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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하성우와 나상준이 도착했을 때 양훈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진현만 아직 오지 않았다. 룸에 혼자 있었던 양훈이 이미 술과 네 명의 잔을 모두 준비해 두었다.

양훈을 본 하성우는 눈썹을 치켜뜨더니 이내 웃음을 띠며 들어왔다.

“빨리 왔네? 너에게 전화했을 때 네가 바쁜 줄 알았어. 우리보다 늦게 올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본 양훈은 두 사람의 술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었다.

“바쁠 수도 있고 바쁘지 않을 수도 있어.”

그의 말을 들은 하성우는 양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역시 넌 대단해.”

나상준이 걸어 들어와 소파에 앉자 양훈은 그에게 술잔을 건네줬다. 하성우는 스스로 술을 가져다 한 모금 마시더니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

“이 술 괜찮은데? 로앤 술이 아니지?”

좋은 술인지 아닌지 그들은 한 모금 마시면 알 수 있었다. 로앤의 술도 좋았지만, 와인바의 술보다는 못했다. 와인바의 술이야말로 진짜 술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로앤에는 즐거움이 많았다.

그리고 로앤은 스스로 술을 가지고 갈 수 있었다. 그가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로앤 술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것처럼 말이다.

양훈이 대답했다.

“진현이 여기에 두고 간 술이야.”

하성우가 문득 웃기 시작했다.

“진현이 돈 좀 쓴 것 같네.”

그는 웃으며 나상준을 바라봤다.

나상준은 양훈이 건넨 술을 받아 들고 술잔을 가볍게 흔들며 한 모금 마셨지만 술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성우는 그런 나상준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우린 이미 도착했는데 진현은 언제 오는지 모르겠네.”

말하면서 그는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진현이 아홉 시에 온다고 했었지. 지금 7시 36분이네. 아직 한 시간 반이나 남았어. 우리 먼저 놀고 있을까?”

술만 마시면서 그를 기다린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는가?

양훈이 나성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상준아, 바둑 둔 지 오래됐는데 한판 둘래?”

나상준은 고개를 들고 양훈을 바라봤다.

“그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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