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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고씨 유모는 사람들 사이를 힘겹게 비집고 들어가 가까스로 점원에게 물었다.

“여기 실금으로 장식된 보석 팔찌가 있는지요?”

고씨 유모를 힐끗 보던 젊은 점원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그 팔찌는 2층에서 파는 것인데, 지금은 재고가 없습니다. 올해 몇 차례나 만들어졌지만 모두 팔렸습니다. 구입을 원하시면 2층에서 예약하셔야 하고 내년 2월에나 입고될 것입니다.”

‘예약까지 해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내년 2월이 되어서야 물건을 받을 수 있다니?’

고씨 유모는 천천히 뒤로 물러나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1층보다 더 우아하게 꾸며져 있었고, 무려 여덟아홉 개의 전시대가 있었다. 전시대 앞에는 푹신한 방석이 깔린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 그 쪽에서 일대일로 귀빈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다른 한켠에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다과를 먹고 차를 마시며 난로에 몸을 녹이고 있었다.

고급 비단을 입지 않는 것을 보니 권세가의 사람이 아닌 부유한 상인들이었다.

고씨 유모가 방을 한 번 훑어보는데 한 손님이 몇 개의 금팔찌를 손목에 착용해 보고는 어울린다고 느꼈는지 포장해 달라고 했다. 디자인은 세련되었지만, 금경루와 비교하면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그때 한 점원이 다가와 그녀를 맞이했다.

“실금으로 장식된 보석 팔찌가 있는지요?”

점원이 아쉬운 듯 말했다.

“막 다 팔렸습니다.. 혹시 예약해 두시는 것이 어떻사옵니까?”

“여기 장사가 이렇게나 잘된단 말입니까?”

고씨 유모는 냉정하면서도 이성적이었다.

“지난번에 왔을 때도 손님들로 가득하더니 인기 있는 디자인이 지금은 다 팔린 것 같군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우리 금루는 금경루를 제외하고는 진성에서 따라올 곳이 없습니다.”

점원은 한껏 들뜬 목소리도 대답하더니 고씨 유모의 옷차림과 위엄 있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물었다.

“실금으로 장식된 보석 팔찌 말고 다른 팔찌는 어떠신지요? 금으로 만든 것도 있고, 옥으로 만든 것도 있습니다. 다만 거의 대부분이 품절된 상태라 내년에야 다시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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