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그의 눈빛은 더욱 차분해졌다.나상준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차우미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한 명은 고개를 숙이고, 한 명은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아무도 끼어들 수 없을 것 같았다. 이것은 단지 그들 두 사람의 일이지 다른 사람과는 상관이 없었다.하성우는 눈을 깜박거리며 차우미를 한번 보고 나상준을 한번 보고 돌아서서 어깨를 떨면서 웃기 시작했다.그는 참을 수 없었다.'하하하! 버림받은... 이 사람은 버림받았어! 하하하! 웃겨 죽겠네!'온이샘은 차우미 옆에 서서 그녀와 함께 나상준을 마주했다. 그는 하성우가 왜 차우미를 형수라고 불렀는지, 하성우가 왜 오해받을 만한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이혼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예전이라면 불안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불안하기는커녕 더없이 단호하고 태연했다.차우미는 이혼해서 또한 싱글이기 때문에 그는 떳떳하게 그녀에게 애정을 표했다. 이것은 불안할 일도 아니고 열등할 일도 아니었다.나상준이 차우미에게 마음이 있다면 겁을 먹고 불안해하지 말고 직면해야 했다.객관적으로 봤을 때 자신이 나상준보다 기회가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3년 동안, 그녀의 아주 좋은 시절에, 그는 그녀에게 손도 대기 싫어했는데 이런 결혼에서 누가 상처를 받겠는가.차우미였다. 나성준이 차우미에게 상처를 줬다.이런 상황에서 그는 왜 열등감을 느끼려고 하는가?그의 가문과 모습이 나상준보다 약간 뒤떨어진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이런 것들로 비교하지 않는다. 그는 차우미를 사랑하고,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것이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고 아껴줄 것이었다. 나성준이 그녀에게 줄 수 없는 것도 모두 줄 수 있었다. 아낌없이 줄 수 있었다.그래서 그는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불안해할 필요도 없었다.누가 여기서 있든 그는 모두 태연하게 대할 뿐이었다.그리고 이럴 때, 그는 차우미에게 거절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어쨌든 3년 동안 결혼했으
그의 목소리는 온화하고 평소처럼 세심했다.차우미는 방금 그의 휴대전화 소리를 듣고 이미 고개를 들었다. 그의 말에 따라 앞을 보니 변호사가 보였다.그의 말에 그녀는 시선을 돌려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온이샘은 그녀에게 따뜻하게 웃어주고 다가가 변호사와 악수를 하며 말했다.그녀는 그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두어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았다.나성준도 그녀를 보고 있었다. 아까부터 지금까지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마치 심연처럼 고요해서 사람들을 떨리게 했다.차우미가 입술을 달싹였다."먼저 일 보세요. 제가 가서 변호사와 인수인계해서 일을 처리하겠습니다."그녀는 끝내 그날 밤의 일을 말하지 않았다. 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곤란해한다면 그녀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아무 영향도 없었다.차우미는 말을 마치고 나성준이 대답하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눈을 돌려 발걸음을 옮겨 나상준의 옆을 지나갔다.그는 그곳에 서서 앞쪽을 바라보았다. 그의 숨결이 더욱 깊어졌다.하성우는 온이샘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으며 돌아섰다.그녀의 말을 듣고 그는 어리둥절해서 즉시 나성준을 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그의 침착함이었다.'와, 이 와중에 이렇게 끄떡없다니 무슨 수단이라도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그냥... 억지로 버틴다고?'하성우는 후자일 거라고 생각했다.'하하하... 또 못 참겠어. 하하하!'온이샘과 변호사는 상황을 간략하게 말한 후 차우미에 대해 소개하고 변호사에게 그녀가 피해자라고 말했다. 변호사는 곧 그녀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고 모두 매우 전문적이라고 말했다.차우미와 대화를 마친 변호사가 말했다."네, 이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 제가 책임질 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차우미 씨에게 직접 연락할게요.""네, 신세를 졌습니다.""괜찮습니다. 그저 차우미 씨와 온이샘 씨가 저를 데리고 이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로 가야 합니다. 제가 경찰에게 자세히 물어볼게요.""자, 이쪽입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온이샘과 함께
