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그룹이 잡을 수 있는 손은, 그들을 구원해줄 기회는 오직 하나뿐이다.바로 나상준이다.나상준과 협력하면 다른 기업들도 그들의 가치를 봐주고 협력해줄 것이다.선순환이다.그들에게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이게 현재 상황이다.NS 그룹과 KS 그룹이 협력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 KS 그룹의 주가가 대폭 상승했고 좋은 방향으로 움직였다.이런 중요한 시기에 KS 그룹의 문제로 나상준이 협력을 중단하거나 계약 파기를 선언하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협력 전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결국 KS 그룹과 계약이 체결되는 순간부터 주도권은 나상준에게 간 것이다.전부 나상준의 계획대로 진행된 것이다.허 비서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긴장감을 느꼈다.KS 그룹이 나상준의 눈 밖에 나는 큰 실수를 한 게 틀림없어 보였다.나상준은 애꿎은 사람을 괴롭히는 타입이 아니다.나상준에게 피해를 주면 나상준은 가차 없이 상대를 무너뜨린다.여태껏 나상준을 건드려서 살아남은 기업은 없었다.허 비서는 이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그러나 KS 그룹이 어떤 큰 실수를 했는지 짐작할 수 없었다.허 비서가 아는 바로는 없었다.어쩌면 자기가 모르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지잉-휴대폰이 진동하면서 차 안의 숨 막히는 적막감을 깼다.허 비서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그를 쳐다보았다.나상준은 등을 기댄 채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휴대폰이 진동하면서 스크린이 밝아졌다.나상준은 감았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스크린에 하성우라는 석 자가 표시되었다. 메시지가 와 있었다.사진을 보낸 것 같았다.나상준은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을 움직였다.곧 한 장의 사진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몸을 고쳐 앉은 나상준은 다시 한 번 사진을 확인했다.하성우가 보내온 사진은 여가현이 오늘 올린 차우미의 사진이다. 차우미가 병실에서 찍힌 사진이다.평소처럼 담담한 눈빛으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차
허 비서는 순간 자기 눈을 의심했다. 나상준은 차우미의 사진을 바라보며 감정적으로 행동한 것이다.허 비서의 심장이 다른 방향으로 미친 듯이 뛰었다.나상준이 여자 문제로 감정적으로 변했다고 의심은 했지만, 그 여자가 사모님인 줄은 몰랐다.허 비서는 충격받은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어떤 여자를 모든 매정하고 차갑게 굴던 나상준이 돌연 이혼한 전체에게 다른 감정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나상준이 어쩌다가 이렇게 변했는지 알 수 없었다.허 비서는 나상준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너무 놀란 나머지 어떤 반응도 보일 수 없었다.나상준은 다행히 허 비서의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의 모든 집중력이 차우미의 사진으로 향했기 때문이다.차우미의 눈에 비친 상대를 확인한 뒤, 다시 사진을 축소해 원래 크기로 되돌렸다.그녀의 맑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하얀 뺨과 아름다운 눈썹, 오뚝한 콧날, 생기 돋는 입술을 천천히 바라보았다.훌륭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 오랫동안 천천히 응시했다. 그의 눈빛이 소리 없이 묘하게 변했다.한편, 국내.하성우는 차에 앉아 방금 나상준에게 전송한 사진을 쳐다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이 사진 한 장으로 나상준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는 장담할 수 있었다. 분명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올 것이다.그러나 한참이 지나도록 나상준은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하성우가 얼굴을 찌푸렸다.'바쁜가?'시간을 확인하는 하성우다. 라스베이거스는 아직 저녁 시간이다, 분명 문자를 확인했을 것이다.그런데 여태 연락이 없는 거로 보아, 다른 급한 일이 생긴 것 같았다.하성우는 결국 문자를 보냈다.이내 나상준이 휴대폰이 진동했고 하성우의 문자가 스크린에 떴다.[바빠?]짤막한 두 글자지만 하성우의 조급함을 충분히 보여줬다. 나상준은 이 문자를 바라보며 다시 천천히 등을 기댔다. 그는 사진을 조용히 저장했다.갤러리에 저장되었다는
