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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그녀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고현 씨, 목이...”

그 소리에 임지영은 갑자기 흥미진진해졌다. 그녀는 오히려 고현이 사랑하는 여자의 심문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몰래 내다보니 까만 두 눈 속으로 알 수 없는 침략과 위험이 느껴졌다.

고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시큰둥하게 말했다.

“부딪쳤어.”

임지영은 등이 뜨거워져 재빨리 문을 닫고 문에 기댄 채 숨을 몰아쉬었다.

문밖.

송연아는 고현이 처음으로 이렇게 얼버무린 것에 놀랐다.

“문제 있어?”

고현은 눈을 내리깔고 살짝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이마에 늘어뜨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아니에요.”

송연아는 순순히 미소를 지으며 침실을 나섰다.

다급한 발걸음은 그녀의 초조함과 불안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그녀는 방금 그녀가 문을 사이에 두고 들은 기척이 결코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여자는 욕실에 있고 고현이 지금 그녀를 감싸주고 있다!

‘도대체 누구야?’

송연아의 눈빛이 매서워지는 순간 소파 뒤편에 뭔가 보였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서 무엇인지 똑똑히 보았다.

여성용 가방이었는데 임지영의 것이다.

‘또 임지영!’

송연아는 홧김에 이미지를 돌볼 겨를도 없이 앞으로 나가 가방을 걷어찼다. 그러자 내용물이 와르르 쏟아졌다.

그녀는 땅 위의 물건을 보고 눈빛이 변했다.

어차피 임지영이라는 병신에겐 필요 없는 물건일테니...

...

임지영은 송연아가 멀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방문을 열었는데 남자가 문에 기대어 있고 손에 작은 물건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뺨은 빨갛게 상기된 채 손을 뻗었지만 남자는 그녀를 문에 밀쳤다.

욕실의 뜨거운 김이 두 사람의 몸을 덮쳤고, 두 사람은 순간적으로 체온이 올라가 분위기가 애틋하게 변했다.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

“방금 한 말을 해봐.”

남자의 뜨거운 입김이 아직도 임지영의 주위를 맴돌았다.

입술을 꼭 다물고 몸부림치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헝클어졌는데 물기가 묻어 뺨에 달라붙어 반짝이는 루비같았다.

그 모습은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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