"만약 진짜라면 내 이름을 거꾸로 쓰겠어!”그는 차우미의 말 한마디로 나성준이 포기한다는 것을 전혀 믿지 않았다. 분명 계략이 있을 것이었다.그는 항상 계획이 있었다.하지만 그는 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른다. 그는 지금 매우 알고 싶어 했다.그는 멈추지 않고 꾸준히 계단을 올라갔다."급하지 않아.""뭐? 급하지 않다고?”하성우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의심했다.'이럴 때도 급하지 않으면 그럼 언제 급한 거지? 설마 정말 두 사람이 사귄 후에야 뺏기 시작하는 건가?'하성우는 그가 이 사람의 마음을 조금도 알아채지 못했다고 생각했다."계획을 말해주면 나도 도와줄게.”"방금 내가 형수라고 불렀던 건 온이샘 앞이어서 그런 거야. 온이샘은 분명히 많은 생각할 거 거든. 그들은 절대 순조롭지 않을 거야.”"네 생각을 다 말해봐. 들어보고 어떻게 도와줄지 보자.”"믿을 수 없어, 우리 쪽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데 온이샘한테 빼앗길 수 없지!”사람을 빼앗는 일에 대해 하성우는 매우 자신 있었다. 그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 두 손을 허리에 짚으며 한바탕 덤벼들 태세로 말했다.나성준은 차 앞으로 와서 문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괜찮아.”하성우는 운전석에 올라탔고 그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다."괜찮아?”그는 다시 한번 자신이 잘못 들었나 의심했고 심지어 환청이 들렸다고 생각했다.'지금 괜찮다고 한 거야? 확실해? 그럼 전에 한 진심 어린 말은 무슨 뜻인데?'하성우는 차에 타고 있는 나상준을 보고 있자니 그는 조금도 급하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 마치 수단이 있는 것 같았다.그는 입을 벌린 채 자신을 진정시키고 차에 타며 말했다."무슨 말이지? 정말로 우리 도움을 원하지 않아?”"정말? 확실해?”그는 분명히 물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믿을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렸고 몇 번이고 반목했다. 나상준은 눈을 돌려 하성우의 충격을 받은 얼굴을 보며 말했다."괜찮아.”"……”하성우는 화가 났다.
그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나성준은 없었고 하성우도 보이지 않았다.의외가 아니었다. 그도 그의 일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성우도 말이다.온이샘은 차우미가 나상준이 서 있던 곳을 보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안색은 평소와 같았고 아무런 변화도 없었으며 실망하지도 불편하지도 않았다. 전이랑 같은 모습이었다.여가현의 말에 의하면 차우미는 결정을 내리면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 말을 믿었다.두 사람은 경찰서에서 나왔고 온이샘은 근처 식당을 찾아서 택시를 잡은 후, 운전 기사에게 주소를 알려주었다. 곧 차가 떠났다. 때는 이미 늦은 시간이었고 2시가 다 되어 점심시간이 지났다. 너무 멀면 더 늦기만 할 뿐 합리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차에 올라타고 온이샘이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지금이 1시 50분이니 식사를 하고 호텔에 도착하면 3시쯤이겠네. 호텔로 돌아가서 계속 일해야 돼?" 그는 차우미를 쳐다보면서 물었다.하지만 그녀는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나상준이 돌아왔으니 직접 얘기를 하고 싶은데. 전화로 얘기해도 괜찮지만 언제 시간이 날지 모르겠네.'그녀는 미리 메시지를 보내서 나상준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전에 보낸 메시지에 지금까지 답장을 안 했으니, 아마 바빠서 잊어버린 듯했다. 그래서 그녀는 하나 더 보내려 했다, 더 미룰 수 없게.그녀가 휴대전화를 들고 나상준에게 소식을 전하려 했을 때, 온이샘이 말을 걸었다. 그녀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일은 5시에 끝나야 하니까. 돌아가면 3시, 2시간 더 해야 해.""자, 그럼 먼저 식당에 가서 밥부터 먹자.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 10분 정도 걸려. 식사를 마치면 호텔로 돌아가자. 호텔에 도착하면 좀 기다려 줘. 줄 것이 있어. 주고 나서 나는 영소시로 돌아갈게.""물건? 무슨 물건?"'전에 평성에서 왔을 때 부모님에게 부탁해서 물건을 가져왔는데 또 뭐가 있지?'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차우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무래도
