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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선배를 배웅한 후 일 생각을 하느라 그녀는 곧장 회의실로 향했는데 노트를 가지고 가는 걸 깜박했다. 회의실 앞에 도착해서야 다른 사람들이 노트 얘기를 하는 걸 듣고서야 깜박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지금은 돌아서서 가지러 갈 수 없었다. 어차피 두 시간이니 머릿속으로 열심히 기억했다가 돌아가서 정리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우미는 곧 모든 신경을 사람들과의 토론에 쏟았다.

나상준은 자리에 앉아 손에 든 서류를 보고 있는데 차우미가 옆에 다가가 앉아도 아무런 기색이 없었다.

몇백억에 달하는 계약을 보느라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쓰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성우는 자리에 앉은 뒤 맞은편 두 사람을 쳐다보고는 사람들이 토론하는 걸 들으며 그 두 사람을 힐끔거렸다.

그러다가 곧 웃음이 터져버렸다..

선남선녀 같은 두 사람이 함께 앉으니 눈 호강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별로 안 친한 듯싶었다...

이 두 사람은 차가운 분위기를 띠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다가가기 힘들 것 같았고, 다른 한 사람은 열심히 토론을 들으며 옆 사람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잡념 하나 없는 듯한 모습이 마치 자신의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이 3년 동안 살아온 전남편이 아닌 낯선 사람 같았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는데 서로 관련이 없고, 연루된 것이 없는듯했다. 결혼하고 이혼한 사이라는 걸 몰랐다면 누가 봐도 남남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두 사람의 이런 모습, 특히 나상준이 그 서류를 한 시간 가까이 보고 있는걸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지금은 웃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하성우는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들었다. 아무리 눌러도 올라가는 입꼬리 때문에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애썼다.

절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신경 쓰는 사람 때문에 자신을 억제하지 못하면 안 된다.

나상준은 눈을 살짝 치켜뜨고 하성우를 바라보았다.

하성우는 순간 자신의 위로 떨어지는 시선을 느끼고 웃음을 멈췄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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