하성우는 당황했다.'비행기 오른 거 아니네?''근데 왜 이딴 질문을 하는 거야?' '조급하지 않다고?'하성우는 곧장 나상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나상준의 마음을 테스트해보려고 했다. 무슨 생각을 하기에 이렇게 태연한지 궁금했다.제3자인 자기가 되레 급해 보였다.나상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스크린에 하성우 이름이 떴다. "여보세요."휴대폰을 귀에 갖다 댄 나상준은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등불이 그의 눈을 스쳐 지났다.나상준의 차분하고 흐트러짐 없는 목소리에 하성우가 조급해서 말했다. "야! 너 왜 이렇게 침착해? 너 여태 거짓말했어?""여태 연기한 거야?""네가 헌신짝처럼 버린 여자를 다른 남자가 소중한 보물처럼 대하는데, 아무렇지 않다고?""질투하고 화내야 하는 거 아니야? 너 우미 씨 좋아하는 거 맞아?""그냥 단순한 소유욕이야?"하성우는 태연한 나상준의 태도에 화를 분출했다.아무 말이나 다 했다.하성우의 말이 끝났지만, 나상준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고요한 적막감만 흘렀다.나상준의 시선은 여전히 텅 빈 밤하늘을 향해있었다.하성우는 고요한 분위기에 절로 가슴이 조였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말실수를 해버렸다. '아, 말실수했네.'그러나 나상준이 너무 태연한 탓에 그도 어쩔 수 없었다."큼!"하성우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우미 씨는 영소시에 있어. 온이샘도 거기 있다고. 두 사람은 분명 이번 기회에 한 걸음 더 발전할 거야.""같은 남자들끼리 툭 까고 말하자. 정말 남자의 속마음을 모르겠어?"하성우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남자라면 그 심리를 잘 알고 있다.온이샘은 차우미를 좋아한다. 차우미와 사귀고 싶어한다. 좋아하는 여자를 앞에 두고 어떤 남자가 철벽을 칠 수 있을까, 남자라면 어떻게 발전할지 다 알고 있을 것이다.아무리 좋은 남자라도 마찬가지다.나상준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 스쳐 지나가는 빌딩을 바라보며 입을 벌렸다. "그럴 사람 아니야.""뭐?"
"온이샘이 무슨 짓을 하든 차우미는 승낙하지 않아."하성우가 눈살을 찌푸렸다. "온이샘이 무슨 짓을 하든 승낙하지 않을 거라니?""무슨 뜻이야?""아니, 왜?'"왜 승낙하지 않는데?""온이샘은 모든 방면에서 뛰어나, 최고 스펙이라고. 너 못지않게 잘났어. 게다가 결혼한 적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는 아주 완벽한 남자라고.""네가 내 친구만 아니었으면 난 오히려 우미 씨랑 온이샘이 잘 되길 바랐을 거야."두 사람은 성격, 집안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적당하고 어울려. 온이샘 같은 남자랑 만나는 게, 너랑 만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할걸?"하성우는 장담하면서 말했다. 온이샘의 뒷조사를 해본 그는 온이샘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온이샘은 훌륭한 남자다.친구의 라이벌이라고 무작정 비하할 수 없었다. 사람은 자기객관화를 해야 한다, 정확한 판단과 결정을 내리기 위해선 이 객관화 과정이 무척 중요했다.하성우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장담하는데 온이샘은 분명 너보다 자상하게 여자를 대할 거야.""여자가 가장 바라는 게 뭔지 알아?" "자상한 남자야. 돈 많은 부잣집 여자가 왜 돈 없는 남자랑 결혼하는지 알아? 왜 돈 없는 남자랑 만나는 줄 알아? 남자가 자상하고 사려 깊고 세심하니까, 여자의 마음을 어루어만져 줄 수 있는 남자니까 그게 가능한 거야.""그런데 넌 여자를 위해 뭘 할 수 있어?""그 잘난 외모랑 몸매, 배경 빼고 내세울 게 있어?" "넌 아무것도 없어.""여자가 바라는 걸 해줄 수 없잖아. 결국, 너한테 사랑을 받지 못한 여자는 자상한 남자로 갈아타겠지.""너랑 우미 씨가 결혼한 3년간, 충분히 사랑해줬어? 널 원망하지 않고 욕 한 바가지 안 하고 헤어져 준 걸 오히려 고맙게 여겨.""온이샘은 잘생긴 외모에 성격도 자상하지, 게다가 교양도 있고 학식도 높다고.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소중하게 대하잖아, 내가 여자였으면 온이샘을 선택했을 거야.""솔직히 말해서 너 지금 승산 없어.""물론 페어플레이긴 하지
하성우는 좀 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미 씨가 왜 온이샘을 거절하는지 알려줘. 정말 그 이유가 궁금해.""네가 이렇게 장담하는 걸 보면 분명 믿는 구석이 있다는 거잖아."하성우는 정말 진심으로 궁금했다.나상준은 자존심이 높았지만 그렇다고 자기애로 넘치는 사람은 아니다. 분명 근거 있는 말만 하는 사람이다.나상준이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 그는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나랑 이혼하자마자 바로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그 성격에, 그 원칙에 절대 호락호락하게 넘어 안 가."하성우는 순간 이해가 되었다."아... 그래, 그래."차우미는 감정이 진지한 사람이다. 그녀는 확고하고 단호한 사람이다.다른 사람이 다 하는 일이고, 사회가 괜찮다고 하더라도 그녀가 이해되지 않으면 그녀는 하지 않는다.자신의 결정과 생각에 그녀는 매우 확고하다.특히 그녀는 원칙이 있는 사람이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다.하성우는 오늘 아침 봤던 영상이 떠올랐다. 양훈이 그에게 보내준 영상에서 주혜민이 차우미를 밀쳤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가정교육을 잘 받았고 교양이 높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잘 지켰다. 