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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여준재가 살아 있어

남편 말을 듣고 그제야 어떻게 된 건지 알아차린 심해영은 분통이 터졌다.

자기 아들을 저주하는데 어떤 엄마가 참을 수 있겠는가. 이들은 심지어 그녀의 손자에게서 엄마를 빼앗아 가려 한다.

하지만 교양 있는 그녀는 삿대질하며 욕하는 행동은 하지 못했다.

“당신들이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아들은 멀쩡하게 살아있어요. 그리고 내 아들에게 무슨 변고가 생겼다 해도 당신들이 다정이한테 이래라저래라할 수 없어요.”

그녀는 고다정을 자기 옆으로 끌어당겨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며 고다정 앞에 섰다.

보호받는 느낌이 좋기만 한 고다정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심해영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한편, 고씨 부부는 심해영의 말에 놀랐다.

“여준재가 살아 있다고요?”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는 심해영이 대답할 필요 없이 고다정이 나섰다.

“맞아요. 준재 씨는 아주 멀쩡하게 살아 있어요. 고경영, 당신의 그럴듯한 속셈이 헛수고가 됐네요.”

이 말이 끝났을 때 소담이 밖에서 걸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작은 사모님, 외할머니를 구해냈습니다.”

소담이 종종걸음으로 고다정 앞에 다가와 보고했다.

고다정이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걱정스레 물었다.

“외할머니는 괜찮으시던가요?”

“큰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그래도 모르니까 병원으로 모셨습니다.”

소담이 사실대로 대답했다.

그리 낮지 않은 둘의 대화를 고씨 부부도 들었다. 아직 카드가 있는 줄 알았던 두 사람은 갑자기 당황하기 시작했다.

특히 독기 서린 고다정의 얼굴을 보고 두려움이 극에 달했다.

“다정아, 화내지 마. 나는 이런 방식으로 널 협박하고 싶지 않았어. 저 여자가 나를 꼬드겼어.”

고경영은 책임 회피 방법을 찾았다는 듯 심여진을 가리켰다.

심여진은 반응도 하기 전에 끌려 나왔고, 귓가에 남자의 무책임한 말이 들려왔다.

“이 여자가 그랬어. 여준재가 외국에서 일이 생겨서 네가 의지할 곳이 없다고. 여씨 집안 어르신들도 너를 좋아하지 않으니 우리가 일을 벌여도 너를 도와줄 사람이 없을 거라고. 재혼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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