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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진현이 자신의 말을 끊는 것을 보며 하성우는 울뻔했다. 그러나 이때 진현의 뜻밖의 말이 귓가에 들려온 그는 조급함이 싹 사라졌다.

그는 바둑판을 바라보며 눈을 크게 떴다.

“뭐라고? 양훈이 이기고 있다고?”

아까까지만 해도 박빙이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승부가 갈렸다.

흰 바둑이 검은 바둑보다 우세하고 있었기에 승부는 이미 드러났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둑판을 바라보던 하성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상준아, 설마 내가 아까 한 말 때문에 영향을 받은 건 아니지? 그러지 마. 형수님은 여전히 네 생각 많이 해. 형수님이 널 얼마나 우수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데. 네가 가정에 잘하지, 책임감 있지, 능력 있지, 교양있지, 일 처리 잘하지, 총명하지 얼마나 멋있는 사람인데.”

“난 예전에 너에게 이런 장점이 있는 줄 몰랐어. 형수님이 말해서 너에게 이렇게 많은 장점이 있는 줄 알게 됐어. 너 멋있는 사람이야. 특히 형수님 눈에는 더 그렇고.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우수하다고 느끼면 그 남자는 그 여자 마음속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상준아, 형수 마음속에서 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야.”

이 순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고 룸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진현과 양훈이 바보를 보는 것처럼 동시에 하성우를 바라봤다.

두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자 하성우가 입을 열었다.

“왜... 왜 그래?”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그는 자신이 잘못 말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문제가 있었다.

당황한 하성우는 나상준을 바라봤다.

나상준은 손에 검은 바둑알을 들고 눈을 내리깐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검은 바둑알을 천천히 만지는 그의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졸이게 했다.

하성우는 침을 꼴깍 삼키고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그가 말하기 전에 양훈이 입을 열었다.

“너 정말 한가한가 보네.”

“...”

진현도 왔겠다 승부도 갈렸겠다, 그들은 더 이상 바둑을 두지 않고 소파에 앉아 술을 마셨다.

나상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을 알고 있던 하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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