물론 요즘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지키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그녀는 절대 애인 있는 남자와 바람 필 여자가 아니다.도덕이 걸린 문제다.마찬가지로, 나상준과 이혼한 지 몇 달도 안 돼 다른 남자와 연애를 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다.차우미는 그런 사람이다.물론 다른 사람들 시선 때문에 바르고 정직하게 사는 게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그런 모습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자신에게 당당하게 사는 것이다.결혼 생활 3년간, 차우미는 바람난 적 없었다.그런 사람이 갑자기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줄 리 없었다.나상준이 차우미와 온이샘이 영소시에 갔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초조해하지 않은 이유다.차우미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건 나상준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다만 이 기회는 온이
하성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가현 씨가 우미 씨랑 온이샘을 이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순간 차 안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몇 초가 몇 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고요했다.나상준이 휴대폰을 살짝 눌렀다. "그래?"담담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어두운 곳에서 사냥 준비를 하는 사냥꾼처럼, 위험 요소를 전부 제거하고 소리 없이 천천히 사냥감을 옥죄면서 다가가는 듯했다.하성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나상준은 아직도 흐트러지거나 당황하지 않는 듯했다.나상준이 계속 태연하게 굴자 하성우는 감탄했다. 그의 자신감에 감탄했다.그러나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법이다."가현 씨랑 우미 씨가 어느 정도로 친한지 알고 있지?"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야. 초딩, 중딩, 고딩, 대딩 전부 함께했어. 친자매보다 훨씬 더 깊은 사이라고.""너랑 나, 양훈 우리 몇 명보다 더 끈적한 사이라고. 여가현의 의견, 생각이 차우미에게 끼치는 영향이 아예 없다고 장담 못해.""그리고 무슨 일 생기면 여자들끼리는 가장 친한 친구에게 얘기하면서 털어놓는다고. 친구가 하는 말 한마디가 결정에 영향을 초래할 수 있어.""과연 가현 씨가 네 칭찬을 했을 것 같아? 온이샘 칭찬은? 온이샘은 칭찬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넌 온이샘을 따라갈 수 없어."하성우의 말은 잔인하고 무정했다.우정에 금이 가는 말이다.나상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하성우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그러나 나상준은 불쾌하지 않았다.하성우가 한 말은 전부 사실이다. 하성우가 말 한 얘기는 모두 중요했다. 나상준이 생각지 못한 부분이다.하성우는 아무 대답이 없는 휴대폰을 들고 계속 말했다. "어쨌든 나 할 수 있는 조언은 다 했어. 너 혼자 잘 생각해 봐.""내가 너보다 유일하게 잘난 구석이 연애 사랑 아니겠어?"말을 마친 하성우는 깔끔하게 전화를 끊었다.'이 정도로 말했으니 알아들었겠지.'하성우는 자기 친구가 잘 해낼 거라고 믿었다.하성우는 다시 갤러리로 들어가 캡
그는 믿을 수 없었지만, 사실은 확실히 그런 것 같다.그들의 나사장님은 부인에게 정말 다른 감정이 있는 것 같다.나사장님은 지금 부인에게 매우 특별하다.이때, 나지막한 목소리를 듣고, 허비서는 생각을 가다듬고 즉시 말했다:“지금 바로 전화해서 조사하라고 분부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응”나상준은 창밖으로 날아가는 경치를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의 눈에는 많은 화면이 떠올랐다. 모두 차우미가 그 3년 동안 있었던 장면이었다.그녀가 집에서 화초를 가꾸며 섬세하고 인내심 있으며 부드럽고 얌전한 모습, 그녀가 주방에 서서 앞치마를 두르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손을 씻고 수프를 만드는 모습, 그녀가 소파에 앉아 불빛에 비친 채 텔레비전을 보며 눈웃음을 머금고 있는 모습, 고요한 오후, 그녀가 책을 들고 정원의 등나무 의자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도리대로라면 그 3년 동안 나상준은 차우미를 신경 쓰지 않았고, 이런 기억도 있어서는 안 되는데, 이상하게도 그들이 이혼한 후부터 이런 기억들이 점차 뚜렷하고 진실하여져서 마치 어제 일어난 일 같다.“윙윙”핸드폰이 진동하자 나상준의 눈동자가 약간 움직였다. 이 화면들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그는 시선을 돌려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하성우가 또 메시지를 보냈는데, 사진 한 장이었다.손가락으로 핸드폰 스크린을 그어 불을 켰다.곧 나상준의 눈동자가 가늘어졌고, 차 안의 숨결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사진에는 두 장의 이혼장 사진과 함께 「상대방의 성적 무능, 3년 무성혼 종료, 짝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한 사람, 나를 첫눈에 반한 사람, 빨리 와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건 차우미와 나상준이 이혼하던 날, 여가현의 인스타그램이었다. 사진은 강서흔이 캡처됐으며, 아래 댓글도 함께 캡처됐다.이때 이 캡처 사진에는 세 가지 메시지가 선명하게 드러났다.첫째는 시간이다. 차우미와 나상준이 혼인 관계를 완전히 끝내는 날, 여가현이 모든 사람에게 차우미가 독신으로 회복되었음을 알렸다. 둘째는 모든 사람에게 이혼
