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우와 나상준이 도착했을 때 양훈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진현만 아직 오지 않았다. 룸에 혼자 있었던 양훈이 이미 술과 네 명의 잔을 모두 준비해 두었다. 양훈을 본 하성우는 눈썹을 치켜뜨더니 이내 웃음을 띠며 들어왔다.“빨리 왔네? 너에게 전화했을 때 네가 바쁜 줄 알았어. 우리보다 늦게 올 줄 알았는데.”두 사람이 걸어들어오는 것을 본 양훈은 두 사람의 술잔에 술을 가득 따라주었다.“바쁠 수도 있고 바쁘지 않을 수도 있어.”그의 말을 들은 하성우는 양훈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감탄하는 표정을 지었다.“역시 넌 대단해.”나상준이 걸어 들어와 소파에 앉자 양훈은 그에게 술잔을 건네줬다. 하성우는 스스로 술을 가져다 한 모금 마시더니 눈을 번쩍이며 말했다.“이 술 괜찮은데? 로앤 술이 아니지?”좋은 술인지 아닌지 그들은 한 모금 마시면 알 수 있었다. 로앤의 술도 좋았지만, 와인바의 술보다는 못했다. 와인바의 술이야말로 진짜 술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로앤에는 즐거움이 많았다.그리고 로앤은 스스로 술을 가지고 갈 수 있었다. 그가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로앤 술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것처럼 말이다.양훈이 대답했다.“진현이 여기에 두고 간 술이야.”하성우가 문득 웃기 시작했다.“진현이 돈 좀 쓴 것 같네.”그는 웃으며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양훈이 건넨 술을 받아 들고 술잔을 가볍게 흔들며 한 모금 마셨지만 술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성우는 그런 나상준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우린 이미 도착했는데 진현은 언제 오는지 모르겠네.”말하면서 그는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진현이 아홉 시에 온다고 했었지. 지금 7시 36분이네. 아직 한 시간 반이나 남았어. 우리 먼저 놀고 있을까?”술만 마시면서 그를 기다린다면 얼마나 재미가 없겠는가?양훈이 나성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상준아, 바둑 둔 지 오래됐는데 한판 둘래?”나상준은 고개를 들고 양훈을 바라봤다.“그래. 그럼.”
“그래.”핸드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진현의 확실한 대답을 들은 하성우는 지루했던 기분이 싹 달아났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난 양훈이 이긴다에 걸겠어.”진현은 깜짝 놀랐다. 나상준이 이길 확률이 높았기에 그는 하성우가 나상준에게 걸 줄 알았다.진현과의 내기에 나상준이 아닌 양훈에게 건 하성우는 더 이상 심심하지 않았다.“그럼 난 상준이 이긴다에 걸게.”“그래 그럼. 이기면 뭘 하고 지면 뭘 할까?”진현이 웃으며 말했다.“네가 정해.”하성우는 턱을 만지며 곰곰이 생각했다.“알았어. 생각해 볼게.”“그래.”작은 내기가 불러온 결과가 그들의 우정을 흔들 수는 없겠지만 다들 남자였기에 내기했다면 반드시 지켜야 했다.무엇을 말하든지 번복해서는 안 되었다.좋은 생각이 떠오른 하성우는 금세 웃으며 말했다.“만약 내가 이긴다면 내가 말한 일 해줘. 이 일은 네가 해낼 수 있는 일이야. 마찬가지로 네가 이긴다면 나도 네가 말한 일 한가지 할게.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해. 어때?”“그래.”“그래, 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하자.”말을 마친 하성우는 즉시 전화를 끊고 술잔과 의자를 들고 바둑판 앞에 다가가 앉았다. 그는 바둑판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파이팅! 너희 둘 중에 누가 이기는지 방금 진현과 내기했어.”하성우는 양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양훈, 나 너에게 걸었어. 내가 이기면 진현이 내가 말한 일 하나 들어주기로 했어. 이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서 네가 꼭 이겨야 해.”그는 정말 무슨 중요한 일이라도 생각이 난 듯 정중하게 말했다.양훈이 하성우의 말을 무시한 채 흰 바둑알을 들고 바둑을 두자 하성우는 나상준을 보며 말했다.“상준아, 진현은 너에게 걸었어. 만약 네가 이기면 나도 진현이가 말한 일을 들어줘야 해. 네가 볼 때 진현이 무슨 일을 시킬 것 같아? 주혜민을 난처하게 하지 말라고 나에게 너를 설득하라고 할 것 같지 않아? 만약 그렇다면 난 정말 진현을 도와줄 수밖에 없어.”그는 나상준에게 이기지 말
