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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그런 즐거움을 공유할 만한 사람은 양훈뿐이었다.

하성우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양훈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

전화 연결음이 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디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하성우는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양훈의 목소리가 반가워 웃으면서 말했다.

“있잖아, 아까...”

그렇게 방금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양훈에게 전하고는 다시 또 벽을 붙잡고 박장대소 짓기 시작했다.

“두 사람 정말 웃기지 않아? 아이고, 배야.”

“...”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하성우는 웃다 말고 통화가 끊겼는지 핸드폰 화면을 확인했다.

‘왜 말을 안 하지?’

“여보세요?”

하성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핸드폰을 귓가에 댔다.

“양훈!”

“응.”

하성우는 순간 불쾌했다.

“왜 말을 안 해? 넌 안 웃겨? 상준이가 차우미한테 완전히 잡혀 살잖아. 쟤가 언제 저러는 거 봤어?”

그리고선 무언가 생각났는지 배시시하면서 말했다.

“그런데 차우미를 다시 자기 여자로 만들기 어려울 것 같아. 이래서 언제 자기 여자로 만들겠어.”

말로는 안타까워하면서 속으로는 오히려 깨 고소했다.

하성우는 나상준이 잡혀 사는 모습이 좋았다.

“쉽지 않지.”

양훈이 드디어 대답했다.

하성우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너도 쉽지 않다고 생각해?”

양훈마저도 쉽지 않다고 했으니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성우가 곧바로 질문했다.

“빨리 말해봐. 왜 쉽지 않은데?”

그는 늘 사리에 밝고 똑똑한 양훈의 생각을 듣고 싶었다.

“큰 노력을 해야 할 거야.”

하성우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노력? 그건 당연한 거 아니야? 신혼생활 3년 동안 차우미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꽃 같은 청춘을 낭비해 버렸잖아. 인과응보인 거지! 만약 내 딸이 이런 대접을 받았다면 아주 혼쭐을 내줬을 거야!”

“...”

양훈은 또다시 말이 없었다.

하성우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불쾌해하면서 물었다.

“바빠? 빨리 말해봐. 나 또 회의 들어가 봐야 한다고. 시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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