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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형수, 혹시 자료 까먹은 거 아니야?”

하성우는 차우미 앞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고 물었다.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도 그제야 차우미 앞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눈치챘다.

차우미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하성우는 눈을 깜빡이더니 말했다.

“그러면 상준이 거 써. 상준이는 내 거 쓰면 되고 나는 다시 프린트해서 오면 되니까.”

하성우는 재빨리 자신의 자료를 나상준에게 건넸다.

나상준은 그의 맞은편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팔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렇게 하성우의 자료는 나상준에게 넘겨지고, 나상준은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자료를 차우미에게 건넸다.

차우미가 멈칫하더니 말했다.

“감사해요.”

차우미는 아주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네며 자료를 받았다.

하지만 나상준이 손에서 자료를 놓지 않으려고 하자 차우미는 멈칫하면서 고개를 쳐들어 옆에 앉아있는 그를 쳐다보았다.

어느샌가 진지해진 나상준의 표정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차우미는 그제야 방금 아무 생각 없이 말한 “감사해요”라는 말이 부부 사이로 보이지 않을 만큼 얼마나 형식적이었던지 느끼게 되었다.

이 한마디는 회의실에 앉아있는 사람들한테 두 사람의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과도 같았다.

당황한 차우미는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말실수했네.’

비록 나상준과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싶었지만 일부러 이런 말로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깜빡하고 형식적인 인사를 건넸을 뿐이다.

하지만 이미 입 밖에 낸 말은 아무리 되돌려 보려고 해도 이미 수습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차우미는 얼굴이 발그레해진 상태로 긴장한 마음에 입술을 깨물면서 나상준을 쳐다볼 뿐이다.

모두 다 지켜보는 와중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나상준은 그녀가 미안함과 자책으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입밖에 낸 말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긴장해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결국 이렇게 대답했다.

“별말씀을.”

그러면서 시선을 거두고 하성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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