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현이다.스크린에 찍힌 이름 석 자를 확인한 차우미가 미소를 지었다.그녀가 단톡방에 들어온 것을 보고 전화를 한 모양이다.전화를 받자마자 차우미가 말했다. "가현아.""어떻게 된 거야? 단톡방에 네가 왜 있어? 시끌벅적한 거 싫어하지 않아?”과연 전화를 받자마자, 여가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사실 차우미는 떠들썩한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설령 단톡방에 들어가더라도, 그녀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여가현이 그녀를 단톡방에 초대하지 않은 이유도, 차우미가 시끄럽고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차우미의 얼굴에 미소가 사라졌다. 그녀는 그간 있었던 일을 여가현에게 알렸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여가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 정말 인연인가 보네. 반장이랑 선배가 같은 학교 동료일 줄이야."차우미는 그녀의 말에 오히려 당황했다. 여가현이 단톡방에 있는 이상, 그녀가 모르는 소식은 없었을 거다.하지만 그녀의 말투로 보아, 정말 모르는 눈치 같았다.차우미가 물었다. "너도 몰랐어?""당연하지!""반장이 단톡방을 만들자마자, 그냥 일상적인 얘기나 하자고 공지를 올렸거든. 서로 사적인 이야기나 시기 질투가 오가는 얘기는 이 단톡방에서만큼은 하지 말자고 그랬거든."여가현의 말을 들은 차우미는 웃음이 터졌다. "그랬어? 나도 확인해봐야겠네."바로 그때, 공항 안내음이 들렸고 여가현이 눈썹을 찌푸렸다. "공항이야?"여가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잠시 오른쪽을 바라보았다.나상준이 왔는지 안 왔는지 살피는 중이다.순간, 나상준과 마주 선 주혜민의 모습이 보였다.공항에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두 사람이 함께 마주 서 있었다. 주혜민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나상준은 여느 때처럼 무표정했다.그러나 둘의 훤칠한 기럭지에 보기 좋았다.선남선녀 커플이 따로 없었다."야? 어디 갔어?"여가현의 목소리가 핸드폰으로 들려왔다.차우미는 그제야 시선을 다시 핸드폰으로 돌렸다. "공항이야.""공항에는 왜 간 거야? 누구
온이샘이 하던 말과 달랐다.온이샘은 그녀에게 분명 나상준과 차우미가 함께 간다고 말했다.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곰곰이 떠올려 볼 겨를이 없었다.여가현이 뭐라고 말하려고 할 때즘, 누군가 전화를 걸어왔고 여가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차우미에게 말했다. "나 전화 들어온다, 이따가 밤에 연락할게."차우미는 갑자기 조용해진 여가현 때문에 살짝 긴장했다. 그러다가 전화를 끊어야 한다는 여가현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가현이 계속해서 추궁하면 다른 거짓말을 해야 했던 그녀는 난감했다."그래, 알겠어.'여가현이 전화를 끊자, 차우미의 긴장된 가슴도 다시 평온해졌다.여가현이 나중에 다시 묻는다면 그녀는 또다시 다른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어야 했다.그러던 중, 길고긴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차우미는 넋을 잃고 고개를 들었다.길고 곧게 뻗은 그의 다리가 드러났다. 셔츠 밑단이 정장 바지에 들어가 있었다. 가죽 끈을 묶은 신발과 넓은 어깨, 역삼각형 허리가 뚜렷했다. 소매를 약간 걷은 셔츠 사이로 그의 팔뚝이 드러나 있었다. 셔츠 윗단추 두 개가 약간 풀려 있었고 그 사이로 그의 쇄골이 은은하게 드러나 있었다.섹시한 목젖과 뚜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심연 같은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차우미는 순간 머리가 멍했다. 살짝 벌어진 입술로 그들이 아까 함께 있던 그곳을 바라보며 물었다. "얘기 다 끝났어?"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주혜민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여기서 헤어진 것 같았다.둘 다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이해가 되었다.다만...그녀는 자기가 해서는 안 될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적어도 그녀가 묻지 말아야 했다. 나상준과 무슨 사이가 되는 양 물었다.그러나 나상준은 일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차우미는 더 이상 나상준과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 만약 주혜민이 둘의 대화를 들었다면, 분명 오해했을 거다.차우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가자."
