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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선황 문제는 의귀비를 총애했기에 그녀의 자식인 장공주도 무척 총애했다. 영비는 장공주를 맡아서 돌보게 되면서 수많은 하사를 받았다.

지금은 영태비가 되어 조용히 지내고 있었다. 다른 태비들에 비하면 존재감이 별로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선황이 세상을 떠나고 같이 순장하거나 절에 보내진 다른 비빈들보다는 나았다.

품계로 따지면 윗순위에 속했지만 후궁은 품계만 가지고 살아가는 곳이 아니었다.

선황은 연왕에게 영지를 내려 멀리 보내고 영태비는 궁에 남겼다. 그것은 연왕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현재까지 연왕은 무능하고 미색을 좋아하는 별 볼일 없는 친왕이었다.

그래서 황제는 은혜를 베풀어 영태비를 연왕부에 보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었다.

하지만 연왕비의 부고 소식을 듣자 그럴 마음이 싹 사라졌다.

어차피 궐에는 장공주도 있고 장공주도 영태비의 자식이니 그리 급하게 서두를 건 없었다.

연왕은 일가족과 함께 대전을 나와 영태비를 뵈러 장수궁으로 갔다. 마침 장공주도 그곳에 있었다.

이미 백발이 된 영태비는 아들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달려 나왔다.

그들이 큰절을 올린 뒤, 영태비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연왕은 장공주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구나.”

사실 남매라고는 하지만 연왕과 장공주는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나 날짜도 이틀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장공주가 말했다.

“3년 만인가요, 오라버니?”

“그래. 지난번에 왔을 때는 왕비의 친척인 송가 여식의 혼사 때문이었지.”

연왕은 송석석을 떠올리자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송석석 얘기가 나오자 장공주도 불쾌한 표정으로 망토를 여미고는 밖으로 나갔다.

연왕은 그녀의 뒤를 따르며 궁금한 얼굴로 물었다.

“송가의 여식이 마음에 안 들어?”

장공주가 싸늘하게 말했다.

“마음에 안 들기만 하겠어요? 죽이고 싶을 정도로 거슬리는 계집이에요.”

연왕이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아이는 송회안의 여식이야.”

송회안 얘기가 나오자 장공주의 두 눈이 증오로 가득 물들었다.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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