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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하성우는 고개를 돌려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나상준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컵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차가웠다.

'아이라...'

하성우가 다시 물었다. "네가 피임한 게 아니면, 설마 우미 씨가 피임한 거야?"

"아니, 우미 씨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인데 어떻게 3년간 피임을 할 수 있어? 분명 아이를 원했을 건데, 게다가 그 정도 기간이면 시부모가 오히려 더 서두렀을 텐데?"

"손자 한 번 안아보려고 하는 시어머니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 엄마도 맨날 재촉하는데, 어서 결혼해서 애부터 낳으라고. 나연이가 없었다면 그 잔소리 속에서 어떻게 버텼을지... 얼마나 가시방석이던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옆에서 듣고 있던 나상준이 벌떡 일어났다.

급하게 일어나는 바람에 의자 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하성우는 깜작 놀라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나상준은 자기 휴대폰을 챙겨 들고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하성우는 멍하게 멀어지는 나상준을 쳐다보았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야?'

하성우가 정신을 차렸을 땐 나상준이 이미 가버린 뒤였다.

크게 열려 있는 문으로 바깥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하성우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나상준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를 곤란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우미에 관한 일에서는 그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

하성우는 혼잣말로 탄복했다.

"역시, 하느님은 공평하셔. 한 명에게 모든 재능을 줘서는 안 되지."

술잔을 들고 감탄하던 하성우는 시간을 확인하고 심나연에게 연락했다.

바로 이때, 그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

하성우는 발신자를 확인하고 살짝 굳었다.

발신자는 주혜민이다.

심나연이 차우미와 함께 떠들썩한 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둘은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재미있게 놀기도 했다. 그리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차우미의 기분을 전환하게 하려고 나온 것이었으나, 어쩌다 보니 심나연이 더 신나버렸다.

차우미는 환하게 미소 짓는 심나연을 바라보며 덩달아 웃었다.

심나연은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하성우의 냉소적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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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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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할머니 이혜정 여사가.. 나상준에게 그랬잖아.. 후회 할꺼라고!! 차우미보다.. 더 좋은 여자를 못 만날꺼라고!! 근데.. 하성우가 정 안되면.. 애부터 만들라고 했는데 설마.. 차우미랑 관계를 가질려고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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