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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필요 없어."

차우미가 소리 나는 동시에 다른 쪽에 소리도 내면서 그녀와 같은 말을 했다.

이 순간, 주위의 기운이 잠잠해졌다.

거의 한순간 하성우가 그를 애써 가리고 있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온이샘이었다.

그렇다.

방금 차우미와 같은 말을 한 사람은 온이샘이다.

그동안 온이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가 말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끼어들 수 없었던 거야.

특히 하성우의 "형수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그는 잠시 서있었는데, 마치 외부인 같았다.

그는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성우의 말을 듣고 나상준이 소리를 내자, 그는 반응했다.

이때 온이샘은 말을 마치고 하성우와 나상준의 뒤를 지나 차우미의 곁에 와서 섰었다. 그는 눈을 들어 마침내 그의 얼굴에 시선이 꽂힌 사람을 바라보았다. 나상준의 이 깊은 눈동자.

온이샘이 말했다. "변호사를 불렀으니 더 이상 부르지 않아도 돼."

온이샘은 평소의 온화한 웃음은 사라졌지만, 불쾌해하지 않고 차분하게 이 말을 내뱉을 뿐이었다.

나상준은 눈앞의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다. 온이샘의 맑은 눈 속에 숨어있는 마음을 바라보며 그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방금 온이샘이 입을 연 순간부터 홀 안의 소리가 사라졌다. 시끄럽고 소란스러워서 바깥에 고립된 듯 조금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들 몇 사람은 하나의 세계이고, 바깥은 하나의 세계이다.

그들의 세계는 조용하기 짝이 없었다.

조용한 게 무섭다.

특히 지금, 온이샘이 이 말을 했을 때, 그들은 한순간 숨을 죽이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숨 쉬는 것조차 움츠러들고 겁이 난 것 같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지 오래된 듯, 한 세기가 흐른 듯, 그리고 겨우 몇 이음일 듯, 나상준은 입을 열었다. "그날 밤의 일은 당신과 무관하다."

한순간 이곳의 숨결은 변했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분위기가 이곳을 감쌌다.

화약 냄새.

그렇다. 나상준이 이 말을 꺼낸 순간 이곳의 분위기는 변했고 총성 없는 전쟁은 지금 이순간 벌어졌다.

느리다는 차우미의 반응에도 분위기가 확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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