”따라와.”손을 꼬옥 잡고 나상준은 캐리어를 들고 앞으로 걸어갔다.차우미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찌할 바라를 몰랐으나 나상준의 아무렇지 않는 저음의 목소리를 듣고 그제야 평정심을 찾았다.이건 사고였고 차우미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님을 그는 안다. 때문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없다.앞에서 걸어가는 키 큰 사람을 보고 그녀는 마음을 놓고 따라갔다.차우미는 여전히 나상준과 한 걸음의 거리를 유지하고 그 거리를 넘어서지도 벗어나지도 않았다.딱 적당한 한 걸음이다.티켓팅을 하고 짐을 부치고 다섯 시가 거의 되자 두 사람은 비행기에 올랐다.비행기를 비즈니스석을 구매했고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차우미는 창문 쪽에 앉고 그 옆에 나상준이 앉았다.이때 이미 다섯 시가 가까워졌으나 하늘은 여전히 밝았고 전혀 어두워지려고 하지 않았다.차우미는 자리에 앉고 안전벨트를 하고 바로 하선주에게 전화를 걸어 비행기에 탔다고 말해줬다. 하선주는 차우미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면 시름 놓을 수 있게 문자를 남기고 몸 건강을 주의하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차우미도 응했다. 통화가 끝나고 비행기도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차우미가 시간을 확인하고 온이샘에게 톡을 보냈다.비행기에 오르면 그에게 문자 하기로 약속했다.이때 안평 대학교의 교실에서 온이샘은 수업을 하고 있다. 교탁 위에 놓은 핸드폰의 화면이 밝아졌다.온이샘은 똑똑히 보이는 차우미의 문자를 확인했다.차우미 [선배, 나 비행기에 탔어.]몇 글자를 보면서 온이샘은 입가에 미소가 띠였다.비행기는 5시 10분에 이륙했고 차우미는 핸드폰을 끄고 창밖의 풍경을 보고 있었다.안평 시가 조금씩 작아지고 있었으나 한눈에 보였다. 예전에 후진 도시가 이제는 새로운 센터시티가 되어 높은 빌딩들이 가득 생기고 번화하고 열기가 가득하다.이곳은 그녀의 고향이라 너무 좋았다.나상준은 비행기에 오른 후 바로 옆에 있던 잡지를 봤고 이륙하면 서도 잡지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실례합니다. 지금 저녁 식사시간인데 뭘 준비해 드릴까요?”스
나상준은 잘난 남자들 중에서도 최고라 그녀들은 한눈에 찜했다.스튜어디스는 실망스럽게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포기해, 옆에 여자분이 일행이셔.”“일행? 에이 설마.”“에이, 우리가 지켜봤는데 두 분 비행기 타고서 아무 교류 없었고 여자분은 저 남자분 모르는 것처럼 창밖만 보고 있었어. 남자분도 여자분 보지 않고 잡지만 봤는데 아무리 봐도 모르는 사이지 어떻게 일행이야?”“그래, 나도 봤는데 두 분 정말 아무 교류 없는 모르는 사이 같았어. 네가 잘 못 안거 아니야?”스튜어디스는 두 동료의 말을 듣고 방금 전 상황을 설명했고 동료들도 듣고 실망했다.“정말 아는 사이라니.”“몰랐어,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세 사람은 조심스럽게 커튼을 열고 비즈니스석을 봤다. 차우미와 나상준은 또 방금 전 상태로 돌아갔고 한 명은 창밖을 보고 한 명은 잡지를 봤으며 누구도 두 사람을 일행이라 생각하기 어렵다.“안돼,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내가 시도해 봐야겠어.”“어떻게 시도할 건데?”“두고 봐.”차우미는 스튜어디스들이 나상준을 눈여겨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창밖만 보고 있다. 창밖이 하얀 구름, 비행기의 높고 낮음에 따라 도시가 점점 작아지더니 사라졌고 노을과 구름이 함께 엮여 한눈에 들어왔다.그녀는 보느라 넋을 잃었다.“식사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스튜어디스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자 차우미도 정신을 차리고 시선을 돌렸다.스튜어디스는 나상준 옆에 멈췄고 나상준은 잡지를 보고 반응이 없었다. 차우미가 적극적으로 식탁을 내려놓았다. 스튜어디스는 나상준 앞의 식탁을 놓아 주려고 했으나 차우미의 행동을 보고 멈췄다.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차우미이 손을 보고 있었다.손을 보고 스튜어디스가 깜짝 놀랐다.전에는 주의하지 못했으나 지금 차우미 손에 딱지를 발견했다. 딱지는 균일하지 않았고 군데군데 있었고 전에 상한 것이 확실했다. 일부 딱지가 벗겨졌고 일부는 벗겨지지 않았다.딱지가 벗겨진 곳에 새로운 살이 자라 매끈했고 약간 붉어지고 흉터는 보이지 않았다.스튜어