하성우와 나상준이 이런 이야기를 나누자, 마음이 크게 안정되어 더없이 만족했다. 차 안에서 하성우는 환하게 웃으며 머릿속 생각도 빠르게 돌더니 재빨리 여가현가 보낸 메시지를 눌러 답장을 보냈다. 온이샘 쪽에는 강서흔이라는 조수가 있고 나상준 쪽에도 하성우가 있다. 게다가, 하성우뿐만이 아니다.그럼, 이제 각자 능력에 따라 누가 미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보자.하성우는 이 일의 과정과 결말에 대해 상당히 흥미를 느끼고 있다. 그는 자신이 대부분의 생각을 이 일에 소비하는 것을 개의치 않는다.하성우는 마지막에 큰 성취감을 느낄 것이라고 믿는다.이때, 영소시 여가현은 핸드폰을 들고 쳐다보는 눈이 찡해졌지만, 하성우의 답장을 기다리지 못했다.그녀는 하성우가 점심을 먹고 있을 거라고 짐작하고는 더 이상 핸드폰을 주시하지 않았다.가장 중요한 것은 차우미와 온이샘이 온 것이다.여가현은 핸드폰과 노트북을 급하게 숨겼지만 들어온 차우미의 눈에 띄었다.차우미는 급하게 컴퓨터를 숨기는 여가현을 보면서 어쩔 수 없었다.차우미는 여가현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일을 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여가현은 한가할 수 없는 그런 성격이다. 들어오면서 차우미는 가방을 캐비닛에 넣고 말했다. "숨길 필요 없어. 화 안 낼 거야."그녀는 확실히 화를 내지 않았다. 단지 걱정이었다."허허…허허…”"내가 한가할 수가 없는 사람이잖아. 자다가 일어나서 핸드폰 하느라 재미없어서 손아주머니에게 노트북을 가져오라고 했어. 겸사겸사 일을 좀 하려고. "여가현은 자신 없어 설명하며 차우미의 눈치를 살폈다.여가현은 차우미가 자기를 걱정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여가현은 매우 안절부절못했다. 차우미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쉬고 나서 일해도 괜찮아. 어때? 전보다 나아진 건 없니?"라며 안타까워했다.차우미는 여가현의 안색을 살폈다. 그녀가 이렇게 조심하게 하고 싶지 않다.차우미의 이 말에 여가현은 순식간에 평소와 다름없이 회복되었다. "물론 예전보다 나아졌지!""전보
나상준은 차우미 뒤에서 두 모녀가 포옹하는 것을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자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는 흠칫하며 눈을 들었다.차동수는 하선주의 뒤를 따라 입구로 왔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차우미를 보았고, 이어서 딸의 뒤에 서 있는 나상준을 보았다.그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랐다.사위였던 나상준은 나씨 가문의 후손으로서 언제나 예의가 바르고 사려가 깊었다.나상준의 성격은 보통 사람과 달랐는데 말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잘 웃지도 않으며 내성적이어서 사람들이 잘 접근하지 못한다.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한 3년 동안 차동수도 사위 나상준과 몇 마디 해본 적이 없어서 여전히 낯설었다.차동수에게 나상준은 아주 훌륭하고 교양이 있는 젊은이였고 동시에 따뜻함도 인간미도 없는 사위이기도 했다.이런 사윗감은 좋다고 하기도 나쁘다고 하기도 애매했는데 차우미만 좋으면 그들은 의견이 없었다.그런데 두 사람이 이혼한 이유가 제3자 때문이라는 것이 제일 의외였다.차동수의 마음속에 나상준은 절대 교양이 없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일이 발생하고 나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다만 나상준의 신분과 지위를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있을 법한 일이기도 했다.비록 부모 눈에 자신들의 자식이 제일이겠지만 차우미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들도 똑똑히 알고 있었고 또 사람과 사람은 차이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나상준과 같은 훌륭한 아이가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절대 차우미와의 결혼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만약 나상준이 차우미보다 훨씬 훌륭하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차동수는 절대 두 사람을 만나게 하지 않았을 건데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가 알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기에 운명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얼마 전에 차우미가 나상준과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마음이 아팠는데 동시에 다행이라고도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맞지 않으면 하루빨리 헤어지는 게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하선주가 나상준을 못마
