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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잠시 멈칫하던 사여묵은 이내 기뻐하며 말했다.

“내가 사부님께 벌받을까 봐 걱정하는 거요? 당신이 나를 걱정하는 게 진짜 맞소?”

“당연히 걱정하지요. 혹시 사숙의 철권을 맞아본 적 있습니까?”

송석석은 봉황 같은 눈을 치켜올렸다.

“맞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소.”

사여묵은 사문에서의 날들을 떠올렸다.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을 거기에서 보냈고 이는 존엄과 관련된 일이기에 맞았어도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늘 선하였습니까?”

송석석은 호기심이 발동했다.

대사형마저도 벌을 받았는데 그런 대사형보다도 더 말썽을 피우지 않았단 말인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사여묵은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내가 만종문에 갔을 때 그들은 나와 어울리려 하지 않았소. 수련하는 데에만 힘쓸 수밖에 없었으니 사부께서 아주 만족해하셨소.”

그의 말을 들은 송석석은 경외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모두 사숙에게 벌을 받았는데 그중 그만이 유일하게 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무공은 역시 뛰어난 이유가 있었다.

만종문에서 사숙의 매를 맛보지 못한 이는 그녀가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난 자들이었다.

그녀의 경외 가득한 눈빛에 사여묵은 턱을 치켜올리며 한껏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말이다. 간혹 두어 번 벌 받은 것은 아예 말을 꺼내지 않은 것이 좋다 생각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국공부에 도착했다.

진복은 황마마와 부중 하인들을 이끌고 문 앞에서 맞이하고 있었고, 시만자도 만두, 신신, 몽동이와 함께 달려 나왔다.

시만자는 웃으며 송석석의 팔장을 꼈다.

“드디어 왔구나. 네가 빨리 몽동이에게 한마디 해. 혼수였으면서 그날 밤 우리와 함께 몰래 도망쳐 왔으니 말이야!”

몽동이는 시만자에게 왜 그 말을 지금 꺼내느냐는 눈빛을 보냈다.

송석석은 웃으며 몽동이를 한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그건 농담이었어. 몽동이가 어떻게 내 혼수가 될 수 있겠어?”

“안될 것도 없지? 사부님에게 내쳐졌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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