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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그는 진지하게 묻는 것 같았으나 함부로 묻지 않았다.

차우미는 잠시 머뭇거리다 하성우의 답안을 몹시 궁금해하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사람마다 우점과 결함을 가지고 있어 서로 비교할 수 없어.”

“어...”

“그건... 그래요...”

하성우는 또 나상준을 바라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또 물었다.

“상준이 형은 어떤 장점이 있어요?”

하성우는 농담하기를 좋아한다. 지금 그의 이런 모습에는 장난기가 가득했다.

비록 우스개로 물었으나 차우미는 곰곰이 생각하고 나서야 대답했다.

“가정을 돌보고 효심이 있고 책임감이 있으며 성숙하고 듬직해. 사람을 대하고 일을 처리하면서 진지하고 믿음다워.”

나상준은 차에 오르자마자 눈을 감았다. 하성우와 차우미가 대화를 해도 눈을 뜨지 않았고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그는 눈을 뜨지 않을 듯했다.

그러나 차우미가 하성우의 두 번째 물음에 대답할 때 나상준은 눈을 떴다.

그녀는 자신의 장점을 곰곰이 생각해 본 후 부드러운 목소리로 진지하게 얘기했다. 마치 곰곰이 사고하고 회억한 후에 말한 것 같았다.

거짓도 과장도 없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그는 그녀가 말한 것처럼 좋았다.

마음속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생기더니 사르르 싹이 트고 미친 듯이 자라나며 뻗어갔다.

하성우는 차우미가 나상준의 우점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말하는 것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정을 돌본다?

그럴 리가!

가정을 돌보는 사람이 늘 밖에서 자주 돌아가지도 않았을까?

책임감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 사업에 대한 책임감은 있으나 차우미에 대해서는 없었다.

성숙하고 듬직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도 사람 나름대로만 하는 것이다.

믿음직스러우나 단지 주위 사람에게만 해당한다.

하성우는 입을 벌린 채 다물지 못했다. 차우미가 말한 우점은 나상준과 거리가 멀었다.

차우미가 말한 것처럼 훌륭하지 못하니 오히려 걱정되었다.

무의식적으로 하성우는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감았던 눈을 떴으나 차우미를 보지 않은 채 조용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성우는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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