차우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아니야. 시간도 늦었고 아빠와 엄마는 이제 주무실 거야. 그러니 상준 씨도 일찍 돌아가서 쉬어.”안평에 오기 전에 나상준은 차은평과 소명진을 보러 온다고 했지, 차동수와 하선주도 만나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기에 차우미는 조금 놀랐다.하지만 그녀는 금방 나상준의 뜻을 이해했다.후배로서 예의상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안 가면 오히려 말이 안 되는 것이다.하지만 차우미는 나상준이 자기 집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는데 왜 그러는지는 나상준도 잘 알고 있었다.“가자.”차우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나상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나상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차가 그와 차우미 앞에 멈춰 섰다.나상준은 몸을 옆으로 돌리고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를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다음에 가. 그리고 상준 씨는 일도 바쁠 텐데 얼른 가서 일해. 굳이 오늘 갈 필요 없으니 나중에 시간이 많을 때 가도 돼.”“지금 시간이 돼.”“...”차우미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가 싫어하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왜 굳이 가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순간 차우미는 나상준의 깊은 눈동자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차우미의 생각을 아예 모르는 듯 대답이 없는 차우미를 향해 말했다.“계속 이러고 있으면 시간이 더 늦어져.”차우미는 입술을 다시며 열려 있는 차 문을 보더니 잠깐 머뭇거리다가 올라탔다.나씨 가문에서 자란 나상준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차동수와 하선주가 나상준을 반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겠다고 하니 차우미는 포기했다.차우미가 차에 타자 나상준은 문을 닫고 다른 쪽으로 가서 차에 탔다.그들은 순식간에 청강 아파트를 떠났다.청강 아파트와 차동수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멀지 않았기에 십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게다가 지금 시간은 교통이 막히지 않은 시간이고 도
차우미는 걸음을 멈추고 소명진의 손을 잡아주며 말했다.“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상준 씨는 좋은 사람이고 아무 문제가 없어요. 저도 그렇고요. 저희는 그냥 맞지 않을 뿐이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소명진은 밤하늘을 바라보더니 평소와 같은 단순하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얼굴이었지만 눈에는 걱정이 많았다.“알았어. 맞지 않으면 다시 찾으면 되지. 우리 손녀가 얼마나 훌륭한데, 꼭 잘 어울리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거야.”차우미가 웃으며 소명진을 끌어안더니 소명진의 등을 다독이며 말했다.“할머니, 저 꼭 행복할 거예요. 저만 믿으세요.”소명진도 웃었다.“그럼, 우리 우미는 꼭 행복할 거야.”차우미와 소명진은 밖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고 30분 정도 있다고 신선한 과일을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차우미는 거실의 분위기가 나갈 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차우미는 나상준과 차은평을 번갈아 보았는데 두 사람은 여전히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표정은 모두 달라졌다.나상준의 표정은 여전히 기쁨과 분노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차우미가 예민한 탓인지 그녀는 나상준이 조금 전과 너무 달라진 것 같았다.반면에 차은평은 표정에 명백한 변화가 있었는데 전처럼 웃는 모습이 아니고 근엄하고 위엄이 느껴졌다.차우미와 소명진이 나가자마자 그다지 좋지 않은 대화를 한 모양이다.차우미는 과일을 테이블에 놓으며 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이제 쉬셔야죠. 저희는 이만 갈게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또 뵈러 올게요.”현재의 시간은 노인들에게 있어서 늦은 시간이 확실하다.차운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조금 전의 엄숙한 표정은 차우미 집에 들어오는 순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시 인자한 얼굴로 변했다.“우리도 알아. 걱정하지 마. 너도 지금 금방 도착했으니 얼른 집에 가서 쉬어. 너의 부모도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잖아. 그런데 너 몇 달 못 본 사이에 야윈 것 같아.”매년 청주에서 새해를 맞이하고 차우