“넌 형수를 그리워할지 몰라도 형수는 네 생각 하지 않을 수 있어. 오늘 형수가 손도 못 잡게 했었잖아. 만약 내가 없었다면 넌 손도 못 잡았을 수 있었어.”다급한 하성우는 모든 걸 잊어버린 듯 말했다.이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고 바둑판을 응시하던 그의 눈동자가 하성우에게로 향했다.“...”하성우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마음이 다급했던 하성우는 그의 마음속에 비수를 꽂을 뻔했다.나상준은 바로 꼬리를 내리고 후회하는 하성우를 바라봤다. 어쩌겠는가, 그도 자기 자신이 통제가 안 되는 것을.나상준은 다시 고개를 돌려 바둑판을 바라봤다.이때 양훈이 바둑알을 들고 바둑을 두었다.나상준은 양훈이 놓은 흰 바둑알의 위치를 보며 검은 바둑알을 두며 말했다.“너 요즘 많이 한가한가 봐?”나상준이 별 생각 없이 한 말은 크게 이상한 점이 없었지만, 이 말을 들은 하성우는 심장을 벌렁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요즘 바빠...”나상준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하성우는 무의식적으로 부정했다.한가하다고 말하면 나쁜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 그는 바쁘다고 말했다.나상준은 더 이상 그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방금 그 한마디는 혼잣말인 것 같았다. 하성우가 대답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하성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나상준을 보고 가슴을 졸이며 더욱 긴장했다. ‘이상해, 너무 이상해...’양훈은 시종일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바둑판에 집중하며 다른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나상준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양훈도 말을 하지 않았기에 룸은 다시 고요해 졌다.하성우만이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상준을 쳐다보며 안절부절못했다.그는 분명히 나쁜 일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상준에게 무언가를 해주어 만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상준이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하지만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가 가만히 앉아서 쩔쩔매고 있을 때 그를 구해줄 사람이 나
진현이 자신의 말을 끊는 것을 보며 하성우는 울뻔했다. 그러나 이때 진현의 뜻밖의 말이 귓가에 들려온 그는 조급함이 싹 사라졌다.그는 바둑판을 바라보며 눈을 크게 떴다.“뭐라고? 양훈이 이기고 있다고?”아까까지만 해도 박빙이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승부가 갈렸다.흰 바둑이 검은 바둑보다 우세하고 있었기에 승부는 이미 드러났다.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둑판을 바라보던 하성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상준아, 설마 내가 아까 한 말 때문에 영향을 받은 건 아니지? 그러지 마. 형수님은 여전히 네 생각 많이 해. 형수님이 널 얼마나 우수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데. 네가 가정에 잘하지, 책임감 있지, 능력 있지, 교양있지, 일 처리 잘하지, 총명하지 얼마나 멋있는 사람인데.”“난 예전에 너에게 이런 장점이 있는 줄 몰랐어. 형수님이 말해서 너에게 이렇게 많은 장점이 있는 줄 알게 됐어. 너 멋있는 사람이야. 특히 형수님 눈에는 더 그렇고.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우수하다고 느끼면 그 남자는 그 여자 마음속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상준아, 형수 마음속에서 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야.”이 순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고 룸은 갑자기 조용해졌다.진현과 양훈이 바보를 보는 것처럼 동시에 하성우를 바라봤다.두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자 하성우가 입을 열었다.“왜... 왜 그래?”“내가 뭐 틀린 말 했어?”그는 자신이 잘못 말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문제가 있었다.당황한 하성우는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손에 검은 바둑알을 들고 눈을 내리깐 채 가만히 있었다.그러나 검은 바둑알을 천천히 만지는 그의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졸이게 했다.하성우는 침을 꼴깍 삼키고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그가 말하기 전에 양훈이 입을 열었다.“너 정말 한가한가 보네.”“...”진현도 왔겠다 승부도 갈렸겠다, 그들은 더 이상 바둑을 두지 않고 소파에 앉아 술을 마셨다.나상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을 알고 있던 하성우
