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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송석석도 잠시 말을 아끼기로 했다. 그녀는 사람을 시켜 음식을 준비해 혜태비에게 식사를 대접하게 했다.

혜태비가 식사를 마친 후, 송석석이 입을 열었다.

“계약서를 저에게 보여주시지요. 혹시 모를 함정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혜태비는 눈물로 가득한 눈동자를 깜박이며 말했다.

“함정이 있다면서 대체 무슨 준비를 할 수 있단 말이냐?”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계약서를 주시지요.”

송석석은 혜태비의 눈물을 마주하지 않고 몸을 돌려 고씨 유모에게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하였다.

문서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었던 고씨 유모이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계약서를 들고 나타났다.

송석석은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세 번이나 읽어보았으나 아무런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 계약서는 매우 공평하고 정직하게 작성되어 있었다.

실제 소유자란에 혜태비 쪽은 고씨 유모의 이름은 고계순이 사용했고, 가의 군주는 하인 조천민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렇게 재벌 집 부인들이 외부에서 장사를 할 때는 자신의 이름으로 재산을 등록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본명을 사용하면 관청에서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고, 또한 여인이 얼굴을 드러내는 것들이 꺼렸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안의 지아비나 아들의 이름으로 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노비의 이름으로 등록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어차피 그들의 신분증을 쥐고 있기에 그들의 이름으로 재산을 등록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었다.

혜태비와 가의 군주가 자신의 이름으로 장사를 할 리 없었다. 상업 계층에 대한 멸시가 심하여 상인의 신분이 천하다고 여겨졌던 탓이었다.

돈만 벌 수 있다면, 누구의 이름을 쓰든 상관없었다. 그들에게는 신체 각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떠하냐? 문제가 있느냐?”

혜태비는 송석석이 세 번이나 반복해서 읽는 것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는 송석석의 눈빛은 의미심장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일 아니냐? 그런데 어찌하여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는 것이냐?”

마치 자신을 바보 취급하는 것 같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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