주변의 공기가 갑자기 응축되면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것 같았다.차은평은 주전자를 들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조금 전까지 보이던 후배에 대한 사랑은 온데간데없이 엄숙했다.나상준은 허리를 약간 굽혀 주전자를 받으려던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차은평의 진지한 말에 그는 동작을 멈추고 차은평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네, 사실입니다.”대답을 들은 차은평의 표정은 엄숙하고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낯설게 변했다.그와 동시에 나상준에게 차를 주려고 들었던 주전자를 거두고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나상준은 차은평의 행동에 놀라지 않고 다시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저와 우미가 이혼하게 된 건 제3자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적으로 제 문제입니다. 하지만 결혼 3년 동안 절대 혼인 생활을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았어요. 저희 사이에 오해가 좀 있어요. 제3자는 저도 생각을 못 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저의 실수입니다.”차은평은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자기 찻잔을 들고 마셨다.나상준이 담담한 어조로 하는 말을 들으며 차은평은 잠깐 흠칫하고 눈빛이 흔들리더니 계속 차를 마셨다.그 모습은 나상준의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듣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나상준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할아버지, 저는 우미와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보상하려는 것도 죄책감도 아니고 나씨 가문과 차씨 가문의 관계 때문도 아닙니다. 오로지 우미와 이번 생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차은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마시며 눈을 내리깔고 나상준의 말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나상준은 말을 마치고 차은평을 바라보면서 무슨 말이라도 하기를 기다렸다.두 사람이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거실은 다시 조용해졌다.차은평은 그렇게 나상준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모르는 듯 고요함을 만끽하며 차를 천천히 마셨다.손에 들고 있던 차를 절반 넘게 마시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차은평은 찻잔을 내려놓고 나상준을 바라보았는데 화는 조금 풀리고 미소가 살짝 보였다.하지만 그 미소는
청강 아파트는 도시 중심이 아닌 외곽에 자리잡고 있으며 입주한 지 2년밖에 안 되는 아파트인데 그 옆에는 강이 있고 그 맞은편에는 작은 산이 있다.때문에 청산녹수가 한눈에 보이고 경치가 너무 좋아 어르신들이 살기에 매우 적합한 곳인데 차우미의 조부모님들도 바로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그들은 이제 백발노인이 되었지만, 아파트 앞에서 기분 좋게 오가는 차들을 보고 있었다.차가 멈추려 하자 노인들은 누구인지 궁금해서 차 쪽으로 보고 있었고 차 안에 있는 차우미도 밖에 있는 노인들을 바라보았다.차가 멈추자 차우미는 잽싸게 내려서 노인들에게로 다가가서 손을 잡고 말했다.“할머니, 여기까지 나와서 기다리지 않으셔도 되는데...”오늘 밤 차우미가 나상준과 함께 조부모님 뵈러 가는 것을 하선주는 싫어했지만, 그녀는 그래도 하선주와 통화를 마친 후 조부모님께 연락했었다.그리하여 그들이 아파트에 도착하기 전에 차우미는 할머니 소명진의 전화를 받고 도착 예정 시간을 얘기했다.그런데 이렇게 밖에 나와서 그들을 기다릴 줄은 생각도 못 했다.소명진은 차우미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괜찮아. 조금 전까지 산책하다가 마침 네가 올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기다린 거야.”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명진은 차에서 내려 차우미 옆에 서 있는 키가 큰 사람을 보았다.나상준이 말했다.“할머니, 안녕하세요.”소명진은 나상준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우미를 보고 말했다.“들어가자. 할아버지는 기다리다가 먼저 집에 들어갔어.”“네.”차우미는 소명진의 팔짱을 끼고 손을 잡고 계속 문질렀다.소명진은 차우미의 일과 생활에 관해 물었고 차우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나하나 대답했다.