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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1화 다정이를 재혼시키고 싶어

“여보, 다정이 아직 젊은데 과부로 사는 건 아깝지 않아요?”

심여진의 갑작스러운 한마디가 거실의 정적을 깼다.

고다정은 고개를 홱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방금 뭐라 하셨어요?”

“왜? 내 말이 틀렸어? 여준재가 죽어서 이렇게 오랫동안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 걸 지금 모르는 사람이 있어? 남편이 없는 여자가 제일 불쌍해.”

심여진은 입으로는 불쌍하다고 했지만 얼굴은 깨고소한 듯했다.

고다정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한동안 조용하던 고경영이 갑자기 튀어나와 말썽을 부린 것이 이런 오해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심여진은 그녀가 웃는 것을 보고 불쾌해하며 쏘아보았다.

“왜 웃어?”

“아니에요. 그래서요? 하고 싶은 말이 뭔데요?”

고다정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을랑 말랑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이 여자가 좋은 마음으로 자기를 불쌍해할 리 없음을 알았다.

사실상 확실히 그렇다.

아니나 다를까 심여진이 음흉한 속내를 드러냈다.

“네가 여씨 가문을 위해 아이 둘을 낳았지만 어쨌든 여준재와 결혼하지 않았으니까 여씨 가문의 사람이라 할 수 없잖아. 그리고 여자는 옆에 남자가 없으면 물이 부족한 꽃처럼 천천히 시들고 떨어지게 돼. 그렇지 않아요? 여보.”

그녀는 말하면서 옆에 있는 고경영을 향해 눈을 깜박거렸다.

고경영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심여진의 뜻을 깨닫고 두 눈을 반짝였다.

“네 여진 이모 말이 맞아. 여자는 남자가 없으면 사는 게 고달파. 어쨌든 너는 내 딸인데, 아버지가 돼서 네가 고생하는 꼴을 어떻게 보겠니? 네가 후반생도 걱정 없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도록 좋은 배필을 찾아볼게.”

이 말이 끝나자마자 노기를 띤 비웃음 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

“당신들 고씨 가문은 진짜 주제 파악을 못 하는 군요. 언제부터 우리 여씨 가문의 일을 고씨 가문에서 결정했어요?”

이 말과 함께 심해영이 화난 표정으로 거실 한복판에 나타났다.

여진성이 따라 들어오며 위험한 눈빛으로 고씨 부부를 노려보았고 말투도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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