차우미는 스튜어디스가 나상준을 보는 시선을 눈치채지 못하고 열심히 요리를 배치하고 있다.스튜어디스의 말을 듣고 차우미는 멈칫하며 마음속에서 의아했다.그녀는 도저히 스튜어디스가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알지 못했다.그저 무슨 일이 있겠지.차우미는 스튜어디스에게 말했다.“왜요?”차우미는 있다 없다를 대답하지 않고 왜 그러는지를 물었다. 이건 확연히 사적인 질문이라 필요 없다면 그녀는 답하지 않는다.스튜어디스는 웃으며 말했다.“저히 회사에서 여성 고객에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커플이신 여성분 세 명을 홍보대상으로 하는데 뽑힌 여성분은 커플과 함께 일주일 동안 몰디브 여행을 무료로 다녀오실 수 있으십니다. 이 여행을 저희 항공 회사 홍보영상으로 합니다. ““손님이 너무 예쁘신데 남자친구 있으시죠?”차우미는 스튜어디스의 뜻을 알았고 아마 홍보대상으로 뽑힌 듯하다. “죄송해요. 다른 분을 찾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녀는 이미 거절한 것이고 스튜어디스의 물음에 바로 답하지도 않았다. 이 일은 그녀의 사적인 일을 알려줄 정도가 아니다.스튜어디스는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손님, 남자친구 없으신가요?”포기하지 않고 꼭 답을 듣고 싶어 하자 차우미는 어쩔 수 없이 답했다.”없어요.”“아...... 그러시군요. 너무 아쉬워요.”차우미는 스튜어디스를 향해 웃었고 더 이상 답하지 않았다.이때 나상준이 잡지를 자리에 내려놓았고 스튜어디스의 시선이 바로 그를 향했다.나상준이 왼손 약지를 봤다.그러자 스튜어디스의 열정이 식어버렸다.나상준의 왼손 약지에 결혼반지가 있었고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품절남이라고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스튜어디스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그럼 두 분 좋은 시간 보내세요.”차우미는 예의를 갖춘 웃음을 지었다.스튜어디스가 떠나가 얼마 지나지 않아 따뜻한 물 두 잔을 가져다줬다. 나상준은 물을 차우미에게 줬고 차우미도 고맙다고 한 후 마시기 시작했다.식사가 다 준비되었기 때문에 바로 먹으면 된다.나상준은 젓가락을 들
나상준은 바로 캐리어를 그에게 던져버렸다.하성우는 바빠라 받아들고 얄짤없이 말했다.“사람 죽여? ”나상준이 하성우에게 준 건 본인의 캐리어이고 차우미의 캐리어를 손에 들고 있었다.하성우의 말을 듣고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하성우, 하 교수의 손자.”이 말은 차우미에게 한 말이지만 눈은 하성우를 보고 말했다. 마치 형이 동생을 보듯 무언중에 위엄이 있었다.차우미는 하성우를 보고 누군지 몰랐다.하지만 두 사람 이 익숙한 모습을 봐서 사이좋은 친구 같았다.나상준의 말을 듣고 차우미는 예의를 갖추며 웃었다.“안녕하세요.”하성우가 나상준이 자신을 소개하는 꼴을 보고 흠칫했다. 뭘 소개해 다 알잖아.차우미와 나상준이 결혼할 때 하성우도 갔고 당연히 차우미를 알기에 나상준이 소개할 필요가 없다.그러나 나상준이 괜한 소개를 하고 하 교수님까지 들먹이자 당황했다.차우미의 부드러운 소리가 귀에 들렸고 하성우가 차우미를 봤다. 차우미의 얼굴에 부드러운 웃음이 있었고 삼 년 전과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우미가 그를 보는 눈에 낯섦이 가득하다......하성우는 의아했다.이 부부 무슨 상황이지? 기억을 잃었나?마음속으로 백 개의 의문이 있었으나 하성우도 빠르게 반응하며 소리 높게 말했다.“형수님 안녕하세요!”“......”차우미가 멈칫했다.형수님?어......차우미는 바로 나상준을 봐라 봤고 이미 이혼한 사이라 이렇게 부르는 건 불편하다.하지만 나상준은 그녀를 보지 않았고 이 호칭이 아무 문제 없다는 듯이 말했다.“가자.”그리고 캐리어를 끌고 가버렸다.차우미는 입을 움칠하며 아무 반응 없는 나상준을 보고 하성우에게 웃어줬다.하 교수는 그들이 이혼한 사실을 모르고 하 교수의 손자도 모른다. 때문에 호칭에도 문제가 없다.사람들은 밖으로 나갔다.문 앞에 차 한 대가 이미 세워져 있었고 문밖에 체격이 크고 덩치가 크지만 나상준과 하성우보다는 외모가 조금 뒤처진 사람이 서있다. 하지만 그는 정의로운 분위기를 풍겼고 사람에게 믿을 주는