나상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차우미 옆에서 두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걸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그렇게 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고 두 분이 사는 건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띵. 존경하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우리 비행기는 15분 후에 안평 공항에 착륙할 예정입니다. 착륙 준비를 위해...”기내에서 항공 승무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차우미는 속눈썹을 움직이다가 멍한 표정으로 눈을 떴는데 기내의 희미한 조명과 윙윙거리는 비행기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제대로 한잠을 잤다.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바라보니 안평시의 불빛들이 깜빡였는데 밤하늘의 가득 채운 것이 은하수의 별빛처럼 아름다웠다.차우미는 일어나 앉아서 눈을 비볐다.나상준은 옆에 있는 차우미가 일어나면서 담요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잽싸게 손을 뻗어 담요를 잡아 다시 덮어주었다.차우미는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숙였는데 관절이 명확한 손이 자기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있었다.“고마워”그리고 직접 담요를 가져다가 덮었다.담요를 정리하고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하품하며 계속해서 창문으로 점점 가까워지는 도시를 바라보았다.목적지에 가까워지면서 비행기는 점차 하강했는데 익숙한 도시, 고향이 가까워지자, 차우미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돌아오게 되어 그녀는 행복했다.나상준은 미소를 짓고 있는 차우미의 옆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눈에 빛이 반짝거렸고 또 하품으로 인해 살짝 촉촉했다.눈빛에서 나상준은 차우미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너무 행복해하는 것을 느꼈다.어느덧 시간이 흘러 비행기는 유유히 안평 공항에 순조롭게 착륙했다.기내는 어느새 등이 전부 켜졌고 승무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차우미는 안전벨트를 풀고 가방을 챙겨 일어섰는데 도로 옆에 앉은 나상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가방을 들고 먼저 나갔다.차우미는 하는 수 없이 나상준의 뒤를 따라 기내에서 나갔다.두 사람은 여전히 VIP 통로로 아무 막힘없이 일사천리로 몇 분 만에 공항을 나왔다.차는 이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사는 차우미와 나상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짐을 받아 트렁크에 넣었다.나상준은 뒷좌석의 차 문을 열어 차우미에게 먼저 타라고 했다.차우미는 사양하지 않고 올라가서 안쪽으로 앉
진문숙은 마음이 어찌 조급했는지 가능하다면 올해에 결혼식까지 치르고 싶었다.파티에서 사람들은 서로 잘 아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우아한 음악 선율에 맞춰 각자의 생각과 행복, 그리고 걱정들을 이야기했다....성북동 별장에서.주혜민은 운전해서 별장을 떠난 후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고 큰 도로로 빠르게 달렸다.그날 밤, 그녀는 나상준의 냉정한 눈빛이 너무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당황했다.주혜민은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나상준과 가까이할 수 없었다.그래서 고민 끝에 문지영을 만나서 상황을 얘기하려고 했다.비록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지영과 친해지면 그것 또한 자기에게 유리할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주혜민이 문지영이 집에 있을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결국 집에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가정부의 말에서 문지영이 자신을 만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왜 나를 안 만나려고 하는 거지?’주혜민은 설마 나상준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문지영을 만났고 또 문지영은 그 사람이 마음에 들었는지 궁금했다.그녀는 문지영의 성격을 잘 아는데 절대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그런데 이제 며칠도 되지 않았는데 문지영이 자기를 만나주지 않는다는 건 그 이유 외 다른 건 없다고 생각했다.이제 문지영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여자가 자신을 이겼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절대 안 돼!’주혜민은 지금 상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상대가 자기보다 조건이 좋든 안 좋든 절대 나상준을 포기할 수 없었다.3년을 기다려서 겨우 기회가 왔는데 다시는 나상준을 다른 여자에게 뺏기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핸들을 꽉 잡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그러자 기다란 브레이크 소리가 깊은 밤에 울려 퍼졌다.차를 길옆에 주차하고 주혜민은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앞을 바라보았는데 눈빛에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그녀는 더 이상 시간
