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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잠시 생각에 잠기던 송석석이 대답했다.

“보통 여자들이 이런 생각을 했다면 이해할 수는 있어. 하지만 너희 시씨 가문은 다르잖아. 명색의 명문가에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문이고 고모 때문에 혼삿길에 걸림돌이 생기긴 했지만 이미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가문인데 뭘 더 높게 오르려 하는 거야? 기준을 낮춰 남편이 권력을 가진 가문에서 살면 오히려 더 편안하지 않아?”

“그래서 내가 어리석다고 하는 거야.”

시만자가 송석석에게 동주 귀걸이를 걸어주며 말했다.

“연왕이 시씨 가문을 노리고 있는 건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오늘 아침 일찍 이미 진성을 떠났고 너의 고모의 장례도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어.”

“사람들을 붙인 거야?”

송석석이 물었다.

“맞아, 감시하고 있어.”

시만자가 송석석의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좀 웃어봐. 요 며칠 동안 네가 웃는 걸 본 적이 없어. 만약 나에게도 자손들이 있다면 난 그들이 매일 웃기를 바랄 것이야.”

송석석은 신만자의 손을 살짝 쳐냈다.

“남편도 없으면서 무슨 자손을 바라긴 바래?”

“세 발 달린 개구리는 찾기 어렵다지만 두 발 달린 남자는 쉽지 않겠어?”

시만자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 한편으론 무기력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송석석은 시집을 잘 가긴 했지만, 왕실의 자질구레한 일들로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신만자에게 어울릴만한 남자는 없었다.

새해 첫날은 초대하고 초대받으면서 그렇게 순조롭게 지나갔다.

그렇게 다가온 정월 대보름에는 더욱 많은 축제와 행사들이 있었고 사여묵은 조금 늦은 시간에 불꽃놀이를 보러 가자고 했다.

하지만 오후가 되자 우박이 내리기 시작했다. 큰 우박에는 재해가 뒤따른다.

사여묵은 대리시경이긴 했지만 동시에 경위 지휘사였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돌아쳤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보내 송석석의 안전까지 살폈다.

날씨는 너무 추워서 뼛속까지 에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뒤뜰에 있던 매화나무들은 우박에 쓰러졌다. 그것은 혜태비가 이식해 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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