나상준은 차우미옆에 앉아 차분했고 차우미에게 소개하지 않고 강명수의 말을 듣고 있다.“한동안.”하정우가 비웃으며 말했다.“네가 한동안 있는다고? 장난해?”강명수는 의심하지 않고 말했다.“그럼 다들 한번 모여도 되겠다.”세 사람은 오래 못 만난 친구처럼 얘기를 나눴다.차우미는 핸드폰을 꺼내 하선주에게 문자를 보냈고 회성에 도착했다고 알렸다.문자를 보내고 창밖의 풍경을 바라봤다.회성은 연해 도시라 항구 무역이 발전되어 크고 작은 회사와 공장이 많으며 발전 전망이 좋아 각 지역의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창밖으로 높은 빌딩이 계속 지나가고 네온 불빛들이 별처럼 보인다. 차우미는 이곳의 번화함을 확실히 느꼈고 청주 못지 않았다.이곳에 차우미도 와본 적이 없고 처음이다.차는 한 시간 넘게 주행하고 전통 건물 앞에 멈췄다.하성우는 차를 세우고 사람들과 함께 들어갔다. 차우미는 양옆의 등을 보고 중간의 큰 판넬을 봤다. 가화만사성 필체가 힘 있게 한 번에 그려진 것 같았다.딱 봐도 서법 대가의 솜씨다.“가자 가자, 우리 안 모인지 오래됐어. 오늘 밤에 제대로 달려보자고!”하성우가 말을 하며 사람들을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고 차우미는 나성준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나성준이 만나자는 친구가 이 두 사람인가?생각하는 와중에 룸 안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눈매가 그림처럼 아름답고 얼굴선이 부드럽고 예쁜 사람이 룸에 앉아 있다.엄청 예쁘다.심지어 남자다.차우미는 참지 못하고 몇 번 더 바라봤고 오관이 날카롭지는 않으나 밋밋하지도 않고 모아 놓았을 때 적당하게 묘하게 완벽하다.그저......그는 차가워 보이고 눈빛도 청량하며 마치 북극의 옥수처럼 다가갈 수 없게 만든다.“양훈, 빨리 술 부어야지!”양훈은 자리에 앉아 술을 깨고 있었고 사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하성우의 말을 듣고 대답하지는 않았으나 술을 컵에 부었다.다섯 잔, 한 잔도 더 비지 않았다.차우미는 그 술을 보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그녀는 술을 잘 안 마시고 마실 줄을 잘
”......”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졌다.일부러 나상준을 놀리던 하성우도 그리고 항상 차갑던 양훈도 시선을 돌렸다.부부연을 맺은지 삼 년인데 남편이 와이프 오렌지 알레르기 있는지 모르다니?세 사람은 나상준과 차우미를 보고 넋이 나갔다.차우미는 갑자기 조용해진 분위기와 그들의 시선을 느끼고 이제야 상황을 기억했다.자신이 말을 잘못했다.귀가 빨개지고 입을 열어 뭐라고 해 방금 전의 실수를 넘길지 생각하고 있을 때 나상준이 먼저 말했다.“더 알레르기 있는 거 있어?”그는 차우미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차우미는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어찌할 바를 몰라 긴장했다.“망고.”“더 있어?”차우미가 머리를 저었다.나상준이 계속 물었다.“안 먹는 거 있어?”“내장.”“예를 들면?”“심장, 간, 허파.”“더 있어?”“고추냉이, 송어, 생식 안 먹어.”나상준은 알았다는 듯이 하성우를 바라봤고 하성우는 눈을 깜빡이더니 말했다.“지금 지시할게.”말을 끝내고 빠르게 양훈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가자 가자 네가 메뉴 잘 알잖아. 가서 다시 주문하자.”양훈은 차우미 곁을 지나면서 형수님이라고 불렀다.빠르게 룸에는 차우미, 나상준 그리고 강명수만 남았고 분위기는 매우 조용했다.강명수는 나상준과 차우미를 보고 말했다.“먼저 앉자, 쟤네 한참은 걸릴 거야.”“그래.”나상준은 정장 외투를 옆 의자에 놓고 차우미의 걸상을 빼줬다. 차우미는 여전히 마음속으로 긴장하고 있고 머리를 숙이고 나상준을 보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일을 망쳤을 가봐 두려웠다.나상준은 그녀의 옆에 앉아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마치 방금 일은 큰일이 아니라는 듯 말이다.강명수는 차우미의 불안함을 보고 또 나상준을 봤고 아무 얘기를 꺼내 조용한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다.하성우와 양훈은 밖으로 나와 메뉴를 전부 교체한 후 하성우는 양훈을 데리고 구석진 곳으로 데리고 가 얘기했다.“어떻게 된 거야? 쟤네 진짜 부부 맞아? 나는 왜 두 사람 처음 본 것처럼 저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