문지영도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시선을 돌렸는데 한 번에 몇몇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아봤다.거의 모두 만나봤던 사람들인데 그중에 온씨 가문의 진문숙도 있었다.문지영은 친구 사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특별히 필요가 있을 때만이 그 필요한 사람과 가까워지려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서혜란처럼 말이다.예를 들어 온씨 가문의 진문숙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는데 평소에 가끔 만나면 간단하게 웃으면서 인사만 하는 사이였다.서혜란의 말에 문지영은 궁금해서 물었다.“결혼식이라니? 어느 가문에 결혼식이 있을 것 같아?”문지영 나이대의 사람들은 자식들의 나이가 모두 나상준과 비슷했는데 거의 모두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 어느 가문의 자식이 약혼하고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었다.서혜란은 문지영을 보더니 턱으로 진문숙의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가운데 있는 온씨 가문의 며느리 진문숙 씨 알지?”문지영은 진문숙 방향으로 보았는데 거기에는 3~4명이 있었는데 진문숙에 가운데서 제일 기쁘게 웃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무슨 경사가 있는 듯싶었다.문지영이 잠깐 생각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온씨 가문의 아들은 해외에서 무슨 연구를 하는데 괜찮다고 들었어.”예로부터 사람들은 훌륭한 아이와 나쁜 아이들에 대한 인상이 깊게 남는다.“맞아. 온씨 가문의 아들은 모두가 좋다고 해. 최근에 들었는데 그 아들이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해. 성격이 조용하고 가문도 좋으며 진문숙 씨도 보고 엄청 마음에 들었나 봐.”문지영이 그제야 이해했다.그들과 같은 가문에서는 며느리를 볼 때 아들만 좋아한다고 되는 거 아니고 가문 어른들의 동의도 받아야 하는데 만약 어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했다.그런데 서혜란이 진문숙도 만나보고 만족한다고 하니 아마도 성사될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잘된 일이군.”말은 그렇게 했지만, 문지영은 마음속으로 조금 다급했다.주변의 많은 아이들은 모두 결혼
어떤 일은 당사자가 눈치채기 전에 잘못 말하면 미움을 사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 뒤에 주씨 가문에 일이 발생하고부터 문지영은 서혜란과 가까이 지냈는데 그녀를 통해서 더 많은 아기씨를 요해하고 직접 며느리를 고르고 싶었다.그때 서혜란은 마음속으로 기뻐했고 문지영이 장님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혜란은 주혜민의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자기가 알고 있는 아가씨들에 대해서만 문지영에게 알려주고 문지영이 직접 만나보고, 조사하고 고려하게 했다.비록 주혜민은 좋아하지 않지만, 서혜란은 나상준을 높이 평가했다.서혜란이 봤을 때 나상준은 능력이 있고 대담하고 용감하며 신중하게 일 처리 하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하지만 결혼은 서로 맞아야 하는 것을 알고 있기에 비록 자기 가문에 나이와 조건이 비슷한 소녀를 나상준에게 소개해 주려고 골라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포기했다.사람은 자신의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려면 서로 맞아야 한다.서혜란은 모든 일을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본다.때문에 문지영이 며느리를 찾는 문제에서 그녀는 특별히 신경을 써서 모두 나상준과 잘 어울릴만한 아가씨들만 문지영에게 말했다.이제 남은 건 나상준의 마음에 달렸는데 그는 아무나 쉽게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문지영이 주혜민을 얘기하는 것을 듣더니 서혜란은 곧바로 문지영이 이제 주혜민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주혜민은 정말로 며느리로 적합하지 않았기에 서혜란도 그냥 준다고 해도 거부할 것이다.“그 아이가 상준이를 많이 좋아하나 봐요.”서혜란은 여전히 주혜민에 대한 나쁜 말은 하지 않고 이해한다는 듯이 말했다.주혜민과 나상준에 대한 소문은 서혜란도 들었지만 믿지 않았다.나씨 가문의 나상준이 만약 정말로 주혜민을 좋아한다면 절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주혜민이 어떤 사람인지 나상준이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때문에 나상준이 주혜민을 선택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