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7화

"맑고 깨끗한 내가 하성우한테 아까워요!"

"누가 누굴 좋아한다고, 흥!"

차우미는 심나연이 화를 내는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그를 놓지 못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눈이 있는 사람이면 심나연이 하성우를 좋아한다는 것쯤은 금방 알 수 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걸음을 옮겨갔다.

한편, 데상타이.

차우미와 심나연이 나 뒤, 나상준과 하성우는 일어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소란스러운 바깥 소음이 줄어들고 나서야 하성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쯧쯧~ 쯧쯧~"

하성우는 설교하는 모습에서 한순간에 얼굴을 바꾸고 고소하면서도 기쁜 듯 나상준을 바라보았다.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데...

세상에서 가장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여자, 여자란 말이야..."

"평소에는 한없이 부드럽고 현모양처 같지, 귀엽고 발랄하고 섹시하게 유혹을 하지. 널 좋아할 땐 간이고 쓸개고 전부 빼줄 것처럼 굴다가도 네가 속상하게 하면 순간 마음이 차갑게 식어 널 죽이려고 든다고."

하성우의 말은 과장된 것이지만, 비유가 찰떡같아 나상준의 현 상황을 제대로 설명했다.

나상준은 입안에 물을 쏟아넣으며 말했다.

"너부터 조심해야겠다."

모처럼 나상준을 걱정하던 하성우의 가슴이 순간 덜컹 내려앉았다.

"조심하라니? 난 너랑 달라. 내가 형수님 같은 분을 만났으면 매일 손에 움켜쥐고 입안에 머금고 아주 조심스럽게 사랑해주고 아꼈을 거야."

"넌 늦었어!"

"보기에는 온화하고 부드럽지, 하지만 주관이 매우 강해 한번 내린 결정을 절대 번복하지 않는다고, 그런 사람이 아직도 널 좋아할까?"

"우미 씨는 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던데, 자칫하다간 너랑 아주 멀리 거리를 둘 것 같아."

"나였어도 너랑 마주치지도 않았을 거야. 3년 동안 뭘 해주길 했나... 이혼한 뒤에야 챙기는 척하긴... 죽을 때가 되어서 사람이 변했다고 생각할걸!"

하성우가 내뱉는 말은 나상준의 가슴에 꽂혔다.

하지만 나상준은 무표정하게 컵만 매만질 뿐이었다.

그의 눈빛은 심연처럼 어두웠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하성우가 한 말이.. 진짜 사실인데 나상준이.. 돈이 차고 넘친다고 차우미를 위해.. 뭘 해 주긴 했을까? 차우미.. 너무 불쌍하고 가엽다 결혼했지만.. 항상 혼자였고 남편이라고 하지만.. 항상 차갑고 싸늘하고 3년동안 버틴게.. 기적이다.. 기적 ㅜㅜ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