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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고현은 창가로 가서 창문을 열더니 친구에게 담배를 던져주고 한 손으로 불꽃을 모아 불을 붙였다.

친구는 담배를 거두며 피우지 않았다.

담대 연기 속 고현의 침울한 얼굴을 보며 그는 어리둥절하게 입을 열었다.

“이 여자가 도대체 누군데 네가 직접 데리고 거야? 송연아가 다쳤을 때도 하루도 같이 있지 않았잖아. 그날 아침 일찍 네가 다른 병실에서 나온 걸 보았는데 설마 그 여자인 건 아니겠지?”

“맞아.”

고현이 대꾸했다.

친구는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했다. 빠른 걸음으로 고현 맞은편에 다가가다가 뜻밖에도 그의 옷깃에 뭔가 자국이 있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는데 자세히 보고 믿을 수 가 없었다.

‘고현이? 키스 마크? 그럴 리가!’

고현과 송연아는 3년 동안 함께 있었는데 키스 마크는커녕 두 사람이 손을 잡은 것도 보지 못했다.

고현과 고등학교 동창인 그는 금융을 배우기 싫어 의학을 공부했는데 의학을 배우는 것이 금융보다 더 무섭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지금은 병원에 출근하는 의사일 뿐만 아니라 고현의 개인 의사이기도 하니 고현의 건강 상태는 그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가 이렇게 놀란 것은 매년 고현의 신체 검사 중 그 방면에 관한 정보가 그가 보기 민망할 정도로 깨끗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때 고현이 그쪽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약을 져야 할지 물었다.

고현은 자신이 결벽증이 있다고 했다.

지금 물린 자국이나 키스 마크를 몸에 지닌 채 다니는 그가 결벽증이 있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친구는 확신할 수 없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좀 격렬한데? 송연아는 애교가 넘치게 생겨서...”

“송연아 아니야.”

고현은 창턱에 비스듬히 기대어 시큰둥하게 말했다.

“너...”

“내 얘기는 그만하고 임지영의 상황을 말해 봐.”

고현은 친구의 놀라움에 찬 말을 가로챘다.

의사는 근엄한 태도로 돌아선 뒤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손 부상은 작은 일이고 정신 상태가 큰 문제인 것 같아. 많이 긴장해 보이는데 요즘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 두려워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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