에 명을 달리했을 것이다.

황태후는 넌지시 연왕비의 안부를 물었다.

당연한 인사말이고 황태후도 이들이 진실을 말할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연왕의 태도가 이상했다. 그는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송석석이 연왕비의 죽음을 까발리기 전이었다면 예전처럼 그냥 병이 깊어 외출이 힘들다는 핑계를 댔겠지만 북명 왕부 사람들이 다 알게 된 이상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궁중 연회에서 송석석이 갑자기 이 일을 입 밖으로 내지는 않겠지만 이 일이 알려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그는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억지로 쥐어짜며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마마, 경성에 도착하자마자 왕비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사옵니다.”

순간 태후가 들고 있던 찻잔을 놓치며 바닥에 떨어졌다.

“뭐라?”

황제와 황후도 당황한 얼굴로 연왕에게 시선을 보냈다.

게다가 왕비가 사망했는데 바로 돌아가지 않고 일가족을 데리고 경성에 머무르는 연왕의 행동도 이상했다. 궁중 연회보다는 당연히 왕비의 장례가 먼저가 되어야 하지 않은가!

“그럼 어서 연주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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