“말하게 내버려 둬.”양훈은 전화하려던 것을 멈추고 나상준을 바라봤다. 양훈도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은 술잔을 들고 잔을 흔들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하성우의 말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양훈은 알았다는 듯이 핸드폰을 거두고 하성우를 신경 쓰지 않고 술을 마셨다.진현은 나상준과 술에 취한 하성우를 번갈아 보다가 소리 없는 웃음을 지었다.말리는 사람이 없자 하성우는 더욱 주정을 부렸다.그는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술잔을 들고 비틀거리며 나상준에게로 다가가 옆에 앉았다. 그는 팔을 벌려 나상준의 어깨에 올려놓으며 술잔을 들고 나상준에게 다가갔다.“상준아, 차우미에게 강압적으로 굴면 안 돼. 차우미는 강압적인 걸 싫어해. 부드럽게 다가가야 해. 그래야만 오래갈 수 있어.”“오늘 차에서처럼 차우미에게 강요하지 말고. 그때부터 차우미 표정이 안 좋았어. 정말이야. 내가 만약 그 자리에 없었다면 차우미가 분명히 널 다시 안 본다고 했을 거야.”“일단 사이가 틀어지면 넌 차우미에게 죄인이 돼. 그러면 기회가 없을 것이고 생각하지도 말아야 해.”하성우 입에서 나는 술 냄새를 맡은 나성준은 말없이 술잔을 들고 술을 마셨다.하성우는 그런 나상준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말을 듣는지 몰랐지만 기왕 입을 열었으니 한꺼번에 말하기로 했다.“난 예전에 차우미가 얌전한 줄로만 알았어. 네가 하는 말 잘 듣고 네가 하라는 대로만 하는 줄 알았어. 쉽게 생각했어. 하지만 최근 차우미를 만나보니 아니야. 전혀 아니야...”하성우는 머리를 저었다. 손에 들려있던 잔도 그를 따라 좌우로 흔들리며 그의 달라진 심정을 강하게 표현했다.술을 마시던 나상준은 잔을 내려놓으며 하성우가 정중하게 하는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뭐가 아닌데?”그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한마디는 술 취한 사람을 상대해 주는 거로 보였다.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 하성우는 특사령을 받은 사람처럼 즉시 입을 열었다.“차우미는 얌전하지 않고 말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야. 차우미는 자신만의 생각이 있고
“불쌍한 척해도 되고 미남 계를 써도 돼. 세게만 나가지 않으면 다 돼. 차우미에게는 안 통해, 안 통해...”미간을 찌푸리고 하성우를 보고 있던 양훈과 웃음기 어린 표정으로 보고 있던 진현의 표정에 서서히 변화가 생겼다.왜냐하면 하성우의 말이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중에서 여자에 대해 하성우가 제일 잘 알았다.아무리 똑똑한 양훈이라도 여자에 대해서는 하성우보다 잘 알지 못했다.이 시각 룸 안의 분위기는 조용해졌다.나상준은 더 이상 손으로 잔을 돌리지 않고 깊고 검은 눈동자만 굴렸다.“상준아, 인품과 덕성이 중요해. 차우미는 인품과 덕성을 많이 봐.”“너 꼭 인품과 덕성을 갖춰. 다른 여자들이 널 건드리지 못하게 해. 온이쌤에게서 좀 배워. 차우미가 온이쌤에게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좋냐.”“상대방이 네 연적이라고 코웃음 치지 말고. 남자는 말이야,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얻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놔도 돼. 체면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다 내려놓고 무릎을 꿇어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손에 넣어야 해.”“생각해봐. 아득한 인생길을 혼자 걸어가려면 얼마나 재미없겠어? 이럴 때 진심으로 너와 함께 하려는 사람을 만나 함께 걸어가면 좋지 않겠어?”“모두 검은 머리 파 뿌리처럼 하얘질 때까지 함께 하라고 하잖아. 늙어서 너도 백발이 성성하고 그녀도 백발이 성성해. 둘이 함께 앉아서 일출을 보고 일몰을 보고하는 게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아?”하성우는 말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는 앞을 바라보며 동경하는 표정을 지었다.마치 노부부가 손을 잡고 함께 앉아 일출과 일몰을 보는 아름다운 장면이 그의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듯이 말이다.나상준은 손가락을 미세하게 움직여 잔을 만지작거렸다. 이 순간 그의 까만 눈동자는 깊은 늪처럼 보였다.하성우의 말을 들은 진현은 웃음기를 거두고 한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상준아, 봐주지 마.”그의 말을 들은 양훈은 멈칫하다가 이내 다시 정신을 차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술을 마셨다.나상준의 어두운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오자 하성우는 순식간에 말을 멈췄다.