돈이 문제가 아니라 중요한 것은 예의였다.'선배가 한 일에는 문제가 없어.'차우미는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그래."특산품일 뿐이니까 그녀는 받아들였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이번에 회성으로 돌아가기 전에 그녀도 특산품을 사서 선배 가족에게 보내려고 했다. 친구의 선물을 받았으니 당연히 답례해야 했다.온이샘이 방긋 웃었다."다행이네, 그렇지 않으면 돌아가서 곤란할 뻔했어."그녀가 약간 구부러진 눈매로 온이샘을 쳐다보며 말했다."선배, 영소시 집 주소 줘. 안평시로 돌아가기 전에 선배 가족들에게 물건을 좀 부쳐야겠어."이 순간 그는 얼굴에 웃음꽃을 피웠다."그래, 지금 줄게."그녀가 이렇게 하면 온이샘은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었다.만약 그가 거절하면 그녀도 거절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휴대전화를 들고 주소를 보내자 차우미가 받아서 저장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안전하게 몰고 식당 문밖에 주차했다.온이샘이 돈을 내고 차우미와 함께 들어가자 곧 웨이터가 와서 그 둘을 데리고 창가 자리로 가서 앉았다. 웨이터는 두 사람에게 메뉴를 주었다."네가 주문해."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메뉴를 펼쳤다. 평소처럼 두 가지 요리를 주문하고 웨이터에게 메뉴를 주면서 온이샘에게 말했다."두 가지 요리를 주문했는데 선배도 두 가지를 주문해." "좋아."그는 메뉴판을 보면서 어떤 요리를 주문할지 보았고 차우미는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해 나상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휴대폰으로 카톡에 한 마디를 입력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메시지 한 통이 전송되었다."여기요."온이샘이 두 가지 요리를 더 주문하고 메뉴를 웨이터에게 주었다. 건네받은 웨이터가 주문을 확인했다."잠깐만요. 네, 알겠습니다."웨이터가 떠나자 차우미는 막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온이샘이 찻주전자를 들고 차를 따라주며 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는 것을 보고 물었다."언제쯤 안평시로 돌아가는 거야?"그녀는 잠깐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요 며칠?"원래 그녀의 계획은 내일
다들 일찍 떠났고 나상준과 하성우만 남았다.그들이 금안댁에 도착했을 때, 마침 모두 호텔로 돌아갔다. 곧 2시여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하성우는 모두에게 그와 나상준이 방금 일을 처리하러 가서 점심을 아직 먹지 않았다며 점심을 먹은 후에 호텔로 돌아가 여러분과 함께 일하겠다고 말했다.나상준이 바쁘다는 것은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급하지 않으니 식사부터 하라고 했다.이렇게 모두가 금안댁을 떠났고 하성우와 나상준은 룸으로 돌아와 다시 주문하고 식사를 했다.그러나 경찰서를 떠날 때, 나상준이 도움을 거절한 것이 하성우의 마음을 매우 불쾌하게 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 나상준에게 좋지 않고 놀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양훈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서 일은 잘 처리되고 있느냐고 물었고 그런 말을 할 때는 그가 듣지 못할까 봐 일부러 큰 소리로 말하기도 했고 스피커폰까지 켰다.그런데 하필이면 나상준이 진짜 못 들은 것처럼 점심도 천천히 먹고 점잖게 행동했다.물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의 안색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하성우가 무슨 말을 하든, 전화 속의 양훈이 무슨 말을 하든, 그는 시종일관 차가웠고 그 모습을 본 하성우는 화가 나서 더욱 불쾌해졌다."회성에서 가장 유명한 변호사를 찾았대. 보아하니 이 차우미를 위해 정말 신경을 쓴 것 같아. 그러면 이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경찰서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해서 양훈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성우가 우물쭈물 묻자 양훈이 대답했다."응, 차우미는 변호사에게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법정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어.""정상이야. 그녀의 성격은 분명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을 거야. 하지만 주혜민 쪽은 제가 보기에 좀 번거로워."하성우는 그곳에 앉아 양훈과 통화를 하면서 그 소리 없이 식사하는 나상준을 보았다. 그는 특별히 주혜민을 언급하며 그녀가 번거롭다고 말했지만 나상준도 안색이 여전하여 전혀 그를 보지 않았고 식사 동작도 멈추지 않았다.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응, 늦어도 내일까지는 해결될 것 같아.”