하성우는 느릿느릿 고개를 돌려 나상준을 바라봤다.나상준도 그를 바라봤다. 어두운 눈빛이 아주 무서웠다. 순간 하성우는 술이 조금 깨는 느낌을 받았다.그는 당황한 눈빛으로 나상준과 현진을 번갈아 보다가 말을 하려 했다.“너 취했어.”나상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는 술잔을 내려놓고 일어섰다.“돌아가.”말을 마친 그는 망설임 없이 룸을 빠져나갔다.하성우는 나상준이 나가는 것을 보고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나... 나 취했어. 난 돌아가서 자야겠다. 너희들끼리 얘기해.”말을 마친 그는 비틀거리며 나상준을 따라 룸을 빠져나갔다.자리에 앉아있던 진현의 얼굴에 웃음이 옅어졌다. 하지만 나상준과 하성우가 떠나자 그는 다시 웃으며 양훈에게 술잔을 들어 보였다.양훈도 손을 들어 그와 잔을 부딪치고는 술잔에 담긴 술을 마셨다.“너 예전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진현의 얼굴에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정신 차려야지. 정신 차려야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지.”이 순간, 그의 눈에는 웃음이 없었다. 오직 이성과 냉정함만 남아있었다.양훈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한시름 놨다.확실히 사람은 정신이 맑을 때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는 것 같다.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거의 제정신이 아니다.하성우는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나상준을 따라 로앤을 빠져나갔다.그러나 더는 계획이나 그를 일깨워 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상준에 대한 고마움을 말했다.말실수를 하려 했던 자신을 제지해준 나상준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나상준이 제때 제지하지 않았다면 일이 커졌을 수도 있었다.나상준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 몇 발자국 만에 로앤을 빠져나갔다. 그는 앞에 세워져 있는 택시의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비틀거리며 로앤을 빠져나온 하성우가 그를 따라 택시에 올라타려고 했다. 그가 차에 다다랐을 때 차는 짙은 배기가스만 남긴 채 출발해버렸다.하성우
택시 뒷좌석에 앉은 전민수는 앞에서 달리는 차를 보며 앞자리 의자를 손으로 꽉 잡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었다.그날 밤 그 누나를 본 뒤로 그는 밥도 생각나지 않고 오직 그 누나만 떠올랐다.그는 원래 포기하려 했었다. 그 누나는 결혼도 했기에 자신이 그런 마음을 가지면 누나에게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면 그 누나가 더욱 생각났다.그는 더는 참을 수가 없어 로앤의 책임자를 찾아가 그날 밤의 CCTV를 확인하려 했다. 그 누나가 진짜 결혼했는지 알고 싶었다.만약 진짜 결혼을 했다고 하면 마음을 접을 생각이었지만 만약 없다면 그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그 누나가 진짜 결혼했는지 알고 싶었다.하지만 로앤의 책임자는 특별한 일 아니면 그날 밤의 CCTV를 그에게 보여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이 CCTV를 요구했다면 보여줄 수 있었지만 고객들에게 마음대로 CCTV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조급해진 그는 아주 많은 돈을 내고서라도 CCTV를 확보하고 싶었지만 책임자는 동의하지 않았다.그도 이해는 했다. 로앤은 일반 술집이 아니었기에 돈을 준다고 마음대로 CCTV를 보여주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갖은 방법과 인맥을 동원해서 그날 밤의 CCTV를 보려고 했다. 그 누나의 사진 한 장이라도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안 되었다.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그래서 그는 할 수 없이 매일 로앤에 왔다. 그 누나가 다시 로앤에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로앤에서 기다렸다.그도 아주 작은 희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해보고 싶었다.오랜 기다림 끝에 그는 그 누나는 보지 못했지만 그 누나의 결혼 상대를 보게 된 것이었다.요 며칠 로앤에서 계속 기다린 끝에 그 누나는 보지 못했지만 남편이라는 사람을 보게 된 것만으로도 희망이 다시 보였다.조그마한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겠는지 그는 얼른 그 사람을 따라갔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