긍정의 말이 들려오자 하성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렇게 확신해?”"응."그는 순간 웃었다. 그때 그는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그는 맞은편에서 묵묵히 식사하는 사람을 보면서 말했다."그런데, 정말 궁금한 것이 있어. 만약 정말 주혜민이 막 나온다면, 우리 이분은...""웅웅..."휴대전화가 갑자기 진동해 하성우의 말을 끊었다.그가 멈칫하면서 나상준이 탁자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을 보았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진동 소리에 이어 익숙한 휴대전화 벨 소리가 들리자 양훈은 바둑돌을 든 손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물었다."나상준 돌아왔어?”하성우는 양훈에게 나상준이 돌아왔다는 말도, 지금 그와 함께 있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물음에 하성우는 그가 나상준의 휴대전화 소리를 들은 것을 알고 대답했다."그러니까, 상준이랑 함께 사람 뺏으러 갔는데 뺏지도 못하고 풀이 죽어 돌아왔어.”이 말은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만나는 것을 목격한 나상준을 비웃는 말이었다. 정말 쓸모없고 너무 답답했다.양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이 말을 듣고 마침내 그를 올려다보았는데 이 눈빛은 담담했지만 하성우는 순간적으로 떨었다.그는 흥분해서 빠르게 나상준을 가리키며 말했다."나를 노려보았어! 드디어!”"와! 오는 동안 얼마나 답답했는지!”"내가 도와준다고 했는데 싫다고 하고. 그럼 전에 그런 말을 해서 뭐해? 불쌍하기 짝이 없어서 나를 화나게 해! 먹을 것도 못 먹고 마실 것도 못 마셨지만 배가 불러.”하성우가 투덜거리면서 한바탕 떠들어대자 양훈은 이를 깨닫고 물었다."어디야?”"금안댁. 원래는... 뚜뚜뚜뚜...”이 소리를 들은 하성우는 당황했다.'끊겼다고? 그렇지 않으면, 왜 이러지?'나상준은 냅킨을 들고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닦았다. 그는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냅킨을 내려놓고 옆에 울리는 휴대전화를 들고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허영우는 주혜민이 자기에게 했던 말을 나상준에게 그대로 전했다. 그는 다 전한 뒤 더 말하지 않고 나상준의 답을 기다렸다.나상준은 하성우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고 하성우가 패배를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선은 여전히 하성우에게 향해 있었다.그 순간 무언의 압력이 하성우를 감쌌고 심지어 룸 안을 분위기를 압도하는 것 같았다. 하성우는 식사를 하면서도 밥을 제대로 넘길 수가 없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통으로 일그러진 하성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상준은 입을 열었다.“공과 사는 분명하게 하자.”“알겠습니다.”허영우는 이 한마디만으로도 나상준의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동시에 그의 마음속에 있던 추측을 확신으로 바꿨다.예전부터 나상준은 응답한 후 바로 전화를 끊었고 이번에도 그러려고 했다.나상준은 말을 마친 후 핸드폰을 끊으려고 했지만 이때 허영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대표님 그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이 말을 듣자 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나상준은 손끝을 잠시 멈췄다가 다시 전화기를 집어 귀에 댔다.“무슨 일이야?”“그게 제가 회의하고 있을 때 혜민 아가씨께서 오셨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 응접실에 갔는데 우연히 혜민 아가씨께서 사모님 얘기를 하는 걸 들었습니다.”나상준의 눈빛이 흔들렸다. 바로 이때 하성우는 마침내 고개를 들어 시선을 살짝 낮추고서는 입을 열었다.“뭐라고 했는데?”“그때 제가 회의실 밖에서 혜민 아가씨가 말하는 걸 들었는데...”허영우는 자기가 회의실 밖에서 들은 주혜민의 말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나상준에게 전했다. 모든 걸 전한 뒤 그는 한 마디를 덪붙였다.“혜민 아가씨 혼자서 오셨으니까 아마도 누군가와 전화로 나눈 얘기 같습니다.”“제가 듣고 아는 건 이게 전부입니다.”허영우는 나상준에게 상황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한 다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상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이때 나상준의 시선이 다시 하성우의 얼굴에 떨어졌지만 더 이상 압박감은 없었기에 하성우는 밥을 먹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